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리지 않는 자리로(?) 학교앞 전봇대 아래에 화분이 놓여진 까닭은 주민들의 쓰레기배출을 막으려는 시의 배려였음을 알게 되었지만, 한가지 궁금한 점이 떠올랐습니다. 아파트는 쓰레기를 모아두는 곳이 있으며 또한 수거차량이 와서 가져갑니다만 주택이나 상가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는 어떤 장소에 모아져서 치워지는지 의문이 생겨서 주말 오후에 가까운 학교를 중심으로 돌아다녀 보았습니다.
주말에는 불법주차 단속을 하는 교통경찰이 없음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모습들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한쪽의 한줄이 아닌 양쪽으로 늘어선 차량으로 인해서 2차선 도로가 1차선도로처럼 되어 오가는 차량간의 배려가 없으면 도저히 비켜갈 수없는 상황들이 많이 연출되는 것을 볼수 있었고
더구나 이곳은 초등학교 앞, 주정차 금지구역임을 알리는 팻말에도 불구하고 양쪽으로 주차되어 있는 차량주인의 어쩔수 없는 상황을 핑계대는 배짱을 엿볼수 있습니다. 차량흐름에 방해되는 양쪽주차로 곤혹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보행자의 입장인 저는 자유를 누렸습니다.^^
어린이보호 표시판이 떨어져 있는 초등학교 앞의 모습입니다.(시게시판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중소도시인 이곳에도 대도시 못지않게 차량이 엄청나게 증가했나 봅니다. 버젓이 인도를 점령한 차량이 쉽게 눈에 띄는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었기에 별로 신기해 보일 것도 없는데 담아보았으며
중앙분리대조차도 어떤사람의 화풀이인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주택가골목은 골목대로...
도로의 가로수는 가로수대로...
학교앞 표지판기둥은 기둥대로...
도로가 전봇대는 전봇대대로...
불법주차와 함께 불법쓰레기배출로
부끄럽게도 경고문이 있건 말건...
우리들의 삶의 흔적은 참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책상이나 나무판 같은 것은 신고하여 수거비용을 치른 후에 치워지는 쓰레기로 분류되는데... 무작정 이렇게 내다 놓으면 가져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10m가량 오른쪽으로 가면 초등학교 교문이 있는 장소입니다. 이곳 쓰레기는 그야말로 무질서한 채로 버려져 있더군요. 더구나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경고문까지 적혀있었는데 말입니다.
시가지와 가까운 초등학교 담벼락이 보입니다.
디카에 담을까? 말까? 주저하고 서 있는데 마침, 환경미화원아저씨가 수레를 끌고 나타나셔서
"뭐 하는거요?"
하고 저에게 물었습니다.
"수고많으십니다. 상가의 쓰레기는 무조건 이렇게 내놓으면 되는건가요?"
"안되지요. 분리를 철저하게 해서 내놓아야 하는데 이거야 원... 워낙에 더럽게 쌓여서 치우려고 오긴 왔는데..."
"아저씨 요기 배출장소가 아니라는 경고문이 붙여 있는데도 이렇게 쓰레기가 쌓이는 이유가 무엇때문이라고 생각하세요?"
"여기 상가가 들어서서 그렇지요. 이 쓰레기가 이곳에서 나온 걸거요."
"그럼 신고하시면 되잖아요."
"뭐 이런 일로 신고를 해요. 버리는 사람을 본 사람도 신고안하는데... 제대로 분리를 해서 내다놓으면 그래도 수거차량이 지나가면서 수거해가는데 이런식으로 마구 내다놓으면 수거차량이 안가져가서 문제지..."
"어떻게 분리해야 하는데요?"
"매립용과 소각용,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 봉투가 각각 색깔이 다르니 그걸 구입해서 사용하고, 재활용품은 이런 자루에 넣어서 내다놓으면 된다우."
"한가지 더 여쭐게 있는데요. 상가나 주택엔 배출장소로 정해진 곳이 따로 있나요?"
"수거차량이 지나가는 곳이면 가능한데 사거리 교차로 주변에 내다놓는 경우엔 수거차량이 정차하기가 불편할 테니 안될거고 대체로는 도로가면 괜찮을거요. 단, 분리를 잘해서 내다놓아야 하지요."
"수고하십시요. 시민의식이 문제네요^^"
어떻게 손을 써야할 지 몰라 선뜻 손을 못대다가 드디어 쓰레기를 종류별로 분류하기 시작하셨고, 길건너편으로 건너와서 사진을 찍노라니 어떤 아저씨 한분이 다가옵니다.
"뭐하는 거요? 혹시 카파라치로 주차단속용이요?"
하고 묻습니다.
"아닙니다."
"난 또... 정말로 아니요."
"예, 아닙니다. 안심하십시요."
주말오후에는 쓰레기 수거용 차량도 쉬고 교통경찰도 쉬니까 온 시내가 쓰레기와 주차로 도로변을 수놓고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심심찮게 볼 수있는 도로가 가로수, 혹은 전봇대 아래에 놓여진 쓰레기.
이것은 잘 내다놓은 것이랍니다. 하얀 봉투에 담겨진 것은 매립될 쓰레기로 분류되고
빨간 봉투는 소각용임을 알 수 있어서 확실하게 분류된 쓰레기는 수거용차량이 가져간다고 하니 구분을 잘해서 내다놓아야겠지요.
테이프를 붙여서 봉투를 최대한으로 늘려 참 알뜰하게 봉투를 사용했군요^^
얼핏보면 규격봉투를 사용하여 제대로 분리해서 내놓은 것 같지만... 자세히 보노라니 판자도 있고 규격봉투가 아닌 하얀봉투에 싸여서 내다 놓은 봉투도 있군요. 내집 깨끗하게 하고자 하는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최소한 규정된 봉투를 사용하는 양심을 가져야겠습니다.
덩치작은 까만봉투 쓰레기배출은 불법입니다. 이럴 경우, 지정봉투의 쓰레기는 가져가지만 까만봉투는 며칠간 굴러다니다가 손수레를 끄시는 환경미화원아저씨의 손길에 의해서 겨우 치워진다는군요.
불법 주차난과 더불어 불법 쓰레기 배출이 비슷한 장소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서로간에 공범이 되는 위안을 삼기라도 하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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