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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나한테 딱 하나뿐인 사랑하는 아들에게

 

나한테 딱 하나뿐인 사랑하는 아들에게


남쪽에서 벚꽃이다 개나리다하여 봄소식을 전해오던 꽃소식이 어느덧 이곳까지 올라와 청풍가는 길이 온통 벚꽃으로 매우 아름다운 길이 되었다고 소문으로 듣고 사진으로 보았단다.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못가본 벚꽃길이지만 눈에 선하니 그 봄의 향연속에 어미도 녹아있는 듯 스멀스멀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잔잔하던 감성들이 꿈틀대면서 기지개 켜는 것을 느끼며 봄앓이로 아파하는 벗의 심정을 헤아려보는구나.

마흔 중반을 넘는 아줌마들에게도 이런 감정이 남아있다는 것이 좀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감정이 살아있다는 것은 그만큼 여유롭다는 것이니까 좋은 것이라고 여기게 되는구나.


네가 있는 곳은 어떤 모습의 봄일까? 아마도 이곳보다는 조금 더 더디겠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군대에서 행여나 볼모지를 가꾸어서 화단을 만들고, 돌을 치워서 도로를 만드는 일로 소일을 하게 된다고 해도 우리 아들은 묵묵하게 잘 따르리라 믿는단다.

학창시절과는 전혀 다른 세계, 그리고 사회와도 전혀 다른 세계지만 자연의 변화는 다 같은 공식이므로 우리 아들이 학창시절에 공부다 시험이다해서 강박감에 시달리느라고 계절의 아름다움이나 감사를 느끼지 못했다면 군에서의 지금 이 시기에 잠깐이라도 여유내어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감성을 가꾸어보길 바란단다.

네가 사랑하는 여친과 더불어 감성을 이쁘게 가꾸어 마음이 풍성한 아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란다. 그저께는 윤주한테서 안부메세지가 왔더구나. 잘 지내시느냐고?^^

‘공부 열심히해서 장학금 받아라고 했지롱(ㅋㅋ 부담되었을까?)’


사랑하는 내아들~

너를 군대 보낼때는 최소한 일주일에 한두번은 편지 쓸것 같았던 어미가 블로그에 빠져 마음을 쏟느라고 진작에 우리아들한테는 소홀해지고 있음을 반성하게 되는구나.ㅎㅎ

아들, 엄마가 반성은 하지만 뭐 별로 달라지지는 않을거야. 핑계를 대자면 전화로 가끔 안부하는 너의 목소리가 엄마의 편지를 더디게 하는 방편이기도 하니깐 말이야^^ 아들에게 정성이 부족한 것 같아서 미안하지만 엄마의 일상은 비슷하게 흘러갈거야. 이해심 많은 우리아들에게 또 기대는 수밖에...^^


지난달에 계획했던 중국황산과 항주에는 잘 다녀왔단다.

중국의 산은 철저하게 보호되고 있더구나. 이점이 부러웠단다. 군데군데 서있는 순찰병(?)의 눈길이 예사롭지가 않았고 보행자를 이끄는 수많은 계단이 산을 보호하는 차원처럼 느껴지기도 했단다. 계단외에는 다른 곳으로는 갈수 없게 말이야^^ 눈이 녹지 않아 위험하다고 4월에서야 개방하게 된다는 서해대협곡을 가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 수많은 계단을 오르내리며 본 웅장한 산과 바위의 모습을 우리 아들도 나중에 볼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더구나.


엄마의 글이 길어지면 잔소리 같은 분위기가 될까봐서 무척이나 조심되는 심정.. 넌 알까? 후후후

엄마는 아들을 믿는 마음을 가득 키워서 내품에서 독립된 아들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여유로운 엄마가 되고 싶단다.

네가 앞으로 계획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일에 소홀함없이, 그리고 너랑 나누는 이야기지만 군에서의 생활이 결코 헛되지 않은 시간이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엄마는 매일매일 기도한단다.

엄마가 준‘긍정의 힘’그 책을 정독하여 마음에 새기고 믿는대로 행하고 행하면 이루게 되는 마음의 중심을 단단하게 구축하기를 바라며

이만 줄이마.


아들~

항상 밝은 생각, 좋은 눈빛, 그리고 미소 머금은 인상좋은 친절한 청년으로 타인에게 기억되길 바라며 잘 지내기...  군것질로 쓸데없는 군살만들지 말았으면 좋겠어. 곰돌이 같은 아들은 시러시러... 알쥐~~~~~ 윤주도 시러할꼬얌....ㅎㅎㅎ

팔이 아파서 컴으로 대신해서 미안하지만 아들이 읽기에는 더 좋을 것 같네.ㅋㅋㅋ


                                                   2008년 4월 15일

아들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