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2박 3일이긴 했으나 돌아오던 날의 기차표를 좀 이른 시간으로 예매하는 바람에 반나절을 이용하지 못한 아쉬움을 조금 남기고 집에 들어서는 우리모녀를 향해 남편이
"우리딸 고생 많았지^^"
하고 딸에게 먼저 안부를 합니다.
"예, 엄청 힘들었어요. 하지만 많은 것을 보았어요."
"여보, 딸이 그렇게 안쓰러워? 그래도 나 덕분에 짧은 시간에 여러가지 많이 봤잖아^^"
"안봐도 환하다. 엄청 서두르며 이리저리 다녔겠지. 딸아 아빠말이 맞지?"
"예, 엄마덕분에 많이 걸었어요. 지난번 서울갔을 때 보다 더 많이 걸어 힘들었지만 짜증부리지 않고 잘 따라 다녔어요. 엄마 맞죠?"
"그래, 우리딸 무척 잘 걷더구나^^ 고마웠어."
남편이 딸한테 하는 안부의 속뜻을 저는 압니다.ㅋㅋㅋ
작년 5월에 모처럼의 시간을 이용하여 결혼 20년에 처음시도하는 남편과의 여행을 앞두고 http://blog.daum.net/wittytoto/10300704 남부지방을 돌 때에 저는 과하게 욕심을 냈습니다. 결혼 20년만에 그것도 억지로 만들어서 처음 갖는 기회였기에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을까? 생각한 나머지 될수 있으면 많은 것을 보려고 남편의 운전으로 이동거리를 최대한 늘리며 돌아다녔거든요. 결혼 후 최초로 긴여정(2박3일)의 시간을 이용해본 후, 남편과 저는 다른 시각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직업상의 이유로 마음 편한 휴가시간을 만들지 않으면서도 여유있게 쉬면서 볼거리를 즐기는 여행을 원한다는 것, 저는 좀처럼 시간을 내지 않는 남편과의 결혼생활로 기회가 많지 않음을 알고서 여행 아닌 관광을 빠른 시간내에 많이 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나들이에서도 분명히 제가 서두르며 다닐 것이 예상되었기에 아마도 딸에게 고생 많았지로 안부를 한 거구요^^
"당신은 여유를 즐기는 여행이 아니라 날개달고 여기번쩍 저기번쩍 날아다니는 새같아."
"아이고 얼마나 안다녔으면 그럴까^^ 당신하고 살면서 느낀 건데... 기회가 적으니까 어느새 내 머리속에 그렇게 자리잡은거야.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짧게라도 많은 것을 봐야겠다는 관광위주의 나들이ㅎㅎㅎ 나이들면 변하겠지.ㅎㅎ"
"나이들어도 당신은 안변할 것 같은데^^"
"안변하면 좋겠다는 나의 요망사항이고.. 기력이 떨어지면 어쩔 수 없이 느리게 천천히 여유롭지 않아도 여유로운 척 행동이 느려질텐데..."
"언제쯤? 상상이 안되네"
"다리 통증이 심해지면 덜하겠지. 이번에도 말은 안했지만 좀 아팠거든^^"
"마님~ 이제 좀 쉬시죠^^"
여행과 관광, 느림과 빠름
아니 서두르는 제 모습이 무작정 설쳐대는 것같다는 남편의 표현에 웃음지으며 이번 부산행에 동행한 딸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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