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에서 내려다 본 자갈치시장의 새건물
영화의 거리 바로 맞은편에 자리잡고 있어서 투어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지하도를 건넜습니다.
손잡이가 낡은 에스컬레이터는 '그림의 떡'처럼 운행중단 상태로 서서 무릎통증을 느끼기 시작한 저를 놀리는 듯 내려다보고 있었지요. 이날 하루종일 아주 많이 걸어서 서서히 지치고 있었던 시각...^^
계단으로 올라서니 에스컬레이터 입구를 막고 노점상 아주머니가 장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아주머니, 이곳 에스컬레이터는 언제부터 운행을 중단했는지 혹시 아세요?"
최근 고유가로 말미암아 에너지절약 차원에서 중단한 줄로 짐작하고 물었더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꽤 되었소."
아주머니 대답이 끝나자 마자 지나가던 아저씨 한분이
"이거 중단한지 몇년 되었소. 시에서 잘못 생각한거지. 유동인구를 잘못 예측하고 세금으로 씰데없는 곳에 이거 만들어놓고는 세워두고 있으니 참 한심하지."
한숨소리 섞으시며 약간 흥분하시더니 가시던 길을 갑니다.
이런 곳이 어디 한두군데 뿐이겠습니까?
괜스레 질문해서 아저씨 심기만 불편하게 한 것 같아서 미안해지더군요.
회 좋아하는 우리 모녀, 그리고 하루종일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한 관계로 이곳에서 저녁을 해결하려고 건물안에 들어섰는데 부담스러울 만큼 상인들의 눈길이 저희에게 쏠려서 지나칠 때마다 미안해지는 마음에 건물을 통과하여 뒷편에 잠시 머물다 돌아왔습니다.
1층은 회감장터고, 2층 3층은 어떤 곳인지 궁금하긴 했으나 더 둘러보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상인들의 친절한 관심이 오히려 불편했던 촌아낙...
직선으로 곧바로 건물을 통과하여 건물 뒷쪽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바닥에는 고래를 연상시키는 조각이
위로는 물고기를 연상시키는 조각이
비둘기와 공간을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건물앞과는 달리 뒷편에는 울집 뒷베란다 용도처럼 무질서하게 쌓아둔 물건더미를 바라보면서 웃음을 흘렸습니다.『보이소 오이소 싸게 해주께 사이소~』
내 고향 말투와 비슷해서 친근하게 느낀 외침이긴 했으나 소비자입장인 나는 한군데서만 물건을 구입할 수 밖에 없음이 오히려 미안해서 외면했던 장소가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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