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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맛집

추억의 맛을 택배로 받다/고향의 납작만두

결혼과 동시에 떠나온 내고향 대구.
시댁과 친정이 대구라서 가끔 가게 되는 곳이지만, 뭐가 그리 바쁜지 추억이 깃든 교동시장의 먹자골목은 늘 향수속에 젖어만 있고... 찾아가 볼 엄두를 내지 못한 아쉬움...
대구에 사는 친구를 만날때, 말은 가보자고 하지만 좀처럼 시간을 내지 못한다는 게 핑계처럼 여겨지면서 문득 그곳에서 즐겨먹었던 만두가 생각났다.
'납작만두' 혹은 '야끼만두'라고 불렀지^^

직접 만들어볼까? 궁리하는 나를 말리며 딸이
 "엄마, 그렇게 생각나시면 인터넷으로 찾아보세요. 요즘 없는게 없다할 정도로 인터넷에서 다 팔아요^^"
 "맞다. 그 방법이 있었네^^"
그리고 검색. 찾았다!!! ▶바로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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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후, 추억의 그맛이 우리집으로 배달되었다. 이 감격.ㅎㅎㅎ 철없는 애처럼 너무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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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봉지중에 한봉지를 꺼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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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에 기름을 두르고 노릇노릇하게 굽는 납작만두, 이곳에 존재하는 만두와는 모양도 내용물도 확실하게 다르다.
대구에만 존재하는 만두인지 이곳에서는 아무리 찾아도 없던 만두를, 인터넷에서는 찾게 되는 세상이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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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로 빚은 얇은 만두피속에는 아주 소량의 부추와 당면이 있을 뿐, 별 내용물없이 납작하게 만들었다고 해서 납작만두로 불리지만, 친구랑 함께했던 추억의 교동시장 그 먹자골목에는 소녀적 우리모습이 수많은 꿈과 함께 너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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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간장양념장(간장, 통깨, 참기름, 파다진것, 고추가루...)을 솔솔 뿌려 먹거나, 고추장으로 만든 떡볶이양념장을 얹어서 먹는 두가지 방법에는, 엄마로 불리기전 나와 친구들이 나눈 갖가지 사연들이 가슴 뭉클한 감동과 함께 기쁨으로 양념장을 찍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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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얼굴이 떠올려지는 고향을 통해 추억의 맛을 택배로 받을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
딸은 이곳의 김치만두가 더 맛나다고 하지만, 옛맛과 옛사연을 그리워하는 나는 납작만두가 더 맛있다.
내고향의 먹자골목은 지금도 존재할까?
변했을까?
너무 무심했음을 깨달으며 이 만두와 함께 그리움을 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