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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가문의 영광' 단아는 정말 '도화살'운명일까?

드라마 '가문의 영광' 하씨문중의 딸로 곱게 자란 단아는 정말 '도화살'운명일까?
아니 이 의문보다는
정말 도화살 운명이라는 것이 있을까? 있다면 남자에게도, 여자에게도 있을 수 있는 운명일텐데 왜 유별나게 여자에게 더 적용시키는 것일까?
의문스럽기도 하고, 기분도 나쁘다.(내가 여자라서?^^)


도화살 [桃花煞]- 여자가 한 남자의 아내로 살지 못하고 사별하거나 뭇 남자와 상관하도록 지워진 살기.

사람이나 물건을 해치는 독하고 모진 기운을 살이라고 하며, 남자든 여자든 이 도화살이 끼면 과도하고 잘못된 성욕으로 재앙을 당하게 된다고 믿고 이를 꺼린다.
이 도화살이 낀 여인은 얼굴 한 부분이 홍조를 띤다는 속설이 있다. 이런 여자는 한 남자로는 음욕을 채우지 못하여 여러 번 개가하게 되며, 이런 여자를 만난 남자는 몸이 쇠약하여 죽게 된다고 믿었기 때문에 사주()에 도화살이 있는지 철저하게 따지는 풍습이 있었다.<동양의 점술학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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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가문의 영광'에 등장한 대조적인 두 집안

왼쪽에 앉은 사람들은 쓰러져 가는 가문을 일으킨 하만기회장의 후손으로 회사경영이 어려워 도움을 청하는 입장으로, 오른쪽은 졸부 父子로 가문있는 후손으로 거듭나고 싶어하면서 돈을 내세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회사를 키우려는 욕심을 가진 이천갑회장과 그의 아들 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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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가문의 영광'에 등장한 아주 다른 두 집안의 아들과 딸이 티격태격 억지교제를 하다가 진짜 사랑에 눈을 뜨게 되어 양가집안 어른의 결혼승낙을 받는 절차에서 걸림돌이 된 단아의 과거.

이름처럼 단아하고 예의바르게 잘 자란 하씨문중의 딸 단아는 외관상으로 나무랄 데 없는 규수지만 흠이 있다. 어릴적에 어른들끼리 맺은 인연에 따라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 가는 길에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고 10여년간 가슴에 묻은 남편을 안은 기구한 운명의 여인이다.

당사자의 마음을 제일 존중하려는 이성적 판단과 조용한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단아네 집안 분위기와는 달리, 의외로 강석네 부모님의 반대가 심하다. 특히 엄마가...

양가 엄마들이 먼저 만났지만 서로 안좋은 감정만 더 쌓이는 계기를 만들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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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은 달랐다. 역시 남자들이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다.
딸의 애잔함을 가슴 아파한 아빠가 그동안의 사연을 들려주며 회사와 관계된 모든 것을 다 양보하겠으니 딸의 흠을 측은하게 여겨달라며 간곡히 애원하는 父精의 애틋함이 돋보였다. 단아아버지가 보이는 눈물따라 나도 눈물이 났다.
드디어 이천갑회장은 마음이 찬성쪽으로 움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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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강석)을 둔 가정의 엄마가 단아의 운명을 내세우며 혼인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단아의 과거아픔을 도화살이 있는 팔자로 몰면서 생과부가 된 여인을 며느리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결사반대하고 있는 강석의 엄마는 애간장이 탄다.
생과부?
도화살?
이런 기구한 팔자를 지닌 여인이기 때문이라니...
정말 이런 팔자가 있는 것일까?
그럼 이 드라마에서 단아의 운명이 정말 도화살 운명이란 말인가?
결혼하여 배우자와 사별하면 다 도화살은 아닐테고, 결혼후 얼마동안의 기간을 말하는 것일까?
이혼하고 결혼하고를 반복하는 요즘의 젊은 세대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참 의문스럽다.
그리고 왜 여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처럼 부각되는 것일까?
남자도 결혼하여 아내와 사별하거나 이혼할 수 있지 않은가.

며느리의 기구한 운명때문에 결혼하자마자 자식이 먼저 죽을까봐 불안해하며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사고로 죽은 것을 도화살이라고 몰며 결혼을 반대하는 엄마의 심정을 비록 드라마를 통해서 접했지만 나는 꽤 혼란스러웠다.
도화살 팔자의 기구한 운명이란 것이 과연 있을까?

도화살과는 다르지만, 우리 시댁 집안에는 결혼상대자를 택할 때 금기시 되는 성씨가 있는데, 순전히 우리집안만의 통계를 기초로 하여 조상중에 금기시한 그 성을 가진 사람과 혼인하면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뜨는... 사별의 운을 여러번 겪은 후 후손들에게 그 성씨만은 금하도록 전해지고 있다.

결혼후 배우자와의 이른 사별을 한 여인을 죄인처럼 느껴지게 하는 도화살의 운명이 남자에게도 존재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런데 남자가 아내와 사별한 것은 문제되는 것 같지 않는데, 여자가 남편과 사별한 것에는 유별나게 예민하고 천하게 여기는 까닭은 무엇때문일까? 더구나 같은 동성인 여자끼리...
동양의 어느 나라에서는 과부가 된 여인을 마녀라도 되는 듯이 취급하는 불평등에 분노하여 길거리 행진으로 억울한 그들의 상황을 밝히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며 인권을 보장해 줄 것을 강력하게 호소하기도 하던데... 젊은 나이에 배우자와 사별한 슬픔도 큰데 사회적 통념상 죄인취급 당하는 것 같은 묘한 운명이 의문으로 다가왔다.

단아같은 여인을 울아들이 선택한 배우자로 인사온다면 나는 어떻게 대처할까? 고민해보았다.ㅎㅎㅎ
아들의 뜻을 존중하여 결혼을 승낙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