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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처음 경험해 본, 신기했던 귀로 보는 이혈체험

 

 

우리고장에서 열리는 한방축제는, 가을이면 해마다 열리는데 방문객의 관심에 따라 누리게 되는 혜택이 달라짐을 느끼게 된다.

방문객 중에는 몸에 이로운 다양한 제품에 관심을 두고 체험이나 시음을 한 후 마음에 드는 상품을 구매하는가 하면, 어떤이는 다양한 공연과 전시회를 즐기기 위해 찾기도 한다.

나는 그동안 공연과 전시 관람위주로 즐겼던 방문에서 벗어나, 금년에는 체험위주로 내 몸을 체크하는 데 시간을 투자했다.

 

 

해마다 열리고 있기에 기존에 등장했던 한방관련 상품과 홍보가 재등장하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과 정보가 등장하는 것을 접하노라면 참 신기하다.

 

 

우리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가늠케 되는 행사장에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다양한 체험공간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약간의 비용을 지불한 뒤 체험을 통해 자신의 손을 거친 작품을 보며 성취감을 맛보는 경우는, 대부분 어린이를 위한 체험장이다. 사진은 한방쿠기를 만드는 현장의 모습이다.

 

 

어른들이 주로 머무는 곳에는 기다림의 시간이 소요된다.

자신의 체질을 알아보는 현장인데, 컴퓨터에 저장된 질문에 체크한 후 알아보던 기존방식과는 달리 이번에는 지문을 통해 알아보는 방법이 등장하여 눈길을 끌었다.

 

 

열손가락의 지문이 다 입력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라, 울남편처럼 불의의 사고로 새끼손가락 한마디가 없는 경우는 해당이 안되는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새로운 방법이라 관심이 갔다.

손가락 지문에 장애가 있는 사람은, 실내에 마련된 컴퓨터 설문에 답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체질을 알 수 있는 기존의 방식에 참여하면 된다.

 

 

그리고 각종 약초를 넣은 물에 족욕을 하는 체험공간도 있다.

이 밖에도 실내 체험장소에는, 스포츠 마사지와 침으로 봉사하는 공간이 방문객을 위해 마련되어 있다. 

다양한 체험공간이 있다고 해서 일일이 다 누려볼 수 없는 이유는, 기다리는 시간을 감안해야하기 때문에 방문객이 선택을 해야한다. 나는 이 중에서 금년에 새로 등장한 이혈에 호기심이 갔다.

 

 

 

설문지에 체크해 놓은 다음 차례를 기다렸다.

 

 

한방의 신기한 점은, 얼굴이면 얼굴, 손이면 손, 발이면 발,... 우리 신체 중 일부분을 통해 몸속의 오장육부 건강상태를 체크한다는 점이다.

얼굴만 보는 사람은 얼굴을 통해 그 사람의 건강상태를 알아보기도 하고, 손만 전문으로 하는 사람은 손바닥 지압이나 마사지를 통해 그 사람의 건강을, 발바닥에서도 또 이와같은 현상을 읽어낸다는 것이 너무나 신통하게 여겨졌는데... 금년에는 귀를 통해 건강상태를 알아볼 수 있다니 호기심이 끌리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혈담당 자원봉사자가 내 귀를 보고 나의 성격과 건강상태에 대해 척척 알아맞추는 것을 듣노라니 소름이 쫙 끼쳤다. 내 손에 들린 설문지는 그저 형식에 불과한 듯 보지도 않은 채, 나의 건강상태와 더불어 나의 속마음까지 투명하게 들여다 본 것처럼 놀랄만큼 정확하게 지적했기 때문이다. 

놀라는 나의 표정을 본 자원봉사자가, 자신의 예상이 맞는지 틀렸는지 내가 체크한 설문지와 비교해 보라며 자신있게 권했다. 부정할 수 없는 결과에 놀라 남편 귀를 보는 그 자원봉사자옆을 떠날 수가 없었다. 남편의 성격과 건강상태도 정확하게 맞추는지 궁금해서^^

신통방통했다. 빗나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내가 착각하고 있었던 남편의 성격에 대해 조언까지 얹어주면서 남편을 칭찬했다. 울남편 나에게 우쭐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잠자리에서 가끔 발에 쥐가 나는 경험으로 잠을 설치는 나의 귀에 여러개 붙여진 인기석이란 것이다.(사진참조)

혈액순환을 돕기 위한 도구이긴 하나, 내 경우는 몸이 안좋아서 그렇다기 보다는 이성과 감성이 팽팽하게 맞서 경쟁을 하기 때문에 스스로 괴롭히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편안한 쪽으로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귀를 보고 알아맞추는 쪽집게 같은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 앞의 아주머니가 왜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 자리를 떠났는지 짐작이 되었다. 

 

이혈(귀침)이란 무엇인가?

약 2,500년전 중국의 의학서인 황제내경에 수록되어 있으며 주로 황실에서 행해져 오던 학문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 91개의 반응점을 인정한 학문이기도 하다.

귀에는 우리의 내장 기관인 오장육부 뿐만 아니라, 우리인체 모두에 해당하는 반응점들이 분포되어 있다. 반응점을 고르게 지압하면 경락을 따라 우리 인체에 전해져서 경직된 부분을 풀어주고 치유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이 지압을 계속하는 행동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조그만 알갱이 인기석을 첩압하기만 하면 음이온을 발산시켜 스스로 운동을 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기석을 첩압하면 인체에 쌓여있던 어혈이 소변과 땀으로 배출되어 피로회복과 다이어트효과에도 좋은데, 다이어트시 요요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혈액순행에 도움을 주고,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원료로 기석을 만들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할 수 없는 현대인이나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는 좋은 대체의학이다.

도구가 간단하여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첩압할 수 있다.

만성두통, 집중력, 치매예방, 성장판 자극, 소화불량, 호르몬분비, 심장질환, 피로회복, 비만, 변비, 혈액순환 등 건강에 많은 도움을 주는 학문으로 알려져 있다.

 

학창시절 유별나게 학생의 귀를 잡아당기는 것으로 벌을 주던 선생님이 떠올랐던 현장이다.

나는 그 선생님께 귀를 잡혀 본 적이 없었지만, 경험한 급우 중에는 아프다고 투덜거리는 아이와 정신이 맑아진다거나 시원하다고 웃어넘기는 아이도 있었다. 

귀바퀴를 세군데로 나눠, 위로 옆으로 아래로 잡아 당겨주는 것도 마사지의 일종으로 자극이 되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이혈 자원봉사자의 조언을 듣노라니,

 '선생님도 이혈에 대한 상식을 갖고 계신분이었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몸은 우리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환경탓도 있고 또는 안타깝게도 수술로 기의 흐름을 막아버린 경우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의 마음을 잘 다스려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임을 다시금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