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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결혼이 두려운 남자, 용기가 필요해. '결못남'


월화드라마로 『결혼 못하는 자』가 선을 보였습니다.

사극드라마 사이에 현대극으로 '결혼못하는자'가 아닌 자가 등장하여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면서 '선덕여왕'과 시청자경쟁을 벌이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꽃보다자'처럼 원작이 일본거라는 점이 유감스럽긴 하지만, 대박을 터뜨린 꽃남열풍에 이어 결못남도 우리 배우들의 선전을 기원하면서, 저처럼 퓨전사극드라마의 왜곡된 내용과 멋대로 휘두르는 살인과 음모의 잔인하고 잘못된 가치관을 가진 권력에 신물이 나서 사극드라마를 외면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으리라 생각됩니다.

결혼을 안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어르신이 적당하다고 여기시는 시기를 놓치면 무조건 'NO'라는 딱지를 붙여서 노총각, 노처녀로 부릅니다만 요즘은 '골드미스,실버미스,골드미스터,실버미스터'라고 경제능력에 구분되는 세대...
결혼적령기가 따로 구분되지 않을만큼 결혼을 미루고 자신의 일에 빠져사는 젊은이들이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시대를 맞아, 제 삼자입장에서 독신의 장단점에 공감하면서 부러움과 측은함을 동반하면서 기혼자로써 여유롭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드라마『결혼못하는 자』에 시선을 던졌습니다.

결혼전,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보는 독신!
굳이 독신주의자라고 밝히지 않으면서도
 '독신은 어떨까? 결혼은 꼭 해야만 하나?'
갈등을 겪다가 결혼하여 아이를 둔 부모가 되어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서
 '결혼하길 잘했어? 결혼안했더라면 자유로와서 좋았을텐데?'
만감이 교차함을 겪기도 하는데... 저는 결혼하길 잘했다는 쪽입니다.
 


재능있는 건축설계사로 주인공으로 등장한 이 남자(조재희/지진희씨)는 혼자지내기를 좋아하고 혼자서 잘 놀면서도 잘 삐치기도 합니다. 깔끔떨고 까칠한 성격에 괴팍스럽기까지하여 굉장히 이기적으로 보이며 만약을 대비하여 집안에 로프까지 준비해놓고 살 정도로 관리가 철저하며 남의 방해를 무척 싫어합니다. 나름 완벽주의자임을 자체합니다만 잘난척 하는 만큼 헛점도 보입니다.
특히, 첫회에서 복통으로 119에 실려가 치질진단을 받고, 공중목욕탕도 안다닌다는 이 남자는 여의사(장문정/엄정화씨)에 의해 강제적이다시피 엉덩이를 노출하는 깜짝놀랄만한 일을 겪습니다. 안방극장에서 획기적인 일이었지요. 재밌게 봤습니다. 2회에선 수술까지 받았더군요.
아프면 남자의사? 여자의사? 가릴 겨를이 없을 뿐더러 병원측마음대로지 환자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닌데도 투정을 부립니다. 이런 응석을 받아줄 배우자가 필요한 어린아이같은 마흔의 미혼남 아니 결못남으로 지진희씨가 맡아 코믹하고 가벼운 모습을 선뵈었습니다.

결못남의 치질수술을 맡았던 여의사(장문정/엄정화씨)는 아버지의 성화에 맞선자리에 나가 카메오로 출현한 김건모씨를 만나 실망하고... 마음은 알콩달콩 연애를 꿈꾸고 있습니다.
까칠한 결못남과 비교해보면 거의 반대성격으로 여유롭고 편해보이는 역할이지만, 지진희씨와 엄정화씨가 그동안 보여준 이미지와 완전 반대되는 분위기의 역할을 맡은 탓에 시청자로써 감정이입이 쉽지 않았지만 차차 적응될 것입니다.

결못남은 외관상으로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해보이지만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해 사사건건 부딪히기에 결혼의 결격사유를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남자로 보입니다. 혼자만의 세계를 두텁게 포장하여 누가 들여다 볼수 없을 정도로 장벽을 치고 애써 태연한척 하지만 누군가가 손잡고 이끌어주면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정반대로 살 것 같은 귀엽고 엉뚱한 모습을 보일 것 같아서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됩니다.

결혼은 하게 되면 하는거고, 안하게 되면 안할수도 있고, 못하게 되면 못하는거고... 저희 젊었던 시절에 마음으로 품기만 했던 이같은 생각이 요즘은 사회분위기를 타고 훨씬 유연해진 느낌을 받으며, 더구나 어쩌면 우리아들, 딸중에 누군가가 독신으로 살겠다고 할지도 모른다는 상상에 대한 각오를 하면서 부모로써 어떤 심정이 될까 헤아려보게 됩니다.

미혼의 남녀가 만나서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다는 뻔한 스토리임에도 기대되는 이유는, 결혼못하는자 지진희씨와 결혼못하는자 엄정화씨의 변신이 얼마나 시청자를 사로잡게 될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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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연중에 감초역으로 제눈에 띄는...'김호진'씨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 '유아인'씨가 참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까칠한 성격의 상사아래서 배울것 다 배우면 떠나가리라는 각오로 괴팍함을 다 감수하며 직장생활을 눈치껏 성실하게 하고 있는 현규역의 유아인씨의 행보도 눈여겨 보게 될것 같습니다.

결못남의 성격과 행동패턴을 보노라니 직업이 다를뿐 성격이랑 하는 짓이 저랑 비슷한 점이 너무 많아서 웃음짓게 되고, 당사자이므로 주변사람들이 힘들거라는 것도 쉽게 이해됩니다.저도 결혼안하고 혼자산다고 고집피울까봐 친정아버지께서 무척 간섭이 심했으며 급기야 아버지와의 마찰을 감당하지 못하고 남편을 맞선으로 만나 초고속으로 결혼했습니다. 결혼 초창기에 마음고생이 심했으나 10년쯤 지난 후부터는 결혼하길 잘했다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혼자라서 좋은 점도 많겠지만, 둘이라서 좋은점이 더 많은 것 같기에 우리부부는 우리아들 딸이 꼭 결혼하기를 바랍니다. 특히 극중에 등장한 여의사 장문정의 아버지가 딸을 결혼시키기 위해 갖은 정성을 다 보이는데... 우리남편이 미래의 우리딸에게 보내는 마음이 되지 않도록 일찌감치 딸에게 꼭 결혼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결혼을 안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공통점은
나만의 생활을 누군가와 공유한다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