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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책에 대한 독서후기를 연달아 두 편 써보기는 지금껏 살면서 공개적으로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초등시절에 담임선생님의 열정적인 가르침에 의해 같은 책에 대한 감상문을 여러번 습작한 적은 있었지만요.^^



저보다 앞서 교수님의 추천에 의해 이 책을 접한 우리딸, 너무 큰 감동을 받아 생각이 많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던 책입니다. 현직 교수의 시각으로 요즘의 젊은이들이 겪는 갈등과 고민, 방황에 대해 공감하며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이 책은, 젊은 그대 뿐만 아니라 청년기 자녀를 둔 부모님이 읽어도 좋을 책으로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저는 흥분했습니다.
왜냐하면, 제 젊은 시절에 겪었던 고뇌가 떠오르면서 제목만으로도 무척 공감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주변환경이 제 꿈을 방해했고, 현실과 타협하기까지 무척 힘들었던 시절을 겪었던 저의 청춘이 뒤늦게나마 위로받으며, 꿈과 다르게 살고 있는 저의 현 위치에 대해 변명이라도 들어 줄 듯 위안이 되었습니다.

우리딸 2번을 정독해서 읽었다는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 책을 읽은 후 용기를 얻은 딸, 유럽배낭여행을 떠날 결심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딸 유치원시절, 유치원에서 입학생들에게 기념으로 만들어 준 통장에 친인척들이 주는 세뱃돈이나 용돈을 차곡차곡 모았습니다. 그리고 딸입장에서 목돈이라 여겨질 정도가 되면, 저에게 정기예금통장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딸은 어릴적부터 자신의 이름으로 된 두 개(보통.정기)의 예금통장을 지녔지요.
이후 초.중.고시절에도 이어져, 용돈을 주면 맨먼저 통장에 다 넣고서는 절제된 생활을 했습니다. 목적은 대학생이 되면 재테크를 하겠다는, 아이답지 않게 생뚱맞은 생각을 했습니다.

대학생이 되자, 저한테 맡겨두었던 정기예금 통장에 대한 안부를 하면서 조만간에 그 돈으로 주식을 할거라고 했습니다. 이유인즉, 원금은 절대로 사용하지 않고 주식으로 불린 돈을 사용하겠노라는 것입니다. 이런 야심(?)은 울딸 초등시절에 본 '펠릭스는 돈을 사랑해'라는 책의 영향이 컸던 거 같습니다.
딸의 이같은 야심은 제가 말렸습니다.
 "대학생이 주식에 정신 팔리면 공부는 언제 하냐고..."
 "방해되지 않게 할수 있다고..."

 "네 등록금 못줄 상황도 아닌데 왜 그러니? 다 때가 있는 법이야. 나이에 맞게 할 것은 하고 살았으면 좋겠어. 엄마는 그렇지 못한 환경으로 인해 억척스럽게 살아서 그런지 너희는 최소한의 것은 누리고 살기를 바래."
 "그럼 그 돈은...?"
 "그 돈으로 지금 나이에 맞게 할 수 있는 거라면 여행이지."


시시때때로 제가 권할 때는 끄떡도 하지 않던 우리딸을 변화시킨 것이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 책입니다. 유치원시절부터 알뜰하게 모아 몇백만원 되는 돈을 여비로 하여 유럽배낭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한두해 모은 것도 아니고 강산이 변하는 세월을 넘기도록 모은 것이니, 선뜻 목돈을 사용한다는 게 딸에게는 용기가 필요했기에 무척 고민이 많았다고 하면서, 제 의견을 물었고 저는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그동안 사고 싶은 거, 갖고 싶은 거... 많았을 시절에 인내하며 고스란히 통장에 모으는 것에만 열중했던 딸의 지난 날이 너무 안쓰럽게 여겨졌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에 딸의 결심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이런 기회가 자주 오지 않으니 돈 아깝다 생각지 말고 다녀와. 나중엔 돈으로 여유가 있어도 젊음과 시간이 뒷받침 안되고, 그리고 느낌과 생각이 다르잖아. 잘 생각했어. 부족하면 엄마가 도와줄께. 재테크는 나중에 사회인이 된 후에 하도록 하고..."
 

