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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리찾아서

철학관 간판이 즐비한 달성공원 앞

결혼 후, 처음으로 찾았던 달성공원엘 택시를 이용하여 도착했을 때는 느끼지 못했었다가 공원안을 한바퀴 돌아보고 여유를 부리며 큰도로까지 걷다가 깨닫게 된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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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표가 그려진 도로 건너편의 가게가 동일업종임을 한눈에도 알아보기 쉽게 시선을 끌기에 기억을 더듬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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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즈막하고 허름해보이는 모습은 예전 그대로이나, 이쪽 도로의 가게는 직업소개소와 더불어 헌책방과 공구가게, 그리고 건강원 등... 비교적 다양한 상점으로 채워져 있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결혼후 20여년만에 찾은 달성공원을 나서며 보게 된 가게의 낯선 간판은, 내 기억의 창고속을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 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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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이렇게 간판까지 내세운 철학관은 없었고, 공원담을 끼고 골목에 난전으로 자리잡은 할아버지, 할머니 혹은 아주머니 몇분이 손금이나 점을 봐주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었다.

언제부터 달성공원 앞에 이런 철학관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는지 알수없지만, 빼곡히 메운 수많은 철학관 간판이 공원주변의 명물처럼 여겨질 정도로 아주 많았다.
알수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삶의 고단함을 하소연하고 싶은 심정의 절박함을 엿보는 듯 마음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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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하면
팔공산 정기?
그 팔공산 정기를 받은 달성공원? ㅎㅎㅎ
 '전국을 통털어 한곳에 이처럼 많이 옹기종이 모인 철학관이 있을까?'
특이하다고 생각하며 수많은 간판을 겨냥해서 담았던 모습을 정리하다가~ 올망졸망 모여든 철학관 뒤로 교회탑이 보여서 참 아이러니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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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건너지 않은 도로쪽에는 무슨 가게가 많았을까?
이 도로주변에는 돼지껍데기를 요리해서 파는 식당과 고래고기를 요리해서 파는 허름한 식당들로 아주 붐비었던 곳인데 지금은 ... 다들 오데로 갔는지 겨우 그 명맥을 유지하는 두어군데 가게만 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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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껍데기 요리

카메라를 들이대는데, 마침 아주머니께서 나오시기에 물어봤더니
요새는 장사 억수로 안된다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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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공원 앞 건너편 도로의 철학관 간판에 혼이 빠진채 몇골목을 지나자, 작은 골목 사이에 보이는 미싱골목...
이 미싱골목은 수십년이 지났건만 예전의 장소에 그대로 존재하며 모처럼 찾는이에게 친근감을, 그리고 익숙하고 전문적인 향수를 느끼며 반갑기까지 했다.

존재하고, 사라지고...
변화의 물결속에서 익숙함과 생소함을 동시에 맛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