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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놓인방

배우 김수미씨 에세이 '얘들아 힘들면 연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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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힘들면 연락해
!』

위드블로그 독서캠페인에 오른 이 책을 보는 순간, 저는 무척 놀랐습니다. 책제목으로 쓰인 이 말은 우리공부방을 졸업하여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아이들에게 제가 하는 말이기도 했고, 또한 언젠가 제 경험을 정리하는 글을 쓰게 된다면 제목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배우 김수미씨께서 제가 생각하고 있던 제목으로 책을 내셨다니 어떤 내용인지 무척 궁금하기도 했고 한편, 아쉽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제가 구상중인 글을 쓰게 될때 제목을 바꾸어야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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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수미씨는 꽃을 보면 사죽을 못쓰는 여린마음의 소유자지만, 저 개인적으로 떠오르는 그녀의 이미지로는 아주 개성강한 성격파 연기자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거친 욕설을 퍼부으며 약자편이 되어 줄 의리파로... 그리고 해야할 말은 반드시 하고야마는 적극적인 사람이면서도 정이 많은 사람으로 뜨겁게 느껴지는 배우입니다.

'전원일기'의 일용엄니와 '안녕 프란체스카'의 안젤라, 영화 '마파도'에서의 욕쟁이할머니, '가문의 위기' '가문의 부활'에서 보여준 보스역할로 각인된 탓도 있겠지만... 역할과는 관계없이 그녀에게서는 왠지모르게 보스기질이 느껴지면서 넘치는 열정을 발산함에도 불구하고 다 그 끼를 발산하지 못한 안타까움이 살짝 비취면서 한가지 색깔이 아닌, 여러가지 색을 지닌 배우로 여겨졌던 이유를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거침없는 당당함은 형제중에 유일하게 군산에서 서울로 유학보내신 아버지의 절대적인 지지와 사랑의 힘이었고, 꽃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사랑하여 눈물까지 흘리는 그녀의 따스한 심성과 여린마음은 꽃을 좋아하는 엄마로부터 물려받아 다양한 빛깔을 품은 배우가 되는 밑거름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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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일용엄니'는 방구석에 돌아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돌연히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감추었는데, 그 당시 빙의로 고생이 심했던 때였음은 나중에 알려졌습니다.
강한 외면과는 달리 여린 속마음을 지닌 외강내유의 그녀가 우울증과 자살충동을 주체하지 못하고 방황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아픔을 헤아릴 수 있었기에 참 안쓰럽게 와 닿았습니다.
빙의 경험을 한 사람을 저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인지라...

그녀가 겪은 빙의란 무엇인가?
기댈 빙(憑) 의지할 의(依)=빙의(憑依)
파자로 풀면 빙은 얼음빙(氷)에 말마(馬).
마음심(心)에 세자를 합친것으로 얼음위에 말을 타고 서있는 사람, 즉 안절부절못하여 어찌할 바를 모른다는 뜻입니다.
의(依)는, 사람人(인)과 옷의(衣)를 합쳐서 된 것으로, 힘없는 사람이 기대어 의지한다는 뜻입니다. 여러 설명 중에 익사나 교통사고를 당해 갑자기 죽은 혼백이 유주무주 고혼이 되어 갈 곳을 찾지 못하면 머물기 적당한 사람이나 장소를 찾아내 미혹하고 싸늘한 영체로 그곳에 숨게 되는데, 그로 인해 영체가 들어간 곳은 흉가가 되고, 영체가 들어간 사람은 빙의가 됩니다.

김수미씨 운전기사가 후진을 하는데 자동차 급발진으로 말미암아 그녀의 시어머니가 그자리에서 갑자기 돌아가셨고, 그후 김수미씨는 많이 아팠고 괴로워서 죽으려 했고, 제 정신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회복을 위해 병원에도 다녔고, 기치료도 했으며 퇴마의식도 치루었답니다. 그후 점차적으로 회복되었답니다.
기독교신자인데 믿을 수 없는 일을 겪었으니 자신과 같은 일을 겪는 사람을 도와주고자 하며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후배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서 이 책을 내고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소망이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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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개그콘서트에서 왕비호가 김수미씨의 빙의건을 비트는 바람에 물의를 일으켰나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개콘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시청하지 않았지만.
방송경험을 여러차례했던 우리딸 말로는 절대로 예고없이 막무가내로 왕비호가 막말할수는 없다고 합니다. 생방송이 아니면 짜여진 각본대로 하기 위해서 몇차례의 연습을 하는 상황이기에 그녀의 동의가 없었다면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새로 나온 책(얘들아 힘들면 연락해)을 홍보하기 위해 그 자리에 참석한 면도 없잖아 있었겠지만, 후배 잘되기를 바라는 그녀의 뜻이 내포된 이 책을 통해 보건데, 그녀가 그 자리에서 당황스러워할 분은 아니라고 여겨지면서 이미 책과 방송을 통해서 자신의 빙의 경험을 다 밝힌 분으로 밝고 경쾌한 분이십니다.

데뷔 40년에 접어든 그녀가 여덟번째 책을 낸 작가로 '얘들아 힘들면 연락해'로 팬들을 만납니다. 막내딸을 유난스레 좋아하신 아버지께서 어린딸에게 많은 책을 접하게 하셨고, 그녀의 뜨겁고 적극적인 열정은 다방면으로 발산되고 있음이 참 보기 좋습니다.
저는 김수미씨가 낸 책을 처음으로 접했는데, 이 책을 통하여 이미 낸 책에 대한 내용이 몹시 궁금해졌습니다. 연기로 다 발산하지 못한 그녀의 끼가 책속에 녹아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주문을 재촉합니다^^
살아온 날을 돌아보며 속깊은 정을 나눈 사람을 등장시키는데, 특히 배우 김혜자씨가 베푸는 신뢰와
사랑에 감동을 받았으며, 김수미씨가 요리로 넉넉한 정을 베풀고 대중사우나에 출입하면서 이웃집 아줌마같음이 참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때론 몹시 여리고 때론 솔직함이 거침없어 오늘 꼭 해야할일, 하고싶은 일을 뒤로 미루지 않는 행동이 충동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실천력이 몹시 부럽기도 했습니다.
치장하지 않은 편한 문장으로 자신의 진솔한 삶과 생각을 솔솔혀게 풀어놓으며 힘들다고 쉽게 포기하는 후배들을 걱정하여 긍정적인 사고를 심어주려는 애정이 담겨있는 책이었습니다.

살다가 힘들다고 느낄때 느린 걸음으로 뒤를 돌아보며 그동안 자신의 삶에 알게 모르게 힘이 되어준 사람, 그리고 나는 모르지만 나를 본보기로 삼고 있은 어떤 이의 힘이 되고 있다는 점을 망각하지 않기를 바라는 은근한 충고를 맛보면서도 친근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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