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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남자애만 받던 나, 여제자가 더 좋아진 이유 제가 집에서 초등생 학습도우미로 활동한 지도 꽤 되었나 봅니다. 저보다 작았던 아이들이 성장하여 찾아오는 걸 보면서 새록새록 깨닫습니다.^^ 울아들 덕분에 얼떨결에 공부방샘이 되었을 초창기 때에, 저는 남자애들 위주로 받았습니다. 제가 옛 어르신들처럼 남아선호사상이 있어서 그랬던 것이 아니라, 남자형제들 속에 자란 영향탓인지, 여중고를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여자애들의 변덕이나 남을 흉보는 수다 등이 싫었던 저는, 선머슴같은 기질이 있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을 여자애들의 푸념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혹시 못마땅한 점이 있어 꾸중을 하면 그 자리에서 쿨하게 훌훌 털어버리거나 불만이 있으면 저한테 직접 이야기하는 성격의 애들이 저는 더 좋았기에 남자애들과 잘 통할 것으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이건 제.. 더보기
여고 졸업식을 마친 딸이 가장 먼저 간 곳 금년에 여고를 졸업하는 딸에게 "졸업선물로 무얼 해줄까?" 하고 물었더니 피시시 웃으면서 "졸업식에 오실거죠?" 하고 묻습니다. "그럼 당연히 가야지." "엄마, 그러면 졸업식 끝나고 말씀드릴께요.^^" "왜? 지금 말하면 안되니? 미리 준비하면 좋잖아^^" "어차피 저랑 같이 가야해요." 무엇을 원할려는지 무척 궁금했지만, 물을수록 연막전을 더 치는 것 같아서 접었습니다. 어제 졸업식은 빗속에서 거행되었고, 식을 마친 아이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강당안은 북새통을 이루던 중에 우리딸이 얼른 가자며 제 팔을 당깁니다. "사진 좀 제대로 찍고 가." "갈 때가 있는데 애들 많아지기 전에 얼른 가요." 딸에게 이끌려 간 곳은 뜻밖에도 화장품매장이었습니다. 지난해 딸의 생일선물로 친구들이 스킨과 로숀선물을 하기 .. 더보기
딸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는 '스승의 날' 말도 많고, 탈도 많아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스승의 날'은 존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자녀가 맞이하는 스승의 날이 엄마가 맞이하는 스승의 날이라는 부담감에서 해방되니까 몇년간 스트레스 받는다고 해서 스승의 날을 아예 없애자고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아낙입니다. 초보학부형으로써 처음 맞이하는 '스승의 날'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엄마가 받는 스트레스는 꽤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며 아이가 자라는 동안 엄마도 적응력을 갖추게 되고 또한 여유있는 시선으로 선생님 보는 안목도 갖추게 됩니다. 초보시절에는 먼저 경험한 엄마들이 전달하는 정보를 무조건 믿고 선생님을 대하는 선입견때문에 힘들어하지만 고학년이 되면 그런 사슬을 스스로 끊고서 내.. 더보기
중학생이 될 여제자에서 줄 '퀼트필통' 만들기 팔꿈치가 아파서 병원에 물리치료 받으러 다니며 팔을 아꼈더니 그나마 좀 나아졌습니다. 내년에 중학생이 되면서 공부방을 떠나게 될 6학년 여자아이로는 유일하게 단 한명. 일하는 엄마를 둔 아이는 2학년때부터 저랑 함께해서 정이 듬뿍 들었습니다 ㅠ.ㅠ 저를 믿고 맡겨주신 아이엄마와 그동안 잘 따라준 아이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며 이 아이에게만 줄 특별선물로 필통을 준비합니다. 수제품에 대한 소중함을 모르는 남자아이들에겐 비밀로 하고ㅋㅋㅋ 퀼트필통으로 조각천 잇기의 재미를 생략하고 꾸밈없이 원단 자체의 무늬를 살려 여자아이의 이니셜만 실로 새기고 아주 초보적인 수준으로 퀼트필통을 모처럼만에 만들었습니다. 지난번에 사용하고 남은 이쁜 무늬배합의 천이 있어서 활용했습니다. 사진편집 과정에서 두장을 실수로 지워버렸는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