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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적응이 쉽지 않았던 참담한 영화 '똥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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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엿같고, 핏줄은 더럽게 아프다.

욕설과 폭력이 심한 영화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으나...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기에 정말 충격적이었다.
감상후기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고심참담[苦心慘憺]: 몹시 마음을 태우며 애를 쓰면서 걱정을 함.

영화제목이 뜨기 전 장면부터 터져나오기 시작한 욕설과 주먹질은 사사건건, 시도때도없이 언어를 대신하는 소통의 수단이 된양, 멈출줄 모르고 계속해서 이어진 영화 '똥파리'.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안타까움과 안쓰러움, 그런 중에도 답답하여 숨이 막힐 지경이었고, 심기가 불편해서 중간에 일어서 나오고 싶은 충동을 누르며, 공짜로 주어진 시사회 기회를 누린 시민으로써의 책임을 다하느라고 적잖이 마음고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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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에서는 독립영화를 시중영화관이 아닌, 시에서 관리하는 영상미디어센터에서 상영하고 있음을 지난번 '워낭소리'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후, 새달소식을 앞두고 홈피를 방문했다가 요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독립영화 '똥파리'를, 공짜로 볼수 있는 시사회 기회가 있음을 알고서 신청하게 되었고, 기회를 얻어 5월 첫날에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대도시보다는 상영이 늦음)

영화에 출현한 배우들은 대부분 낯설었기에 화면에 비친 그들의 삶이 정말로 그대로 표출된 듯한 착각마저 일었다가, 나중에 눈에 익은 배우 두사람(① 월남전 상이용사로 연희아빠로 나온 최용민씨 ② 연희담임으로 나온 오지혜씨.)을 보고 잠시 안도했을 뿐, 욕설과 폭력이 끊이지 않아 관객으로써 적응이 쉽지않아 몹시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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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포스터에서 인상 잔뜩쓰고 담배연기를 내뿜고 있는 저 남자가 이 영화의 주인공 용역깡패로 나온 상훈이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VPRO 타이거상패를 든 이 남자 양익준감독이었다니 무지하게 놀랐다. 믿기지 않아서^^
1인 3역을 맡아서 욕과 주먹으로 상대방을 제압하고 관객들까지도 오싹하게 만들었던 남자주인공 용역깡패로 나온 상훈역을 감독이 직접했다니... 나는 전혀 모르고 봤다가 포스팅하려고 사진을 보던중 알게 되면서 우와~ 맡은 역할에 따라 사람이 달라뵈는 연기에 놀라움과 감탄의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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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언어
주먹= 스킨쉽
상대방을 향해 침뱉는 행위조차도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관객들이 더 놀라는 영화 '똥파리'는, 가정폭력의 실상을 거침없이 적나라하게 고발하며, 폭력에 시달리며 자란 자녀가 그 폭력을 이어가고 있는 참담한 현실을 보여주면서, 관객으로써 바라보는 나조차도 숨막히게 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친구의 푸념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는데... 사회복지사 친구는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가 이혼을 결심하고 가정을 탈출하여 숨을 곳이 필요한 여성들을 돌보는 기관에서 상담역으로 일하고 있는데, 여성들이 가정에서 당한 폭력과 관련된 이야기를 듣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함께 분노하고 우울해지는 스트레스를 반복하면서 자신의 성격이 변하고 있는 것이 두렵다고... 일을 오래하면 안될 것 같다며 넋두리를 했었던 그 심정을 헤아릴 수 있게 했다.
나는 영화를 보는 관객인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얼른 이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싶었으니까.

다정한 대화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가정, 때리고 부수고 급기야는 칼부림까지 하는 그야말로 생지옥같은 가족관계... 그야말로 더럽게 아픈 핏줄관계를 원망하면서 성장과정을 거치는 아이들이 안타깝고 불쌍해서 영화내용을 일일이 나열하기가 싫을 정도다.
다만 주장하고 싶은 것은
이 영화를 통해 철저하게 남존여비사상에 사로잡힌 못난 가장을 보면서 크게 분노했고, 남편으로써, 아버지로써 책임도 의무도 모르는 남자가 결혼하는 것은 가정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해(害)가 되므로, 남성분 스스로 자신을 판단해 보았으면... 하고 부탁하고 싶다.

가슴답답하게 짓누른 영화 '똥파리'는, 가정에... 사회에... 제각각 풀어야 할 과제물을 던져놓은 듯한 여유와 한편으로는 해결책이라고 내놓는 제안에도 비웃음을 던질 것만 같은... 거칠고 솔직한 영화로 마음을 몹시 불편하게 만든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