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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여행

세계문명전, '그리스의 신과 인간' 관람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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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인 대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그리스 유물 중 핵심적인 작품 136점을 엄선해 전시하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 다녀왔습니다. 원반던지는 사람을 비롯하여 헤라클레스 두상, 헤라의 두상, 청동 제우스상, 아프로디테상 등 고대 그리스 문명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물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 자리로, 고대문명의 발생지이자 올림픽의 고향인 그리스의 고대유물을 실물로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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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사진촬영금지라 팜플렛에서 옮겨보았습니다.

1948년 런던올림픽 포스터의 메인이미지로 쓰일 만큼 대영박물관이 자랑하는 최고 걸작 '원반 던지는 사람', 예전에 책을 통해 볼때는 참 멋지다고 생각되었던 조각의 근육이었는데, 요즘은 운동으로 잘 다듬은 몸매를 뽐내는 연예인의 등장으로, 감탄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제 눈이 높아졌음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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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그리스 문명의 유물임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박물관에서 옮겨온 것이 아니라, 대영박물관에 전시된 작품을 옮겨온 것이라는 것이 씁쓸했습니다. 우리나라 유물이 우리나라 허락도 없이 아닌 다른 나라로 옮겨져(약탈) 전시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 탓입니다.
사람들은 많았지만 워낙에 공간이 넓어서 그런지 전시실이 붐비지 않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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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권을 구입하고, 가이드가 되어줄 오디오를 빌린 후 이어폰을 한개씩 나눠 꽂은 우리모녀는 전시실에서 꼭 붙어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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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교과서를 통해서 보던 유명한 화가가 그린 그림전시나, 조각전시를 통해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누릴 때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벅찬 기쁨을 맛보게 되는 저, 전시관에 들어서기전 딸에게 물었습니다.
 "딸~ 기분이 어때, 가슴이 마구 뛰지 않아?"
 "뭐 별로.."
잉 이런 대답을 바랐던 게 아닌데... 나중에 알고보니 딸과 저의 생각이 달랐던 것입니다.
저는 대영박물관에 갈 기회가 없을테니 이렇게라도 볼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흥분되었던 반면, 울딸은 직접 가서 봐야지 더 좋다는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세대차인지? 아니면 마음의 여유탓인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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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는 인간과 동물 이외에 또 다른 초자연적인 존재가 등장하는데, 이들 모두는 전체든 부분이든 인간의 모습을 띠고 또한 그들사이에는 위계 질서가 뚜렷함을 알수 있습니다.
불멸의 신들이 있고, 괴물도 있고, 인간과 동물이 결합된 생물도 있고... 흥미롭게 읽은 책의 영향으로 조각품들이 매우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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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의 두상

사람이 만든 조각품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보다 신이 우수함을 나타내기 위해 머리를 사람의 두상보다 크게 만들었다네요. 오랜 세월을 견딘 연륜을 나타내듯 고질고질해 보이는 헤라의 두상도 이상이 생겨 앞모습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뒤에 묶은 머리가 떨어져 나간 자국을 남긴 유물입니다.
이처럼 어느 한 부위가 떨어져 나갔거나 약간 변형된 모습으로 복제된 유물도 있음을 알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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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붙은 글귀를 읽으며, 신과 엄마는 동격? 그럼 어머니의 두상도 신의 두상처럼 크게 만들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더군요. 신과 인간. 동격일 수 없는 줄 알면서도 비슷한 갈망을 엿볼수 있지요.

큰 조각품도 있었지만 아주 작은 조각품도 많았으며, 그 나라만이 고유하게 가진 색감과 그 시대의 사람들 생활모습이 그려진 도자기(?)에서 삶의 다양한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신기하여 감탄도 했지만, 낯뜨거운 작품도 있어서 딸과 함께 관람하면서 민망하기도 했던 그리스 유물을 통해 다른 세상의 풍부한 상상력과 섬세한 예술성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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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회식술잔(마스토스):젖가슴 형태의 술잔

기발하고 독특해서 팜플렛에서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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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그리스~!
하면 올림픽을 빼놓을 수 없지요.
고대 그리스인은 신체를 단련하고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사회적 의무라고 여길 만큼 운동을 소중히 여겼다고 합니다. 이로 말미암아 세계인의 화합적인 참여로 축제의 장이 되는 시간을 4년마다 갖게 되었지요.
아무리 찬란한 문화를 가졌어도, 인간세상에선 존재하지 않는 영원이란 단어가 새삼 아프게 다가옴은, 얼마전 경제위기를 맞은 그리스소식이 떠올라 유물이 슬프고 안쓰럽게 여겨지기도 했지만, 우리모녀에겐 추억하나 더 만든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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