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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놓인방

또다른 사랑을 인정받겠다는 '아내가 결혼했다'

황당한 소재로 요즘(2006년) 꽤 뜨고 있는 책이기에 구입해서 읽으려고 했었는데 뜻밖에 이책이 토토의 손에 놓였습니다.『아내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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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에 무슨 이벤트에 당첨되어 이 책이 제 손에 들어왔고 2년이 지난 요즘에 영화로 만들어져 다시 알려지고 있는 『아내가 결혼했다』이 책을 접하고서 그당시에 써놓았던 리뷰를 조금 수정해서 옮깁니다^^

  책소개

이중결혼을 하려는 아내와 그것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남편의 심리를 역동적인 축구 이야기와 절묘하게 결합시킨 박현욱 장편소설 『아내가 결혼했다』. 제2회 세계문학상 당선작이다. '비독점적 다자연애'의 결혼관을 갖고 이중결혼한 아내를 둔 '나'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의 독점적 사랑과 결혼제도의 통념에 대해 솔직하고 명쾌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프로그래머인 인아는 축구를 좋아하는 여자로 '나'와는 연인 사이다. 나의 끈질기고 집요한 설득 끝에 그녀와 결혼에 골인하지만 둘 중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미련없이 놓아주기로 약속한다. 아내의 일 때문에 주말 부부로 지낸 지 반년쯤 지난 어느 날, 아내는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와 그 남자, 둘 다 사랑하니 이혼을 원치않고 복혼을 하겠다는 그녀의 말에 온갖 회유와 협박, 설득을 해보지만 결국 나는 아내를 절반만 소유하는 생활을 하게 된다...

머리를 갸우뚱거리며 읽게 될 독자들을 위해서 책표지 곳곳마다 주인공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ㅋㅋㅋ

아내가 결혼했다. 이게 모두다. 나는 그녀의 친구가 아니다. 친정 식구도 아니다. 전남편도 아니다. 그녀의 엄연한 현재 남편이다. 정말 견딜 수 없는 것은 그녀 역시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내 인생은 엉망이 되었다...


책속의 주인공 남편은 아내의 결혼을 사실로 받아들이기 싫어서 갈등하면서도 두집 살림을 하는 아내를 '그대'라 칭하며 이혼으로 결말을 맺지 못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아내를 사랑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런 황당한 여자를 보호해야겠다는 의무감인지?'
아주아주 불만스러워하면서도 처해진 상황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며 살고 있는 남편을 정말 이해하기 힘듭니다. 저의 고정관념 탓인지 아내는 더 이해하기 힘듭니다.
여자의 뜻대로 끌려다니는 듯한 남편이 바보스러워 안쓰럽기도 하고 가엽게도 여겨지면서 책에 등장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로써 저는 별별 생각을 다합니다.
 '남편이 아내를 너무 사랑하나? 매력이 넘치는 여자인가?'
대중가요 '샤방샤방'에 등장하는 가사처럼 얼굴은 V라인 몸매는 S라인...♪ 죽여주는가 봅니다.ㅎㅎㅎ
두 남편 중 먼저 남편이 된 이 남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삽니다. 그래서 저도 잠깐 착각을 합니다.
 '세상에 이런 남자가 있을까ㅎㅎㅎ'
그리고 또
 '세상에 이런 여자도 있을까?'
고정관념이 너무 깊게 뿌리내린 구세대인 저는 이 발칙한 아내를 소재로 한 책때문에 나눠가지는 남녀의 사랑에 대해 멋대로 상상의 나래를 펴보았습니다.ㅋㅋㅋ  

사랑의 새로운 모습이라 하기에는 너무 어이가 없고 황당 그 자체입니다만 갈등하는 삶속에 축구이야기를 등장시켜 어우러지는 내용은 축구에 관심있는 사람에게 꽤 흥미로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참신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냅니다.ㅋㅋㅋ

일부다처제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모계사회가 부계사회로 발전되면서 일처다부제는 생소한 가운데 앞서가는(?) 특이한 생각을 가진 뻔뻔하면서도 귀엽게 느껴지는(ㅎㅎㅎ 저도 혼란을 겪네요.) 여인이 현재의 남편에게 새사람이 생겼으니 결혼을 하고 싶다고 허락을 받으려고 하는 부분에서 심호흡을 해야만 했습니다.
아무리 책이라곤 하지만 이건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것도 이혼은 하지 않고 두집살림을 하겠다니 어떻게 받아들일 수가 있습니까. 잘못 들었겠지? 몇차례 확인해야 할 만큼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지요.

