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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이번 해외여행 휴유증의 원인이 된 킬링필드

 

해외 관광여행으로 캄보디아와 파타야를 다녀온 지 닷새가 지났건만, 저는 좀처럼 여독을 풀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편을 여행으로 비행기 태우겠다는 저의 작은 바람도 이루었고, 부부애를 새삼 확인한 뜻깊은 여행으로 참 즐거웠던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뜻하지 않은 두통과 구토증세에 시달리며 블로그 복귀도 늦어졌습니다.
이동중에 겪게 될 멀미증세를 대비하여 키미테를 이용했습니다. 덕분에 여행 중 멀미는 없었기에 편했는데... 여행을 다녀온 후에 멀미같은 증세를 보여 어이가 없네요. 빡빡한 일정과 이동거리가 멀었던 탓에 무척 피곤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잠을 충분히 청하면 회복하는 데 문제가 없으리라 여겼는데, 잠도 쉽게 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시간이 길어져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금방 잠들지 못하게 된 원인은 캄보디아 관광을 통해 본,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사람들의 유골을 본 참상때문인 듯 합니다.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 있는 킬링필드에 비하면 작은 규모라고 소개하며 계획된 프로그램에는 없었던 곳을 가이드가 안내했습니다.


킬링필드
는 1975년~1979년.
캄보디아의 사회주의 공화국(민주 캄푸치아) 시절에 크메르 루즈라는 무장단체에 의해 저질러진 학살로, 3년 7개월간 전체 인구 700만 명 중 200만 명에 가까운 국민들이 억울하게 희생된 사건으로, 영화로 만들어져 알려지기도 했지요.
영화로 보면서도 그 잔학상에 놀라며 소름 끼쳤는데 실제의 유골과 가이드의 자세한 설명, 그리고 희생자의 고문당하는 사진을 보노라니 꾸역질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더구나 이 시기에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을 9살~12살 사이의 어린 아이를 시켜 죽였다는 가이드의 설명은 더 끔찍한 상상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 당시에 동원되었던 어린아이들이 지금은 4,5십대의 어른이 되어 정신병자가 되었거나 자살로 불행한 삶을 마감했다니... 그 당시의 공산당 지도자 폴 포트의 잔인함에 치가 떨렸습니다.


기업인, 유학생, 부유층, 지식인, 구 정권의 관계자, 심지어 크메르 루즈 내의 친 월남파까지도 반동분자로 몰아서 학살했다고 합니다. 권력의 일인자가 되기 위한 정치인의 야망은 잔인하지 않으면 안되나 봅니다.
세계 역사를 통해 볼때에 폴 보트외에도 이와는 다르지만 비슷한 일을 벌인 야욕의 지도자들이 평민들을 괴롭히고 희생시킨 사례가 있지 않습니까...


위령탑이라고 해야 할까요.
사방으로 보이는 유리창안에는 해골이 무수합니다.
수도 프놈펜에 가면 해골을 즐비하게 전시해 놓은 곳이 있다고 하더군요
이에 비하면 아주 작은 규모라는 가이드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저는 좀처럼 이 장면을 머리에서 지우지 못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잠을 자려고 눈을 감으면 이곳의 유골을 봤던 장면과 희생자들을 죽일 때 사용했다는 슈거팜나무가지가 자꾸만 떠올라 무척 괴롭습니다.



제가 설명을 너무 잘 들었나 봅니다.
대충 흘렸더라면 좋았을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씨엠립에 있는 앙코르왓입니다.
불가사의한 7대 세계 유산 중에 하나이기에 꼭 보고 싶었던 곳입니다. 건물은 참 기이하게 생겨 신기했습니다.
이곳에 심어진 나무들이 제 눈에는 대부분 야자수로 보이지만, 그중에 유별나게 가지가 거칠고 험상궂게 생긴 나무가 있는데,

슈거팜나무라고 합니다.


이 날카로운 가지를 잘라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9살~12살) 손에 쥐어 놓고


폴 보트 정권은 사람을 죽이는 데 이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상의 끔찍한 내용을 여행후기의 한조각으로 블로그에 기록함으로써 제 머리에서는 지우고 싶습니다. 여행 후의 또 다른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으며 정말로 간절하게 저를 괴롭힌 이 끔찍한 장면을 다시금 떠올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간 잠을 청할 때마다 자꾸만 떠올라 고통스러웠던 이 내용이 거짓말처럼 묻혀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