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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군대있는 아들, 상병되고 달라진 점

지난 해 12월에 상병계급장으로 바뀐 아들, 상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분대장이 되는 행운(?)이 따랐습니다.
 '언젠가는 되겠지...'
막연하게 생각했던 분대장을 생각보다 빨리 맡아, 기쁘면서도 책임감으로 긴장도 되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모자랑 옷에 상병계급장으로 빨리 바꿔 달고 싶었던 아들, 평일날 갑자기 전화해서는 돈을 보내달라는 겁니다. 자신의 통장에 나라에서 받은 월급이 남아있지만, 계급장을 바꿔 달아주는 가게(요즘은 웬만하면 카드로 다 사용하는데 이곳은 부대내에 있으면서도 적은 금액의 거래라서 그런지 돈만 통용되는 곳이랍니다)에는 현금거래만 이루어진다면서... 이같은 일은 이등병에서 일병달 때도 경험했던 일이라 그 심정을 이해하고 봉투(일만원)에 넣어 보내주었습니다^^ (주말에 외출해서 카드로 돈찾아서 하면 되는 일이지만 그때까지 기다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시간이랍니다.)
군대에서 계급은 그야말로 사나이 목숨같은 자존심의 문제라고 누누히 강조하는 아들의 계급장은 국방부 시간에 따라 상병으로 바뀌었습니다.

분대장 교육을 받은 아들, 올봄에 포상휴가를 3박 4일 다녀갔습니다.
예전에는 분대장교육만 수료하면 무조건 휴가를 줬다는데, 최근에는 수료후 시험을 봐서 성적이 나쁜 수료자는 포상휴가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제도로 바뀌었다는 말을 듣고, 울아들 행여나 휴가의 기회를 얻지 못할까봐 열심히 공부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엄마, 죄송하지만 고교때보다 더 열심히 한 거 같아요.^^"
 "알긴 아네. 네가 고교때 공부안했다는 것을^^"
 "ㅎㅎㅎ"

아들이 상병계급장을 달고, 분대장 교육후 휴가를 다녀간 뒤로 최근까지... 좀 달라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 첫째- 여유
상병후, 마음적으로 훨씬 안정이 되었는지 여유로와졌음을 느끼게 되는데 전화가 좀 뜸해졌습니다.
★ 둘째- 말수와 성격
이건 군대보내놓고 서서히 느끼게 된 것인데 말수가 워낙에 적었던 아들, 점점 말이 많아짐을 느낍니다.
속이 깊다? 생각이 깊다?는 표현을 남들로부터 들었고 엄마인 제 입장에서는 무지 답답했던 의젓함(?)으로 인해 제가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였는데... 성격도 꽤 능글해진 듯합니다. 질문에 대답을 늘어지게 하면서 군대서 보초서면서 할수 있는 일이라곤 상대방과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더라고 대답합니다.
★ 셋째- 용돈
계급장 바꿔 달때만 급하게 요구했던 일이었는데, 최근에 연달아 두번 용돈을 청했습니다.
남들에 비하면 검소한 편이라고 생각했기에 좀 당황스러워서 물었더니, 자신에게 주어진 외박의 기회를 상병휴가 혹은 전역전 휴가때 붙여 사용할 것을 감안하고도 남은 시간을 외박으로 쓰려고 하는데 여관비나 PC방에서의 비용으로 부족할 것 같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딱 한번의 가족면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기를 바라던 아들의 계산에 의해 우리는 더 이상 면회를 가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외박 이틀로 사용하면서 남은 기회를 위의 설명처럼 사용하는 것이 더 유용할 것같다는 아들의 생각에 동의해 놓고도 가끔
 "면회갈까?"
하고 물으면
 "엄마가 아들이 보고 싶어도 좀 참으세요. 참았다가 만나야 더 반갑죠."
여유있는 척 합니다. 그리고는 이어서
 "저 보러 오신다고 생각했을 때 오가시면서 사용하게 될 경비를 대신에 제가 휴가 나갔을 때 용돈으로 주시면 감사^^"
하고 웃는 아들의 실속있는 계산법에 어이없어 하면서도 한편, 다른집 아들이 하는 하소연같은 말을 한번도 한적이 없는 아들의 군생활이 대견스럽기만 합니다. 엄마입장에서.

현재 상병휴가를 남겨놓고 있는 아들, 왜 휴가 나오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아까워서 최대한 미루고 있다는 아들의 말이 가슴을 찡하게 합니다. 휴가를 사용하고 난뒤의 허전함? 보다는 자신이 원하면 휴가를 사용할수 있다는 소망을 가슴에 품고 있을 때가 더 행복하다는 아들, 안쓰럽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컨트롤을 하고 있는 아들의 의지를 칭찬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