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이놓인방

정부정책을 명쾌하게 비판한 '쿠오 바디스 한국경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준구 교수의『
쿠오 바디스 한국경제』
저자 / 이준구지음

위드블로그 캠페인에 참여는 했지만 사실 좀 딱딱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썩 내키지 않았던 책이었는데...
저의 예상을 깨고 이 책은 무척이나 술술 잘 읽혀진 책입니다.
감사합니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정책은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서 알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간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 정책에 대한 전문가의 생각으로 찬반론이 불거져 나옴을 겪으면서  
 '믿어야하나? 반만 믿어?'
이런 마음으로 발표된 정책에 대해서 나름대로 두들겨 보고 있는 저를 보았습니다. 섣불리 믿지 못하고 다 받아들이지 못하는 불신이 서글프지만 냉정해지더군요.

현재도 진짜다 거짓이다를 놓고 색안경을 쓰고 있는 환경단체와, 그건 아니다 하면서도 뭔가 미련을 가지고 있는 듯이 일을 추진하고 있는 대운하사업의 첫삽같은 느낌의 4대강정비사업처럼, '안방에 가면 시어머니 말이 맞는 것 같고, 부엌에 가면 며느리말이 맞는 것 같은' 아리송함을 경험하는 비전문가인 국민으로써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망설여질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비단 이 사업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정책이 다 그렇게 느껴지니 참 갑갑합니다.

예전에 비해서 생각의 각도도 다양해졌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졌기에 오리무중인 기분을 더 자주 느껴야함이 답답합니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살기는 편할 것만 같습니다만 우리는 그렇게 살지 못합니다. 홀로사는 세상이 아니라 남과 더불어 살기에 말입니다.

발표되고... 시행중인...
정책에 의문을 품으며 부족한 듯, 혹은 거짓에 이끌린 듯, 아리송하여 찝찝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여러가지 정책에 대해 수박겉핥기 식으로 두리뭉실하게, 알것도 같지만 잘 모르는... 정책의 장단점에 대해서 속시원하게 옳고 그름을 비판하고 있는 이 책으로 말미암아, 전문가들이 벌인 찬반론의 열띤 논쟁의 속사정을 엿보게 한 책으로 참 좋았습니다.
한마디로 답답했던 마음을 시원하게 뻥 뚫어준 기분이 들었을 정도로 명쾌했습니다.
 
특히나 최근 이슈로 떠올랐던 대운하사업, 종합부동산세 개편, 한미 FTA, 주택정책, 경기부양책, 교육개혁 등... 하나하나 나열하여 무엇이 잘된 것이며 무엇이 잘못된 것임을 냉철하고도 날카롭게 짚어주고 있어서 이 책을 읽은 제가 전문가라도 된 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로 유익했습니다.
작년연말에 우리부부가 종부세에 관한 반대의견으로 양분되어, 남편하고 토론이 벌어졌을 때, 좀더 구체적인 예를 들지 못함으로 인해서 말문이 막혔던 일을 떠올리며 이젠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마저 생기게 한 책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이 책의 저자 이준구 교수님의 또 다른 책《경제학 원론》은 아고라에서 유명세를 떨친 논객, '미네르바'의 경제학 교본이 된 책이었다니...
저는 《쿠오 바디스 한국경제》의 도움을 받아 정부정책의 장단점을 파악할수 있는 틀을 잡았으며, 그동안 제가 잘못 해석하고 있었던 교육정책의 시장원리에 관해 좀 더 꼼꼼하게 따져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어떤 정책에 관하여,
왜 옳은지? 왜 그릇된 생각이라고 비판을 받게 되었는지?
이준구 교수님의 생각에 따라 경제정책의 항해를 한번 해보십시요. 전문가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경제정책의 성과가 하루아침에 뚝딱하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조급하게 서둔다고 원하는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습니다. 수정과 보안을 해가면서 무리없이 서서히 이끌어가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펼친 정책이 아니라 지난 정부에서 시행한 것이니까 몽땅 다 처분해버리고 내가 주장하는 대로 펼칠 것이다는 태도는 오만입니다.
내편, 네편, 가르기는 정치하는 사람들의 오래된 나쁜 습성인 듯합니다. 진정으로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손잡을 것은 손잡고, 비판하고 따져서 고쳐야 할 것은 고쳐야 할 것입니다. 그저 자신의 정당을 위해서 같은 생각을 하자고 억지로 강요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한마음으로 뭉쳐 일을 해결해야 합니다.
양극화의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데, 정부는 전혀 모르는 것처럼 자기(부자)편들기에 여념이 없어보이니 실망감을 감출수가 없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서 리뷰를 쓰기 위해 머리속에서 정리를 하던 중...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소식을 접했습니다. 점점 더 답답하게 갈등과 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 나라의 미래가 심히 걱정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바라는 뜻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각정당은 자잘못을 따지는데 혈안이 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화합하여 바른 정치를 펼칠 것인가에 고심하여 진심으로 그의 진실을 담아내기를 학수고대합니다.

끝으로, 나는 이부분을 읽기 전부터 문제의 핵심을 명쾌하게 풀어주는 시원함에 반하여, 그러면 왜 대안제시는 하지 않는가에 의문을 품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라도 해답 비스무리한 것이라도 엿볼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으로 읽었는데 327페이지 분량의 후미 246쪽에서 이글을 보고는 허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비판을 하는 사람에게 대안 제시의 부담을 지우는 것을 부당하다는 점이다. 어떤 점을 비판하면 으레
 "그래 너는 무슨 대안이 있느냐?"
라는 퉁명스러운 대꾸가 돌아온다. 대안을 만드는 책임은 정책담당자에게 있지 비판을 하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너도 좋은 대안이 없으면서 왜 비판을 하느냐?"
는 말은 상대방의 입을 막아버리는 불순한 의도가 그 밑에 깔려 있다.
결국 경제학자인 교수님께서는 내놓을 대안에 대한 방법은 정책담당자에게 과제로 던져두시고 올바른 방향을 함께 생각해보자는 의미에 큰 힘을 실고 있었다는 점이 실망스럽긴 했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 어렴풋이 짐작하고 생각했던 일들을 더 명확하게 알게 되어 개운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던 점은 참 좋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