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다한생각

내 나이 쉰, 여자에게 지천명은 어떤 의미일까?

子曰 - 공자가 말하기를
吾十有五而志于學 - 나는 나이 열다섯에 배움에 뜻을 두었고
三十而立 - 서른에 그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
四十而不惑 - 마흔에는 어디에도 미혹되지 않았고
五十而知天命 -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으며
六十而耳順 -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들으면 그 이치를 깨달아 곧바로 이해하게 되었고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1. 志學(지학) : 15세. 志于學  2. 弱冠(약관) : 20세
 3. 而立(이립) : 30세
 4. 不惑(불혹) : 40세  5. 知天命(지천명) : 50세  
 6. 耳順(이순) : 60세
 7. 還甲(환갑) : 61세,
     回甲(회갑), 華甲(화갑)

 8. 古稀(고희) : 70세
 9. 喜壽(희수) : 77세
 10. 米壽(미수) : 88세
 11. 白壽(백수) : 99세
 


불혹이라 불리는 '마흔'에는 어디에도 미혹되지 않고...
하지만 저는, 마흔 중후반에 재테크 좀 해보겠노라며 펀드와 주식에 미혹되어 손해를 보다 금년에 쉰을 맞았습니다.
쉰의 나이를 '지천명'이라 하여,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된다는 데...
의지와 상관없이 세월가면 저절로 늘어나는 나이... 해놓은 일도 없이 그저 나이만 잔뜩 먹은
저는, 도무지 그 깨달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무지가 정말 두렵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표현에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결코 나이가 숫자로만 볼수 없음을 느끼게 되니 요것이 문제입니다.^^

ㅣ. 집안일에 느긋해진 여유
매일 청소하고, 빨래하고, 정리하지 않으면 조바심내던 습관은 어느새 무너지고, 바쁘거나 몸이 피곤하면 다음으로 미루기도 하고, 때로는 한꺼번에 몰아서 하게 되는 일상의 변화를 느낍니다. 그저 생활에 지장받지 않을 정도로만 하고 살자로 바뀐 저는, 가끔은 집안일이 귀찮아질 때도 있습니다.

ㅣ. 엄마배는 튜브배(나잇살)
작년부터 허리가 아픈 관계로 운동을 접은 탓도 있겠지만, 슬금슬금 중부지방에 주인의 허락도 없이 터잡기 시작한 쓸데없는 살이 붙어 도무지 떨어질 줄 모릅니다. 인생선배언니들이 아무리 운동을 해도 잘 빠지지 않는 뱃살로 인해 옷을 입어도 맵씨가 나지 않는다고 불평하던 푸념을 이해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요것이 나잇살이라는 것이랍니다. 제게도 나잇살이 붙어서 우리애들의 놀릿감이 되고 있습니다. '엄마배는 튜브를 닮아가고 있어요^^'
이에 못지않게 불어난 몸무게로 인해, 이젠 숫자상의 몸무게로는 한성질보인다는 말은 듣지 않게 되었습니다.

ㅣ. 아픈곳이 생겨남
마음은 청춘입니다. 그리고 생각도 아직은... 으로 여기며 사는데(애들이 보기엔 생각도 늙었다고 하지만요^^)... 철없이 살려는 저에게 몸이 나이를 일깨워주기라도 할 듯이 자꾸만 신호를 보내오니 서글픔을 느끼게 됩니다.
시력에도 변화가 왔고, 사소하지만 몸도 아픈곳이 여기저기 생겨나 불편을 겪게 합니다.

ㅣ. 갱년기 신호탄
사람마다 시기가 다르다고 하지만, 제 경우엔 나이 쉰에 겪는 가장 큰 충격이, 여성호르몬 변화인 것 같습니다.
친구 중에는 이미 겪은 후 그 터널을 빠져나온 이도 있고, 아직 겪지 않은 친구도 있지만, 저는 이제 시작으로 처음 겪는 일인지라 느긋해진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예민해짐을 느끼게 됩니다.
규칙적이었던 생리가 이상징후를 보이는 바람에 지난번에 병원갔다 왔는데, 그후 또 다른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갑자기 양이 늘어나 저를 지치게 합니다.
이즈음 나이에, 불규칙한 생리를 경험하게 되는 이유로는 갱년기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야한다는데요.
 
여자에게 지천명이란?
여성호르몬의 변화로 말미암아 여성답지 못한 중성같은 몸과 마음이 된다는 의미를 깨달아야한다는 것일까요?
이미 경험한 친구의 경우, 갱년기우울증인 줄도 모르고 이유없이 사는게 힘들었고, 이유없이 그냥 눈물 흘리며 잠못드는 밤이 많았노라고 했습니다.
저는 아직은 그런 증세가 없지만 여자나이 쉰은, 몸의 변화를 가장 크게 느낌으로써, 변화후에 맞게 될 다른 느낌의 삶을 준비해야 함이 하늘의 뜻으로 이해해야한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지 못할 그 심오한 의미가 저를 짓누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