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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100일 휴가 다녀간 아들의 푸념?

친구들보다 늦은 입대로 작년 12월에 서둘러 입대한 아들, 4주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자대배치를 받은 후
 "엄마, 12월에 너무 급하게 입대결정을 하고는 후회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잘한 것 같아요."
 "아들~ 마음이 우찌 그렇게 변했니?"
 "금년 1월에 입대한 신병부터는 100일휴가가 없어졌대요."
 "100일휴가 없어진 대신에 군복무기간이 짧아졌으니 뭐 비슷한거 아닌감^^"
 "군에 있으면 휴가가 얼마나 기다려지는데요. 특히 첫휴가인 100일휴가 말입니다. 저까지는 100일휴가 나갈 수 있으니 참 다행이라고 생각되더군요^^"
 "ㅎㅎㅎ100일 휴가 무척이나 기다리는 눈치구나."
 "당연하죠^^"

우리아들이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100일휴가를 다행스럽게도 제가 중국에 가기 바로 직전에 다녀갔습니다. '날짜가 겹치면 어짜노?' 어미노릇도 제대로 못하면서 저 나름대로 걱정했었는데 공교롭게도 잘 피해서 정확하게 따지면 100일을 채우지 않은 휴가로 4박 5일 다녀갔습니다.
짧은 기간의 첫휴가인지라 아들 나름대로 얼마나 소중했던지 계획이 많았었기에 집에 머물 시간이 없었을 정도입니다. 오던 날 집에서 자고 대학생활하던 곳으로 가서는 2박을 한 후에 귀대전날 집에서 잔 후, 아침에 집을 떠나며 일장춘몽같은 날이었음을 고백한 아들의 일정으로 얼굴보며 이야기 나눈 시간보다는 군에서 전화로 나눈 안부시간이 더 많았을 정도로...^^

군대복귀는 밤 9시까지나, 소속된 부대까지는 오후 5시까지 들어가야하는 지침이었으며 하루에 한번씩 꼭 정해진 시간에 부대에 보고전화를 하더군요.
 "별일 없습니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던 녀석이 귀대하던 날, 오후시간까지 전화를 하지 않았던가 봅니다. 오후 3시쯤되니까 분대장한테서 남편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와서 아들에게서 소식이 없어 전화를 했다는 것입니다. 남편은 일터에서 슬그머니 걱정이 되어 저한테 전화로 아들의 상황을 물었습니다.
 "탈영이라도 할까봐서 그래요? 우리아들 그런 녀석 아니니까 걱정마세요. 오늘 귀대한다면서 나섰으니까요."
 "그런데 분대장한테서 왜 전화가 오는거지?"
 "걱정되니까 했겠죠.^^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까 걱정마세요. 오늘중에 들어갈거야."

휴가 나온 아들이
 "첫휴가 나가서 탈영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되니까 조심하라고 선임들이 그러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아들~ 혹시 탈영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면 엄마한테 말해. 내가 부대에 전화해서 하루라도 귀대시간을 늦춰볼테니까^^"
 "ㅎㅎㅎ 엄마 능력있으세요?"
 "능력은 무슨... 그냥 아줌마의 무대뽀정신으로 해보겠다는 거지 뭐.ㅋㅋㅋ"
녀석은 귀대시간에 맞춰서 복귀를 했고 일상을 찾은 어느날, 아주 가끔 전화로 안부를 하던 녀석에게서 모처럼의 편지가 날아들었습니다.

첫휴가였던지라 너무 알차게 잘 보내고 왔으며 아쉽게 미련이 남았음이 더 애타는 심정이지만 시간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며... 여기까진 좋았는데... 휴가다녀온 후로 하루가 더 더디가는 것이 참 애달프다는 사연...

아이쿠 녀석아~!
그런들 어찌하리. 이 어미는 국방부 시계를 더 빨리 돌릴 재주가 없는걸.ㅋㅋㅋ
모쪼록 2년간의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계획한 무언가를 꼭 이루어서 제대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