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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연기파 배우 이한위씨에게 인사한 후, 후회한 사연




 

우리 고장에 마련된 영상미디어센터 1층 스튜디오 내부는, 경찰서 강력반 세트장으로 조성되어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도 이곳에서 영화촬영이 있었고, 이 건물 2층에서 열리고 있던 DSLR카메라 수강생인 친구와 저는 차에서 내리다 우연히 낯익은 배우를 보게 되었습니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모습을 보고 
 '무슨행사가 있나?'
하고 두리번거리는데, 배우 김정태씨가 건물입구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친구는
 "안녕하세요?"
하고 반가움에 인사를 건넸고, 저는 뒤에 서서 목례를 했습니다. 이에 김정태씨가 가벼운 목례로 답해주었습니다.

출사갔다가 시간이 한참 지난 뒤 우리일행은 다시 영상미디어센타 건물앞에 모였습니다. 그때까지도 건물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습니다.
친구가 볼일이 있어 건물에 들어갔다가 잠시 후 나와서는,
 "OO아, 나 이한위씨 봤다."
이름은 들어본 것 같은데 선뜻 배우얼굴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친구의 부연설명을 듣고서야 이한위라는 이름과 얼굴이 일치했습니다. 귀가하던 도중, 친구는 이한위씨 본 소감을 털어놓았습니다.
 "화면으로 볼 때가 더 나은 것 같아. 남자배우도 화장발인가 아니면 조명발인가^^"
무심히 지나칠 수 있을 만큼 평범해 보였다는 그를 알아보고 다가가 인사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 친구의 경우 텔레비전이나 드라마엔 관심이 없으나, 영사모(영화를 사랑하는 모임)회원으로 활동하며 많은 영화를 본 눈썰미 덕분인 듯 합니다.

이웃집 아저씨 같은 평범한 스타일, 그러나 무섭게 보이는 인상때문에 선뜻 다가서기엔 망설여지는 배우지요.
하지만 굵은 선을 지닌 명품 조연배우로 기억하는 우리네 정서상, 눈앞에 있는 배우를 보고 모른척 지나침이 미안해서 인사를 해야만 할 것 같아 용기내어 친구는 인사를 건넸다는데...
그런데 배우 이한위씨의 반응이 너무나 뜻밖이라 무안함을 느낀 친구는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눈앞에 이한위씨가 있길래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했는데, 건조한 표정으로 힐끗 쳐다만 보는 거 있지. 창피해서 혼났네 무안하기도 하고. 괜히 인사했구나 하고 후회했어. 그 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졌는지 원. 내 다시는 인사하나 봐라. 볼 일도 없겠지만^^"
 "이야~ 진짜 무안했겠다."
 "인사해놓고 창피해보긴 난생 처음이야. 배우라면 적어도 안면없는 사람이 인사를 하면 아~ 팬이구나 하고 받아주면 안되냐. 이번에 찍은 영화 개봉해도 난 안볼거야."
 "^^"
무안했을 친구의 기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맛깔스럽게 연기를 잘하는 영화배우 이한위씨,
비록 팬이 보내는 인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연기에만 전념하고자, 팬이 아는 체 하는 것이 귀찮게 여겨지더라도 그 속마음은 감추고 가벼운 미소나 목례로 답해주면 더 멋진 배우로 기억될텐데.. 하는 아쉬움과 실망감을 남겨 제 친구는 서운해하면서도 그를 이해하려 애썼습니다.
 "얼굴이 알려진 배우는 오히려 우리가 모른 척 지나쳐 주기를 바라는 지도 몰라..."

배우도 유명인사도 아닌 평범한 일반인에게도 이와 비슷한 일은 경험하게 됩니다.
길을 걷다가, 혹은 어느 공간에서 기억에도 없는 사람에게서 인사를 받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합니까?
1. 모른척 무시한다.
2. 빤히 혹은 힐끗 쳐다본다.
3. 나를 아냐고 물어서 확인한다.
4. 인사를 나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4번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먼저 인사를 건넨 상대는 나를 알고 있는데, 내가 기억못함을 속으로 미안해하면서 말입니다.
설령 그 사람이 착각을 하고 인사를 건넸다고 해도 무안해지지 않도록 인사에 대한 답례로, 가벼운 미소나 목례를 보내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일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