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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분향소앞에서 떠올린 내가 경험한 역대 국장및 국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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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망설이다가 우리 고장에 마련된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차려진 곳을 다녀왔습니다.
2009년 5월 23일, 투신자살로 생을 마감한 참 독하신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을 접하고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 어이도 없었고 또한 슬픔보다는 실망감이 컸기에 원망스럽기까지 했습니다.
더구나 연예인들의 연이은 자살소식으로 말미암아 그 파장을 감당해야 하는 남은자들의 애타는 심정을 몇차례 경험하면서 자살이 참 비겁하다는 생각마저 들었기에 말입니다.

더한 비리로 재판정에 섰음에도 불구하고 뻔뻔하게 잘 살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보냈다는 메세지처럼 꿋꿋하게 살지 못함을 어리석게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품으로 보아 그 괴로웠던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대통령을 지니신 분이 자신이 그렇게 떠나고 나면 국가의 위신과 그리고 남은자들이 어떻게 할것인가에 대해서 좀더 고민하고 신중하게 처신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기에 마음이 내키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생을 스스로 마감하리라 마음먹기까지 무척 괴로웠을 심정을 헤아리노라니 마음이 너무 아파서 분향소를 찾아가서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어드리고 제 원망의 마음을 떨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차피 가신님 편히 쉴 수 있도록...

방명록에 메모를 남기고 분향소 앞에 서니 옛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게 있었습니다.
 '이렇게 분향소앞에 서는게 몇번째인가?'
그래서 더듬어 보았습니다.

육영수여사때부터입니다. 국민장으로 치루었지요.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행사장에서 총에 맞아 쓰러지신 故육영수여사는 저의 중1시절에 세상을 떠나셨고, 제가 살던 동네에 위치한 학교 강당에 마련된 분향소를 친구와 함께 가서 국모가 죽었다는 서러움을 애통해하면서 부끄러운 줄 모르고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나고...
그후 5년 뒤, 국장으로 치루신 故 박정희 전 대통령도 떠올랐습니다.
1979년 10월, 술자리에서 자신의 부하직원이 쏜 총에 쓰러져 돌아가신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을 접했을 때도, 학교강당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참배했던 기억이 있는데, 향에 불이 잘 붙지 않아서 뒤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에게 참 미안했던 기억이 떠오르며 이때는 울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현직 대통령이었다고 해도 죽음을 맞게 된 장소가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여겨졌을 정도로 제가 자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故최규하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있었습니다. 정상적으로 돌아가신 분이었기에 그때는 마음속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었을 뿐, 분향소는 찾지 않았습니다.

사진에서 느낄 수 있듯이 대도시와 작은도시의 차이는 확실히 규모면에서 달라보입니다.
저 학창시절 기억으로는 예전이긴 했어도 넓은 강당에 꽤 많은 조문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며 북적였었는데, 어제 다녀온 장소는 비교적 조용했으며 아담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고장이 작은 탓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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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민장 기간중인 故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는 예전과 다른 모습으로, 못다한 마음을 메세지로 남긴 것을 볼수 있습니다.
이 꼬마소녀는 엄마가 써놓은 글을 옮겨 적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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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중1때 처음 겪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으로 별세하신 故최규하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벌써 세번째입니다.
일곱살이라는 꼬마소녀가 처음으로 겪는 국민장으로, 분향소를 지켜보게 될 횟수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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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화를 마치시고 애통한 심정을 경건하게 메모하고 계신 진지하신 아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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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이 남기는 메세지와 더불어 많은 시민들이 남긴 메세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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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떠나신 故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마음을 담아 게시판을 수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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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지역에서는 노란 리본에 담고
우리고장에서는 이렇게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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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아줌마세계에서는 이런 생각도 합니다.
 '자존심도 중요하고 의리도 중요하다. 하지만 죽어서 영웅되는 것보다야 자존심에 상처입고 괴롭긴 하겠으나 그건 세월이 약이니 참고 사노라면 남의 욕은 사흘밖에 안간다. 그러니 죽는 것보다는 살아있는 게 더 좋다. 권좌에서 내려왔을때 부귀영화 누리고 잘살려고 더 많은 비리와 더 큰 액수를 챙기고도 오리발 내밀고 수많은 국민들로부터 온갖 욕 다 먹으면서도 꿋꿋하게 잘 살고 있는 전직 대통령을 보면 마음이 더 착잡해진다...'

국장과 국민장의 공통점과 차이점

공통점/
대상자-대통령직에 있었던 사람이나 국가, 사회에 공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
절차-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과 국무회의 심의및 대통령 재가를 거쳐서 결정됨

차이점/국장,
국민장
기간-국장은 9일이내    조기-장례기간관공서 계속게양   경비-전액 국고지원
     국민장은 7일이내       영결식 당일 관공서 게양   일부보조 원칙이나 전액도 가능

국장-박정희 전 대통령
국민장- 김구선생, 육영수여사, 최규하전 대통령 및 이시영, 김성수,신익희,조병옥 외 다수...  노무현 전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