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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신기생뎐, 자식 내세워 재산한몫 챙기려는 엄마유형



드라마 '신기생뎐'을 보다가 단사란의 계모인 지화자여사의 과장된 웃음이 얼굴에 퍼질라치면, 저는 잠깐이나마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언젠가부터 그녀의 과장된 미소는 제 피부에 소름을 돋게 했고, 짜증까지 동반시키기 때문에 피하게 되더군요.

종영시기가 가까워진 '신기생뎐'을 통해, 사란의 계모역할을 맡아 이중성을 리얼하게 잘 드러내고 있는 지화자여사를 보면서, 비록 드라마이긴 하지만 엄마의 속셈이 다양하게 드러남을 짚어보게 되었습니다. 이후 저는 스스로에게 반문합니다.
 '나는 어떤 엄마인가?'
자식이 잘되면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만족하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평범한 엄마가 아닌, 자식 내세워 재산을 한몫 챙기려는 세 사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l. 빚쟁이 같은 계모, 지화자여사
지화사여사가 단사란의 덕을 보겠노라는 욕심이 너무나 뻔뻔하여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포대기에 싸인 사란을 데려와 어릴적부터 키운 것도 아니고, 또 자식을 키움에 있어서 먼훗날 자식덕 보겠다는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자식이 잘되면 그것만으로 행복할 따름이지요.
사란이 대학시절에 양아빠가 재혼하므로써 가족이 된 지화자여사입니다.
사란에게 뒷바라지를 해줬다고 해봐야 얼마나 했겠습니까? 그리고 사란의 성격이 어떠한지는 몇년을 지켜본 지화자여사가 더 잘 알면서도 사란의 성품을 모르는 양, 무시하고 노골적으로 욕심을 드러내는 모습이 황당하기 그지 없습니다. 빚쟁이같은 인상을 풍기는 지화자여사의 모양새가 몹시 거슬립니다.

때가 될때까지 기다리라는 남편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임신소식을 전한 후 친정에 쉬러 온 사란의 기분을 상하게 합니다.
 '돈 많은 사돈집에서 우리한테 집 한 채 사주면 안되냐.' '사위한테 말해보라' '네가 못하면 내가 할께' 등등...
사란의 입장은 뭐가 됩니까
사돈집에서 알아서 챙겨줘도 사란입장을 고려한다면 사양해야 마땅합니다. 마지못해 수용하게 된다고 해도 무척 미안해하며 고마워해야할 판에, 자신이 나서서 집 사달라고 하겠다니...

사란이 친딸이었더라도 이렇게 바랄까요?
남편은 아파 일도 못하고 집도 없이 세들어 사는 집 기한이 끝나면 옮겨야 하는 처지를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친딸인 공주한테는 한마디도 안하면서 왜 사란한테는 끈질기게 종용하는 지... 비록 몇년 안된 세월이지만 계모가 되어준 댓가를 내놓으라는 듯, 빚쟁이같은 지화자여사로 인해 결국 사란은 불편함을 느끼고 시댁으로 돌아갑니다.
급기야 계모는 직접 나서서 요구하겠다고 사돈집으로 예고없이 방문하는 결례를 저지르고 맙니다. 허기야 친딸이었으면 이러지 못했을 것입니다. 딸 키워 부유한 집으로 시집 보내 집 한채 얻으려고 비지니스한 것은 아닐테니 말입니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랍시고 지화자여사 못지않은 허영심을 지닌 여사님이 또 있었지요.


ㅣ. 입양된 딸 내세워 재산챙기던 엄마, 신효리여사
혼전임신으로 낳게 된 딸을 시아버지의 권유로 자식이 없는 큰댁 자녀로 입적 시켜놓고선, 딸에게 비밀을 폭로하겠다며 하소연하며 시부모님께 재산을 얻어가던 금라라(한혜린)의 친엄마(신효리/이상미) 신효리여사도 평범한 여인은 아니었습니다.
시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신효리여사는 라라에게 출생의 비밀을 폭로하며 자신이 생모라고 밝히게 되지요. 딸이 혼란을 겪게 될 상황이나 충격은 아랑곳하지 않은 처사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외국인 사위랑 함께 살면서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 사위시집살이를 하고 있지요. 


ㅣ. 자식을 결혼시장에 내놓은 엄마
지금은 아들이 금라라와 파혼함으로써 신기생뎐에서는 볼수 없는 인물입니다.

의사인 아들을 내세워 부잣집 딸과의 혼인으로, 경제적 상승을 꿈꾸던 금라라의 예비 시어머니는, 금라라가 금원장의 무남독녀가 아니라, 조카라는 사실을 밝히는 신효리여사의 이야기를 듣자 표정이 싸늘하게 바뀝니다. 이후 아들을 다른 아가씨와 선을 보도록 주선합니다.
금라라에게 무척 살갑게 굴기에
아들만 키운 엄마가 딸을 부러워한 진심어린 행동인 줄 착각한 저의 어리석음을 비웃은 엄마입니다.
이분의 지나친 친절이 거슬리긴 했어도 거짓인 줄은 몰랐네요. 
교양있는 척하며 각자 다른 계산으로 상대를 평가하는 모습이 금라라 생모인 신효리여사와 막상막하였습니다.

지화자여사, 신효리여사, 그리고 카일을 만나기 전 라라의 예비시어머니였던 이분.
비록 다른 환경으로 등장하지만 자식을 내세워 덕을 보려는 욕심과 허영끼있는 엄마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특히나 세 사람의 엄마 활약 중에서도 여우같은 교활함으로 단사란을 조종하려 드는 지화자여사역을 맡은 이숙씨의 표정연기가 압권입니다.
드라마가 끝나도 가식적으로 징그럽게 미소를 날리던 이숙씨의 미소가 오래도록 머리에 남을 것 같아 걱정입니다. 이숙씨에게 개인적인 감정이 없기에 미안해집니다.

연기는 연기일 뿐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