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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신세경, 그녀의 마법에 걸리면 다 죽는다?

 

 

 

SBS 월화드라마 '패션왕'

이가영(신세경)을 가슴에 품고 성공을 꿈꾸던 강영걸(유아인)이 무척 안타까웠던 드라마 '패션왕'이 실망감 속에 막을 내렸다.

 

꼼수부려 자수성가 한 강영걸

정재혁(이제훈)을 친구로 믿고 도움을 구했던 강영걸,

도움을 청할 때의 태도가 부모 잘 만난 덕에 이사자리에 앉아있는 재혁을 비아냥거리듯이 대해, 재혁입장에서는 영걸을 별로 친구삼고 싶지 않았을 거란 예상을 하게 했다. 재혁앞에서 보인 행동이 영걸의 자존심이었는 지는 모르겠으나 껄렁거리는 태도가 무척 거슬렸기 때문이다.

이런 그에게 재혁은 매번 모욕만 줬고, 기분나빴던 그는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부모 잘 만나 온실속에서 자란 화초같았던 재혁과는 달리 영걸은 모진풍파를 다 겪고도 꿋꿋히 자란 잡초같은 면모를 보이며 성장하지만, 가영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꼼수를 부리고 지나친 허세에 젖은 삶을 보여줌으로써 영걸은 안타깝게도 끝내 재혁이가 표현한 양아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인물로 그려짐이 개인적으로 무척 아쉬웠다.

학벌이 우선시 되는 사회의 틀을 깨고 재능으로 승부하여 성공한 케이스로, 건전하게 성장하는 드라마가 되기를 기대했다. 왜냐하면 비록 동대문 짝퉁으로 시작하지만, 비슷한 처지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인물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랐으니까.

 

그런데 작가의 생각은 나와 다르게 그를 끝내 불우했던 성장과정의 얼룩속에 갇혀 부정적인 돈맛에 취한 졸부같은 찌질함에 머물게 했다. 영걸은 큰돈을 만지면서 돌변하기 시작했고, 가영이가 불안해하는 것처럼 시청자인 나도 그의 허세가 몹시 보기 언짢았다. 결국 최안나(유리)의 충고도 무시했던 영걸은 정회장(김일우)의 화를 불렀고, 괴한의 총에 의해 허무한 죽음으로 마감함으로써 나의 실망감만 증폭시키고 말았다.

뉴욕으로 건너간 영걸이 가영과 재결합하여 또 다른 도전으로 희망의 씨를 뿌렸으면 하는 간절함으로 마지막회를 보고 있었기에...

 

 

강영걸, 넌 이가영을 진심으로 사랑하긴 한거니?

영걸은 대부분의 일을 독단적으로 처리함으로써, 가영을 난처하게 만들었고 그를 향한 그녀의 사랑을 아프게 했다. 가영의 엄마가 남긴 유산으로 추정되는 조마담의 부티크를 찾아 가영에게 주려고 노력한 영걸의 마음은 가상했지만 정작 가영과 상의도 하지 않은 점은 좀 지나친 처사라고 여겨졌다. 

*가영엄마의 추억이 간직된 목걸이를 자는 가영옆에 두고 떠날 때, 영걸은 왜 아무말도. 메모도 남기지 않았나?

- 재혁에게 꼼수부렸던 지분을 처분함과 동시에 가영의 패션쇼를 부탁하고 떠난 걸 가영이 알면, 배신감을 느낄 거라는 걸 그는 몰랐단 말인가. 이 부분을 정회장 父子는 매우 잘 활용하여 영걸에게 향해있던 가영의 마음을 변화시켰다.

*영걸이 뉴욕에서 가영을 기다리며 사랑의 편지와 비행기표를 담은 우편물을 보낼 때 왜 그리 허술하게 보냈나?

- 가영을 놀라게 해 줄 깜짝이벤트로 여겼을까. 등기로 보내 직접 당사자의 손에 닿도록 했어야 함이 상식적이지 않나. 그리고 드라마니까 가능했던 딱 그 시기, 우편물이 도착한 그 때에 정재혁이 나타나 영걸의 소식을 기다리는 가영의 우편물을 먼저 보고 숨기는 것을 시청자는 안타깝게 바라봐야만 했고, 영걸은 뉴욕에 온 가영이 재혁과 다정하게 있음을 가슴 아프게 지켜봐야 하는 결과를 초래함이 답답했다.

 

 

가진 자들이 부리는 돈의 꼼수

더 많이 가진자들의 만용은, 과거에 나보다 못했던 자가 잘 되는 꼴을 절대로 인정하지 못한다는 단호함을, 옳지 않은 방법으로 보여주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절대로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놀랍고 무섭다. 사람을 죽이면서까지... 영화 '돈의 맛'에서도 그러했듯이.

정회장이 아들 정재혁에게 다윗이야기를 언급하며, 방해가 되는 자를 응징하도록 간접적으로 암시하는 장면이 등장하여 좀 불쾌했는데, 이는 다윗이 저지른 벌의 댓가를 어떻게 치르는 지 뒷장을 읽지 않고 전했기 때문이며, 또한 근본을 따지고 가정교육을 운운했던 위선이 목표를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어 소름끼쳤다.

 

정재혁의 무척 이기적인 성향은 그의 부모 영향이 컸음을 알 수 있는데, 더 황당하고 어이없게 여겨지는 것은 재혁이 사랑하는 상대는 왜 꼭 제 것으로 만들어야 하냐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이 아무리 계절처럼 변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그렇지, 변덕이 죽끓듯 하는 정재혁의 연애상대가 된 많은 여인들의 상처조차도 돈으로 보상하고 있는 듯 느껴져 이 또한 거북했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가영을 향한 재혁이 믿는 사랑이 도대체 몇개월쯤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이가영의 모호한 태도

영걸이 허무하게도 죽었다. 이가영이 강영걸 죽음에 동의하지 않았나? 하는 의문을 갖게 했다.

가영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녀가 찾아와 주기를 학수고대하며 술로 나날로 보내고 있을 때, 가영은 재혁의 마음을 받아들인 양 뉴욕에서 함께 잘 지내고 있었다.

강영걸을 사랑한 줄 알았는데 어느새 영걸은 과거의 남자가 되고, 재혁의 마음을 받아들인 것처럼 보인 가영의 모호한 태도는 끝내 시청자를 미궁속으로 빠뜨리는 인물이 되었고, 영걸이 머물고 있는 곳을 재혁에게 알렸을 수도 있지 않았나? 하는 추리해 보게 한다.

왜냐하면 술에 취한 영걸이 가영이 보고싶다는 전화를 하게 되는 데, 그 때 영걸을 겨냥한 총소리가 전화기너머로 가영에게 전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영은 담담하면서도 미소띤 표정으로 나도 사장님 보고싶다고 천연덕스럽게 대사를 읊조려 나는 소름이 돋았다.

 

죽음을 부르는 여인, 신세경.

강영걸의 어이없는 죽음을 보면서, 그동안의 드라마를 통해 신세경이 사랑한 남자들이 한결같이 죽음으로 마감했다는 걸 떠올리게 되었다.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는 이지훈(최다니엘)이 신세경과 교통사고를 입고, 이후 SBS '뿌리깊은 나무'에선, 소이(신세경)의 상대역이었던 강채윤(장혁)도 마지막까지 한글 배포를 위해 힘쓰다 숨을 거둔 것으로 기억하는 데, 이번 '패션왕'에서 가영을 사랑한 강영걸도 죽음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물론 작가의 영향이기에 신세경은 억울할 것이나, 신세경! 무서운 여자다.^^

그녀의 마법이 언제쯤 풀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