재테크도 좋지만, 우선 자신에 대한 투자를 먼저 생각하라는 조언을 받아들인 딸은, 이번 여름방학을 해외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여권을 만들고, 국제학생증을 만들고, 필요한 거 이것저것 혼자서 차곡차곡 준비하더니 이달초에 한국을 떠나 파리를 거쳐 오늘은 네덜란드에 머문다고 알려왔습니다.  
해외여행을 결심한 우리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파리에서 합류하여 우리딸이 한국행 비행기를 탈 때까지 동행해 주실 것을 약속하신, 우리모녀가 믿는 그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비행기, 기차, 숙소 등등.., 모든 것을 인터넷을 통한 예약으로 이루어짐을 신기하게 지켜보았네요. 소중하게 모은 목돈의 낭비를 막고 알뜰하고 보람된 여행이 되도록 인터넷 검색을 통해 비교하며 애쓰는 딸의 모습을 보며 대견스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습니다.

자기주장이 강한 우리딸을 위로하고 변화시켜 준, '아프니까 청춘이다' 를 통해 알게 된 지은이 김난도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딸의 여행이 앞으로의 삶에 어떤 형태로든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TAG 감사, 결심, , 목돈, 밑거름, 아프니까 청춘이다, 알뜰한, 여행, 용기, 용돈, 재테크, 저축, , 추천, 투자, 해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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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갱님 2011.07.11 09: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책은 좋은 변화를 일으키는 군요

  2. Favicon of http://blog.daum.net/kailang BlogIcon 아는 여자 2011.07.11 16: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추가해야겠어요~

    잘 읽고 갑니다^^

  3. 2011.07.11 17: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totobox.tistory.com BlogIcon 『토토』 2011.07.13 08: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좋은 기회지만 요즘 안구건조증으로
      원하는 만큼 제가 블로그에 정성을 쏟지 못하는 실정이라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함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4. Favicon of http://www.profi-fachuebersetzung.de BlogIcon 도이치 2011.07.11 22: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귀 하나하나가 와닿는 느낌입니다. 꼭 한번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5. Favicon of https://tvsline.tistory.com BlogIcon 카라의 꽃말 2011.07.12 09: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왠지 마음에 와닿는 글이네요...
    조금이라도 젊어지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즐거운 하루 되세요!

살면서 남의 돈 빌리지 않고 사는 것도 참 감사한 일이지요.
없으면 없는대로... 있을 때까지 버티기 작전으로 오늘날에 이르른 우리부부는 우리가 번 돈도 소중하지만, 남의 돈도 아주 소중하게 여깁니다.

우리부부는 한번도 남에게 많은 액수의 돈을 빌려본 적이 없습니다.
신혼때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지만, 절대로 내색하지 않고 위기를 극복하며 모으기에 힘썼기에 가까운 친지조차도 우리의 힘든 사정을 모르게 했습니다.
약간의 푼돈으로 금방 사용해야하는 데 통장에는 있고, 수중에는 없을 시에 빌려서 사용하고 금방 되돌려주는 정도는 했지만...
그래서인지 우리에게는 돈이 있는 것으로 남에게 인식되는가 봅니다.
때때로 돈빌려달라는 청을 듣게 되는데...

남편은 아주 신용이 좋은 친구거나 친지가 아니면 돈거래는 안하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게 되는 경우는, 혹시라도 못받을 경우를 생각해서 못받아도 안아깝다는 수준의 사람과 금액이 건네집니다. 친지의 경우 못받은 경우도 있지만
『 돈잃고, 사람잃고...』
라는 어르신의 교훈이 유익함을 상기하면서도 제가 가끔씩 어기곤 합니다. 그리고 이내 후회하는 경험을 몇번 했습니다.
제가 최근에 한 벗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두어번 거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 친구, 아주 급하게 빌려가는데 그것도 능력처럼 느껴질 정도로 너무나 다급하게 몰아세우는 바람에 제가 혼란속에 대답을 합니다. 그리고 무엇에 홀린 듯 돈을 내어주고는 되돌려 받아야하는 약속날짜를 어기는 통에 노심초사한 적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친구가 돈 빌려달라고 할 때 어떻게 대처합니까?
더구나 두어번의 거래로 신뢰할 수 없는 친구가 아주 급하게 필요로 할 때 말입니다.
말은, 서로 필요할 때 빌려주기도 하고 빌리기도 한다지만, 대부분의 경우 꼭 빌리는 사람이 빌리게 됨을 알수 있습니다.
돈거래에 있어서 우정을 앞세울 게 아니라, 차라리 자존심을 앞세워 웬만하면 서로 곤란한 상처를 남기는 돈거래는 하지 않았으면 하는 저의 바람과는 달리 이 친구는 가끔 저를 이용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존심 내세워야 할 그룹의 친구에게는 절대로 돈 빌려달라는 이야기를 못한다고 친구 스스로 저에게 고백하면서도 빌려줄 것을 간청했습니다. 갑자기 목돈도 없는데 참 곤란했습니다.