어른들 말씀에 남자는 바람을 피워도 가정을 챙긴다고들 하잖아요. 이에 비해 여자가 바람나면 가정도 자식도 다 팽개칠 정도로 물불 가리지 않고 올인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남녀의 사랑이나 바람은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고 하는데...
책속의 아내가 하겠다는 또 다른 결혼은 따지고 보면 필요에 의한 바람같은 사랑이고 불륜임에도 불구하고 생각의 차이를 내세우며 떳떳한 태도로 남편에게 인정받기를 원하니 참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실제로 일어나면 안되는 일이긴 하지만 상상은 해보게 되더군요. 만약에 나의 배우자가 또 다른 아내를? 혹은 남편을? 맞이하여 두집살림을 하겠노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할련지... 잠시 책에 빠져 보는 것으로도 머리속이 복잡해집니다.
책속에 등장한 여인의 발칙한 사랑법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여자가 아니 아내가 필요에 의해서 남편을 여럿둔다는 책소재의 발상이 재밌었고 그 발칙한 용기와 부지런함을 갖춘 여인을 보며 감탄이 나왔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한집살림도 제대로 못하거든요.^^

남편있는 여자가 애인도 아니고 남자친구도 아닌 또 다른 남편을 두겠다는 설정이 능력있는 남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사회에 충격을 주면서 실제로 이 여주인공처럼 능력있는(?) 발칙한 여자가 있을까? 독점적이지 않은 사랑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반응을 얻을까? 도 궁금해졌습니다.^^

두남편 사이에 딸아이가 태어났습니다.
'누가 아빠냐?'
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식으로 그려지는 아내와 또 다른 남편사이에서의 주인공남편은 계속해서 갈등하지만 딸아이의 이쁜 모습과 아내의 재치로 지은 딸아이의 이름으로 또 끌려가는 감정의 늪을 보면서 주인공은 아마도 이혼없이 그 생활을 유지해 갈 것처럼 느껴집니다.
딱하기도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본다면 사랑이란 표현으로 독점하려는 태도는 옳지않다는 메아리가 자꾸만 들리는 현상을 겪으며 저도 이 발칙한 여인의 생각속에 잠시 빠져서 남편에게
 "여보, 내가 당신하고 살면서 이혼도 안하고 결혼 한번 더 하겠다고 허락해달라고 하면 어쩔거야?"
 "무슨소리?"
 "방금 책읽기를 끝낸 이 책의 여주인공은 애인도 아니고 남편을 둘이나 거느리고 사는 이야긴데 이 여자의 발칙한 용기를 잠시 빌려왔어.ㅎㅎㅎ"
 "능력되면 해봐. 내가 적극적으로 밀어줄께^^"
 "ㅎㅎㅎ 말이라고 참 쉽게 하네.^^"
 "말로 인심내는 건데 못할 게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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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표현으로 이런 상황이 가능할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문득 최근에 종영한 드라마 '조강지처클럽'에서 안양순여사가 남편 한심한씨와 그의 애첩 복분자씨 결혼식을 올려준 장면이 떠오르네요. 아내가 남편의 상황을 이해하는 경우는 예전부터도 좀 있었지만... 남편이 아내의 상황을 이해하는 이런 상황은 참 생소합니다.

그럴리 없겠지만 혹시라도 저에게 이런 사랑이 찾아온다면?
저도 뻔뻔해지긴 할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오전에 조조할인으로 볼려고 계획했는데 차질이 생겨서 못봤습니다만 조만간에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서 다시금 만나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