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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놓인방

맥도날드화 시스템에 젖어든 사회를 지적하는 통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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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책상위에서 눈에 띈 책이다. 좀 뜻박이라서 놀랐다. 이유는...
어린시절 딸은 한글을 너무 빨리 뗀 덕분에(?) 엄마인 나는 딸에게 동화책 읽어주는 것을 소홀히 하고 어린딸이 스스로 읽고 이해하기를 바랐던... 너무 앞질러간 엄마였다. 나의 앞지른 판단으로 인해 딸의 중학교시절에 느낀 것은 우리딸의 독서능력이 나이에 비해 좀 어리다는 판단이 섰고, 뒤늦은 후회를 하면서 딸에게 미안해진 엄마였기에 이책을 보는순간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딸이 이책을 읽고 소화할 능력이 있었나......@.@(내가 우리딸을 너무 무시했나 ㅋㅋㅋ)

이 책을 읽기 전에 딸에게 물어보았다.
 "이 책을 어떻게 구하게 되었니? 너의 취향하고 어울리지 않는 듯해서 말이야^^"
 "학교선생님께서 권하시기에 구입했어요."
 "읽을만 했니?"
 "예. 다 읽지는 못했지만 읽은 만큼은 이해했어요."
 "엄마몰래 우리딸 독서연령이 업그레이드됐나 보네^^ 그래 읽은 부분까지의 느낌은 어땠어?"
 "선생님께서 소감을 물으시기에 '물들어진 사회의 시스템에 빠져들지 않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본 내용이 저랑 비슷해서 너무 좋았어요' 라고 대답했더니 선생님이 조옴 놀라는 눈치였어요 ㅎㅎㅎ"
 "비판적이라... 나이들어보면 엄마처럼 비판적이기 보다는 둥글둥글한 삶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될거야. 난 우리딸이 비판적인 시각보다는 모두다 포용하는 따스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엄마처럼 이래도 좋다 저래도 좋다는 식으로 주어진 환경에 만족함으로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다들 엄마처럼 생각하면 이 사회는 발전이 없을지도 몰라요.ㅎㅎ 그러니 젊을때는 비판적인 사고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에고-_-;;; 우리딸 참 많이 컸네."

말이 된다. 고등학생이 된 딸.
내심 독서연령이 어리다고 걱정했었는데 책을 읽은 후기를 대화로 이끌수 있음이 대견스러워서 너무 감사했다.

이 책은 맥도날드하면 떠올리는 햄버거, 그리고 패스트푸드 산업의 원리를 이끌고 있는 시스템에 대한 장단점을 열거한 후에 비판적인 시각으로 잘못된 점을 꼬집고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그렇다고 단순하지는 않았다. 단순한듯 하면서도 단순하지 않고 복잡한듯 하면서도 복잡하지 않은... 읽으면서 현재 독자가 처한 상황과 빗대어 보면 한층 더 매력을 느끼게 하는 내용이 열거되어 패스트푸드산업 시스템의 합리성에 젖어사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했다.
못느끼면서 물들어가고 있고... 그리고 당연한 듯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공감하면서 글쓴이가 지적하는 시각따라 우리도 한번쯤 주변을 돌아보며 비판적인 사고로 접근해 보는 여유도 누려봄직하다고 생각하며 웃음을 지어보았다.

용기가 있다면 자신이 처한... 이를테면 직장? 후훗^^ 시스템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며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선택을 하느라 고심해보는, 다소 엉뚱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봄도 그리 나쁜그림은 아닌듯 한 착각(?)에 빠져들게 하는 신선함을 맛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삶의 시작에서 끝남까지 그리고 사는 동안에 겪게 되는, 혹은 역사적으로 이미 거친 과정을 통해서 우리삶에서 감춰진 듯한 여러가지 모습과 생각들을 다시금 들춰보게 하는 시각을 가져보라고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음을 느끼며 약간은 떨림으로 주변을 돌아보게 했다. 그렇다고 내가 그리 변할거리는 없지만... ㅎㅎ
이 책에서 느낀 신선함을 뒤로 하고 씁쓸한 기분도 들었음은 우리네 대부분의 인생이 소모품같다는 서글픔이 묻어나기도 해서 유쾌하지는 않았다.

도전할 수 없으면 그냥 묻혀사는 삶도 자족으로 행복할 수 있을테니까...

▼ 아래의 글은 책에서 옮긴 글이다.

무엇보다도, 맥도날드화된 체계를 일상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이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맥도날드화의 쇠 감옥에 갇히지 않으려면, 할수있을 때마다 합리화되지 않은 대안을 모색해야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란 쉽지 않으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합리화되지 않은 대안을 찾아내고 이용하는 것보다는 맥도날드화된 사회의 여러 측면들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더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맥도날드화를 피하기 위해서는 여간한 노력과 주의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아마도 가장 극단적인 조치는 짐을 싸들고 고도로 맥도날드화된 미국사회를 완전히 떠나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는 아니더라도 많은 사회들이 합리화 과정이 진척되었거나 진척되고 있다. 따라서 다른 사회로 옮겨가도 약간의 시간을 벌 뿐, 결국에는 내용이 조금 다른 맥도날드화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과학적 관리는 노동자들을 한층 더 통제하는 체계를 낳았다....... 더구나 단순노동직에.....

너무 알아서 병이 될것 같으면 차라리 몰라서 약이 되는 쪽도 괜찮으리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미흡하나마 모처럼의 독서후기를 마무리한다.

토토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