힘겹게 넣는 적금과 보험으로 목돈이 없노라 했더니 이 친구曰
보험약관 대출받아서 좀 빌려달랍니다. 그 대출이자는 자신이 갚겠노라고...
얼마나 급했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어안이 좀 벙벙한 가운데서도 난 한번도 해본 적이 없노라 했더니 전화 한통이면 바로 된다는 방법까지 가르쳐줬습니다.
급박한 사정으로 매달리는 바람에 긍정적인 대답을 하고, 그야말로 홀린 듯 보험사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전화를 걸기 전에 남편과 상의를 해봐야하는 상황임을 잊고 있었다는 게 저의 실수였습니다만... 다행스럽게도 대부분 남편이름으로 된 것이라 제가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생각할 시간을 할애하게 되었고, 친구에게는 미안해졌습니다만 되짚어 보게 되었습니다.

친구는 왜 갑자기 목돈이 필요했나?
비자금으로 주식투자했다가 재미를 본 친구는, 남편이 아는 목돈을 상의도 없이 주식에 투자했고, 현재는 가격이 다운된 상태라 팔수없는 상황인데 꼼꼼한 남편이 그 돈을 챙기는 바람에 갑자기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낮에 있었던 이 일을 울남편에게 이야기했다가 저는 혼이 났습니다.
남편과 상의없이 주식투자한 친구의 위기(?)를 모면시키고자 긍정적인 대답을 하고 돈을 빌려주고자 했던 저의 우정은 가상하나, 저 또한 남편과 상의하지 않고 목돈을 빌려주고는 못받을까봐 노심초사하다가 행여나 그 친구처럼 위기를 맞았을지도 모를 처지... 친구는 다운된 주식으로 노심초사하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될것을 감추려고 노력한 친구의 좋지 않은 행동을 닮고 있다고 핀잔을 줬습니다.
일이백 단위도 아니고 거금을 감정에 치우쳐서 혼자서 결정하려고 했던 저는 반성하며 남편의 핀잔과 훈계를 진심으로 달게 받았습니다.

우리 부부 이렇게 매듭지었는데 저녁에 친구에게서 다급한 문자가 왔습니다.
울신랑을 직접 만나 돈빌려달라는 부탁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되돌아보면 그럴 처지가 아닌데 말입니다.
2년전 처음으로 저의 간청으로 울남편과 상의하여 남편통장에서 유류대금 결재를 앞두고 잠깐동안 급한 사정을 봐준 적이 있었습니다만 그 당시 약속한 날짜에 입금 되지 않아 곤란을 겪었던 터라 울남편은 부정적인 입장이 된터...
그후에 친구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또 한번의 간청이 있었고, 뿌리칠수 없었던 제가 융통해 준 적이 있었습니다만 그때도 역시 약속된 날짜와 한참 동떨어지는 바람에 믿음이 깨지긴 했습니다만 저도 모르게 또 홀렸던 것입니다.
큰 금액을... 남편 표현대로 통장에 없으면 그만인 것을...
친구가 알려주는 방법으로 보험약관대출까지 받아 해주려고 했으니 참 어리석은 아내라며 못마땅하게 여기는 판국에, 친구가 직접 울남편을 만나겠다니... 너무나 황당해서 울남편을 만나 서로 곤란한 처지가 되지말고 차라리 남편에게 솔직하게 털어놓는 게 어떠냐고 하고는 더 이상의 답을 멈췄습니다.

기분이 묘하면서 착잡하게 긴 여운을 남깁니다.
우정?
돈과 관련된 일방적인 태도로 우정을 가장한 느낌이 든다는 게 울남편의 판단으로 진실성이 없어보인다는 남편의 조언이 제 가슴을 답답하게 하면서 친구라고 다 친구가 아닌, 친구의 유형에 대해 재점검해 볼 것을 주문합니다.

자신의 곤란한 처지를 모면코자 저에게 약관대출까지 받아서 융통해 줄것을 간청한 친구로 인해 이 밤 몹시 뒤척입니다.

