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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반곱슬 머리 우리딸, 또 다시 겪은 두발오해

 

우리딸 중학교 2학년때, 머리카락 길이에 민감하신 담임선생님의 철저한 관리로 말미암아 딸이 오해를 많이 받았습니다. 묶이지도 않는 짧은 길이임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의 눈에는 유전적으로 머리숱이 많고 전체적으로 부시시하게 보이는 우리딸의 머리가 거슬렸나 봅니다.

몇번의 오해로 속상해하다가 낭비인 줄 알면서도 거금을 들여 매직파마라는 것을 하였습니다. 그 매직파마라는 것이 머리를 차분하게 쫙 펴주는 역할을 하지요. 그 파마가 유지되고 있을때는 괜찮았다가 길어지는 머리카락을 자르다보면 또 어느새 선생님의 눈에 지적의 대상이 되는 딸.
오해도 한두번이지... 우리딸 급기야 학교에 가기싫다고... 다른학교로 전학가고 싶다며 눈물까지 보였습니다.
그당시, 사춘기로 예민했던 딸은 나름대로 교칙엄수하는 범생이라고 자부했기에 자존심이 무척 상했던 것입니다. 여러번에 걸친 딸의 하소연을 무시하다가 어느날 선생님과 전화로 통화하기에 이르렀고... 두발의 풍성함때문에 오해하시는 것으로 인해 딸의 심정이 어떻다는 것을 전하고는 이해해 주십사고...

그 이듬해 드디어 두발자율 통과했습니다 (2006-04-11/묶을 수 있는 정도로 허용됨)
이후 약간 길러서 묶을 수 있었기에 머리에 매직파마로 비용들이는 낭비를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된 딸,
고등학교는 중학교때 보다는 머리길이에 있어서 좀 자유로왔습니다. 길러서 묶는 것은 자율이었기에 굳이 매직파마로 돈낭비? 시간낭비? 할 필요가 없었지요. 이렇게 2년의 세월이 흘러 고3이 된 딸, 어제 밤늦께 하교한 딸의 표정이 어두웠습니다.
 "학교에서 뭔 일이 있었니?"
 "하루종일 속상해서 기분이 꿀꿀했어요."

내용인즉, 등교시간에 교문에서 2학년 선도부가 딸의 머리를 보고 파마머리라고 오해하면서 붙잡았답니다. 어제는 바빠서 미처 머리를 묶지 못한 딸이 전하는 말을 듣는 순간 어미로써 기가 탁 막혔습니다.
 '파마라니... 도대체 우리딸을 뭘로 보고 하는 오해야. 정작 나보다도 더 범생인데...'
울컥하면서 몇년전 중학교시절에 겪었던 두발에 대한 오해가 또 다시 악몽처럼 되살아났습니다. 저를 닮은 유전적인 요소로 머리숱이 많고(저는 지금 많이 빠졌지만) 부시시하면서 반곱슬... (엄마로써 딸에게 미안한 유전적인자입니다.)
 "아니라고 말하지."
 "했어요. 분명하게. 그런데도..."
 "네 머리카락 그런 줄 아는, 같은 학년애들 없었니?"
 "모르겠어요. 다들 지각 안하려고 열심히 교실로 향하는 시간이라서요."

아니라고 선천적으로 부시시한 반곱슬머리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후배는 전혀 이해하려 들지 않더랍니다.
고3은 공부위주이므로 선도부는 1,2 학년에서 합니다. 1,2학년때 겪지 않았던 일을 선배로써 후배한테 오해받으며 붙잡힌 것도 속상한 판에, 실랑이를 벌이다가 시간이 지체된 딸을 보신 선생님께서는 갑자기 딸에게 지각했다고 혼을 내시더랍니다.
 "선생님, 지각아닙니다. 파마머리가 아닌데 선도부가 붙잡는 바람에... 억울합니다."
 "선배가 되어가지고 오해받을 짓은 안해야지."
 "유전적으로 반곱슬머리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이 녀석, 꼬박꼬박 대꾸하네."
 "......"
어이가 없어서 말문을 닫고 생각했답니다.
반곱슬 머리로 태어난 것이 오해받을 짓? 그리고 해명하니 대꾸하네?

선생님의 말씀도 황당했고 억울하다고 느낀 우리딸, 중학교때 악몽이 겹쳐지면서 눈물이 핑 돌더랍니다. 광경을 보신 다른 선생님께서 딸의 사정을 아시고 달래시는 바람에 겨우 참긴 했으나 참 억울한 날이었답니다.

어제서야 알았습니다. 여고생도 지각하면 매를 맞는다는 것을... 그리하여 울딸은 엉덩이까지 맞았답니다.
파마머리라고 오해받은 것도 기분 나빴는데 옥신각신 하는 모습을 지켜본 선생님은 어이없게도 지각이라며 때리기까지 하셨을 뿐만 아니라, 억울해하는 딸의 말을 무시하고 대꾸하는 버릇없는 아이로 오해까지 하셨으니 울딸은 선도부 지도교사에 대한 원망이 남았지만 저는 딸을 나무랄 수가 없었습니다.

중학교 시절에는 부시시하고 풍성한 머리때문에...
고등시절에는 반곱슬머리를 파마머리로...
오해받을 유전인자를 물러준 엄마가 잘못임을 크게 느끼게 하는 우리딸의 두발오해도 학창시절의 추억으로 남을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