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상상력과 독특한 시선에 매료된 '천사와 악마'

책으로 먼저 만난 '천사와 악마',
영화로 만들어진 일부의 예고편을 보고 상상했던 이상의 장면에 도취된 나머지 지나치게 기대했던 것이 흠이 된 탓인지, 영화초반에는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졸며 보며... 찾아드는 졸음을 쫓느라고 힘들었습니다. 긴박한 상황이 펼쳐지면서 정신차렸지만^^

몇년전 책을 읽었고, 영화로 보았던 '다빈치코드'의 만남은 참 신선했고 경이롭기까지 했습니다. 교회목사님은 성경책과 위배된 내용이므로 혼란스럽다고 교인들에게 책을 읽지도, 영화를 보지도 말았으면 좋겠다고 전달하셨지만 저는 목사님의 이같은 말씀이 떨어지기 전에 이미 종료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교회에 다니면서 예수님의 십자가와 성경에 기록된 말씀을 영으로 받아들인 저로써는 목사님께서 염려하신 일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책은 책, 영화는 영화로써 제가 상상하지도 않은... 아니 하지못한... 완전히 다른 해석의 내용을 그려낸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에 감탄하며, 남과 다른 생각과 상상을 해본다는 것, 그리고 글이나 그림, 조각품으로 표현하는 예술가의 재능이 몹시 부러웠을 따름입니다.

전작(다빈치코드)이었던... 그러나 책으로는 '천사와 악마'가 '다빈치코드'보다 영화가 늦어졌을 뿐 더 먼저 나왔다네요. '천사와 악마'는 종교적 논란거리는 아닙니다.
둘다 괜찮은 영화이긴 하지만, 작가는 같으나 분명 내용이 전혀 다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닮은 점이 많다고 느끼게 되면서 '천사와 악마'는 '다빈치코드'보다 저 개인적으로 감동이 좀 덜했으며, 또한 영화를 보는내내 비교되어서 방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등장인물의 주인공 로버트랭던 교수가 등장하고, 미녀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신앙생활을 아주 충실히 하는 듯하지만, 남들 몰래 자신을 대신해서 살인자를 시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조종을 합니다.
교황 후보에 오른 4명의 추기경을 살해하려는 음모의 파헤치며 종횡무진하는 긴박한 상황이 초조불안하면서도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하나하나 따져보면 '다빈치코드'와 내용과 배경이 완전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전개임을 느끼면서 저 개인적으론 흥미가 점점 떨어졌습니다.
두뇌로는 암호를 해석하고, 시각적으로는 중세예술품과 연관지어 수수께기를 풀어 살인의 위험에 처한 추기경을 구출해야하는 긴박한 상황으로 영화는 볼만합니다. 그러나 두 영화가 너무 비슷하다고 느낀 저의 주관적인 견해로는, 세월이 한참 지나고 나면 '다빈치코드'와 '천사와 악마'가 뒤엉켜서 기억을 헝클어놓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로마를 멋스럽게 채우고 있는 중세 예술가들이 남긴 예술품으로 그림이나 조각품 그리고 성당의 모습을 맘껏 눈으로 감상하면서 영화속 배경으로 등장했던 곳을 거닐며 남과 다른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감상법을 즐기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는데, 이는 다빈치코드의 배경이 된 파리나 런던을 방문하고픈 것과 같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이 소망을 이루어보려고 저축을 하고 있습니다.^^

책의 내용과는 살짝살짝 다르게 각색되어 등장하는 바람에 혼란을 잠깐 겪습니다. 그러나 영화로만 본다면 참 잘 만들어진 느낌이 충분히 듭니다.
전체적인 영화흐름이 다빈치코드와 너무 흡사하게 느껴져서 신선하다던가 독창적이라던가 하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이 또한 제가 '천사와 악마'의 예고편을 보고 기대를 너무 했던 탓일 것입니다.

영화에서건 책에서건 반전이 있음이 독자로 하여금 더 긴장감을 주면서 흥미를 이끕니다. 영화와 책이 좀 다르긴 하지만...

저는 책과 영화를 길잡이삼아 작가 댄브라운씨의 상상력에 빠져보는 재미가 더 흥미로왔습니다.
중세예술가들이 남긴 작품(그림과 조각상)을 통하여 댄브라운씨만의 독특한 시선과 상상력을 발휘하여 쓴 작품에 녹아있는 재능이 몹시도 부럽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처럼 선과 악, 순종과 반항의 영적갈등이 존재하고 있다는 그의 시선따라 영화로 만들어진 장면을 대하면서, 이름과 작품만 남은 그 당시에 활동한 예술가의 심리를 꿰뚫어 본듯한 상상이 진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의 빛나는 상상력에 매료되어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