TAG 간청, 거래, 남편, 다급한, 대여, 대처, , 목돈, 반성, 방법, 비자금, 신뢰, 신용, 어리석은, 우정, 위기, 주식투자, 차용, 친구, 푼돈, 핀잔, 훈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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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18 03: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Favicon of http://dogguli.net BlogIcon 도꾸리 2009.04.18 07: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친구의 부탁이니 참 애매한 것 같아요.
    빌려주자니, 보험약관 대출받아야하니...
    그렇다고 안빌려주자니 친구와의 의리가 있고...
    어렵습니다~

  3. Engineer 2009.05.08 08: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참 따뜻하십니다..
    근데..
    분명한건..
    어머님께선..
    그 친구분의 '봉'인거 같네요.
    고민할것도 말것도없이..
    안빌려주면.. 또 누군가에게 빌릴겁니다.
    아시다시피 항상 빌려달란 사람만 빌려달라고 하지요..
    남에 돈도 내 돈인양 하는 무리들..

  4. 역시 2009.05.18 20: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친구란 역시 남이란 생각이 드네요........

    님의 글을 보며 씁쓸한 마음 그지 없네요.

    하지만 저도 또 역시 님과같은 처지이면 그친구를 이해할수 없고 굉장히 어이 없을것같습니다.
    저도 사실 아직 어리지만 남에게 돈 빌리는것 싫어하고 나도 빌려주기 싫은데요.
    참우정이란게 너무 어쩔땐 별볼일없어 보입니다.
    내가 왠 만큼 삶을 유지못하면 하다못해 친구들과 밥먹고 술먹을 돈도 없다면
    그우정 유지할수 없잖아요.
    뭐 얻어먹는 것도 한두번이고 사주는쪽도 쟨뭐니하게 되죠. 아무리 오래되고 친한친구라고 해도요.
    하긴 가족간에도 형제간 결혼하고 각자 가정이 생기면 돈 주고 받을때 예민하기 마련인데
    친구는 당연하겠지요.

    옛날부터 느낀거지만 너무 씁쓸하네요

원래 성격하고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는 저의 우유부단함이 너무 싫어지는 날입니다. 요즘 한창 떠드는 귀족계도 아닌데...

혼인계 형식을 띠고 있지만 적은 회비를 모아 자녀 혼인이 있는 회원에게 지원하는 것이라 별로 부담되지 않는 모임이긴 하지만, 회비로 모은 돈이 목돈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비해 비슷한 또래가 아니라 층층을 이룬 회원들의 집합이라 지출되는 상황은 드물고 목돈을 관리해야하는 저는 마음이 쓰였습니다.
그리고 또 말못할 사정이 겹치는 바람에 모임회비로 거둔 목돈을 관리하는게 부담스럽게 여겨진 저는 똑같은 금액으로 다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 자꾸만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안건에 부쳤지요.

회의 결과
첫째, 친목을 위해서 여행을 가자는 의견
둘째, 집집마다 주부들 사정을 고려하다보면 100%참석으로 여행에 동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동일한 금액으로 나눠갖자는 의견
셋째, 축의금을 올려서 더 많이 태워주자는 의견으로 나뉘어졌습니다.
회원 1명이 불참한 가운데 많은 동의를 얻은 것이 둘째의견이었습니다. 그리하여 타지 못한 회원들에게 나눠주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단, 정기예금 기간이 끝나는 다음달에.
내돈이라면 모를까 한푼두푼 모임의 회비를 받아 목돈이 된 회비를 쥐고 있는 제 마음의 부담을 조금 덜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홀가분해졌는데...

