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때나 혹은 집안의 행사로 대구를 다녀오게 될 때면, 대부분은 늦은 저녁시간이거나 밤중에 집으로 돌아오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주변 경관에 마음 쓸 겨를이 없었기에 무심히 지나쳤었는데...
지난 주말에는 뜻밖에도(?) 낮에 집으로 돌아오는 행운을 누리며 오다가 저 멀리 산아래에 자리잡은 커다란 불상을 보게 되었습니다.(핸카라 해상도가 많이 딸립니다^^)
"여보, 저기 좀 봐. 우리가 늘 밤에 이곳을 지나치느라고 못보았던 특이한 불상이 보여^^"
"어 정말. 특이하게 생겼네. 몸은 돌로 되어있는 것 같고 무척 큰 불상처럼 보이는데."
"맞아. 나도 그렇게 보여."
"저기가 어디쯤 될까? 한번 찾아가 볼까?"
"웬일이야 당신이 자진해서^^"
"시댁일로 수고한 당신을 위해서 내가 이 정도는 해줘야지.ㅎㅎㅎ"
이리하여 우리부부는 산아래에 자리잡은 몸은 돌이요, 얼굴은 부처인 대불을 가까이서 보려고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국도로 접어들었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본 가을 들녁의 황금물결 틈으로 추수하는 농부들이 움직이는 농기계가 바삐 움직이고 있는 모습과
추수를 끝낸 논을 보며 무르익은 가을을 실감나게 느끼며 지방도로로 접어들었을 때
조심하여야만 했습니다. 추수한 벼들이 이렇게 도로 한쪽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비켜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중앙선을 넘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차량을 마주보게 될 경우, 서로 배려해야만 일광욕을 하기 위해 도로 한쪽을 차지한 벼를 피할 수 있기에 말입니다.ㅎㅎㅎ
태양으로 말린 벼에서 나온 쌀이 맛나다기에 주문까지 해놓고 돌아서는
동네앞 도로에도
일광욕을 즐기는 벼들이 다 점령하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이 도로는 넓습니다. 비록 한쪽이지만 도로를 점령한 벼를 보고 감히 불평할 수 없는 그림입니다.^^
최근, 고위공직자의 쌀직불금 부당수령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어수선한 가운데 본 벼는,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것과는 달리 직접 농사지은 농부들의 노고가 더 애절하게 와 닿아 가슴한켠이 뭉클했습니다.
나라에서 일률적으로 수매하던 제도가 몇년전에 사라지면서 농부들이 애써 농사짓고 추수한 쌀의 판매책을 구하지 못해 쩔쩔매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기에 농부에게 한가마니(80kg)를 부탁했던 것이 총알배송으로 오늘 도착했습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겨울나기 양식준비로 걱정하시던 저 어릴적의 울엄마 생각이 스치면서 잠깐동안 희비가 교차하였습니다.
요즘은 울엄마도 식량걱정하지 않으셔도 되는 살림살이를 감사하게 생각하며, 지방도로 한쪽을 폼나게 차지하고 농부들의 노고를 뽐내고 있던 벼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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