어제...
한회원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어차피 다음달이면 받을 회비니까 정기예금으로 묶여있는 회비외에 여유가 있는 회비에서 미리 좀 돌려줄 수 있으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유인즉, 갑작스럽게 세일품목으로 나온 여행사의 해외여행에 가족여행으로 동참하고자 함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흔쾌히 긍정적인 대답을 했습니다. 그리고 회장에게 알렸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저는 단순히 다음달이면 다 나누게 될 것이니 한달 먼저 미리 좀 줘도 되지 않느냐는 생각이었건만... 다른 회원들 생각은 좀 달랐습니다. 한사람의 사정을 들어주면 다른 회원들도 비슷한 사정을 다 들어줘야 하고... 그리하여 안된다는 결론이 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주겠다고 했습니다. 제 대답에 대한 책임을 져야했으므로 회원들이 말리는 상황이면 저 개인적으로라도...
한달 먼저 줬다고 해서 다른 회원이 뭐라고 하면 제가 다 감당할 생각을 하고 흔쾌히 대답했던 저의 생각대로 하겠다고 결론을 내긴 했으나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부탁했던 회원과 다른 회원들간의 감정충돌로 인해 오해가 생긴 것 같아서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리고 오늘...
어제 부탁했던 회원에게 입금시켜주려고 집을 나서려는데 문자메세지가 들어옵니다.
'돈 해결되었으니 보내지 마세요.'
현기증이 났습니다. 어제 다른 회원들간의 의견은 회장에게 맡기고 저는 오후내내 일을 했기에 직접 통화하지 못하고 회장에게서 간간히 사정을 들었던 내용을 떠올리며, 아마도 자존심의 문제로 속많이 상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통화하려고 시도했건만 좀처럼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시간되면 문자를 주십사고 문자메세지를 넣고 기다렸건만... 전화는 오지 않고... 돈을 보낼상황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보내자니 제가 불편하고... 몇차례 통화를 시도하던 중 연결이 되었습니다.
김장준비하느라고 핸드폰을 아무데나 뒀다는 것입니다. 아 다행.
저는 일부러 제 전화를 피하는 줄 오해했거든요.

자초지종 이야기를 듣노라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무리 회원들간의 의견이 다르다고 하지만 함께한 세월이 1.2년도 아니고 7,8년이란 세월이 허무하게 느껴지면서 회원들 의견을 다 들어보겠다는 회장에게 제 생각을 단호하게 전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밀려들었고, 그 회원에게 미안해졌습니다.
함께한 세월을 믿음과 인정으로 회원의 편리를 봐줘도 될 상황이라고 믿었던 저와는 다른 의견들을 접하면서 모임의 규칙을 엄격한 잣대로만 맞추고자 하는 회원들의 생각이 내내 저를 짓눌렀습니다. 많은 시간도 아니고 한달인데... 제가 냉정하지 못한 탓일까요.

초창기때에 몇해를 함께한 총무가 필리핀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게 되어 떠나갈 때도 회원들간의 의견이 맞지 않은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서 모임에서 뭣하나 챙겨주지 못한 아쉬움과 아픔을 경험한 후, 제가 모임에서 제일 젊다는 이유로 총무를 맡긴 했으나 그 일이 잊혀지지 않고 있어서 인생의 선배님을 모신 모임이 늘 조심스럽게 여겨지는 가운데 어제와 같은 일을 겪고 보니 마음이 착잡합니다.
아무리 사회에서 만난 이해타산적인 모임이라고 해도 믿음과 의리는 조금 있었으면 하는 제 바람이 쓸쓸한 가을바람에 날아갑니다.

사정상 한달 먼저 타겠다고 부탁한 회원이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도 아니고 편리를 좀 봐주기를 바랐던 작은 바람을 담고 단지 여행사에 빠른 입금을 위해서 부탁했던 것이었는데... 회원들간의 의견차이로 자존심이 무척 상해진 회원은 다른 사람에게 그만큼의 돈을 융통하여 여행사에 냈다면서 보내지 말라고 하는 음성을 들으며 회원의 자존심을 제가 건드린 것 같아서 정말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입니다.

소수의 의견이라도 경청하고자 하는 저의 배려가 때로는 우유부단함으로 인해서 회원들간에 너무 자유로운 의견을 속출시키며 오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대하면서 제 성격하고는 정말 다르게 표현되는 이 모임에서 왜 총무를 맡고 있는지 회의가 드는 날입니다.
총무의 재량을 포기한 채 융통성없이 일을 처리하는 바람에 회원들간에 기분 상한 일이 생기게 한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모임의 목돈이라봐야 천만원도 안되지만 이 모두 남의 돈이다 보니 부담스럽다는 제말에 얼마되지 않는데 왜그리 부담을 느끼냐고 의아해하는 회원도 있지만... 저는 남의 돈을 맡고 있다는 것이 꽤 부담스럽습니다.

내는 총무안하고 싶데이. 제발 좀 시키지 말거래이.

TAG 곗돈, 모임, 목돈, 믿음, 부담, 사정, 오해, 융통성, 인정, 총무, 친목, 혼인계, 회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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