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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교복입는 학생이 겪는 환절기의 갈등, 선생님과 학생차이

일교차가 큰 환절기때는 옷차림에 신경이 많이 쓰이지요. 아침과 저녁에 느끼는 쌀쌀한 기온에 맞춰서 옷을 입고 나가면 낮에는 더위를 느끼게 되니까요. 출퇴근하는 어른들은 그나마도 선택의 자유를 누리지만 등하교길의 학생은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정해진 기간에 따라 입어야하는 시기가 있으니까요.

예전 저희 학창시절에는 하복과 동복으로 나뉘어져 하복시기, 동복시기로 날짜가 정해질 때까지 추위를 느껴도 혹은 더위를 느껴도 교칙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어찌보면 약간 미련해 보이지만 그렇게 따랐습니다. 요즘보다 엄격했던 분위기였으니까요^^ 간혹 융통성있는(?) 학생부장선생님의 재량에 따라 하복과 동복을 공용으로 입을수 있는 기간이 허용되기도 하면서...

둘째인 딸보다 4년 앞선 우리 아들의 고교시절까지만 해도 저희때와 비슷했으나, 요즘은 하복과 동복사이에 춘추복이 등장하여 그나마 조금 더 여유가 생긴 것을 느끼게 됩니다.

지금은 춘추복시즌입니다. 하지만 아침에 갑자기 더 추위를 느꼈던 며칠전의 풍경은 춘추복으로도 등교길의 쌀쌀한 기온을 견디지 못해 잠바나 가디건을 교복위에 하나 더 입은 모습으로 등교하는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그 시기에 아이들이 선생님으로부터 지적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교복외의 것을 교복위에 입었다는 이유로... (동복시즌에 눈이 내리고 바람이 세찰때는 파카잠바를 입을 수 있도록 허용함에도 불구하고)

여러유형으로 나타난 여학생들의 대처법
첫째, 선생님의 지적을 받고 바로 벗는 아이... 예전 우리들의 모습이 대부분 이런 모습이었지요^^
둘째, 선생님의 지적을 한번 받고는 피시시 웃으며 대처했는데 또다시 지적받고는 기분이 상해서 벗은 아이... 이 정도는 애교있는 아이죠^^
세째, 선생님께 당당히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끝까지 입은 아이... 예전 우리들 세대는 이런 아이를 보고 잘나가는 아이(?)라고 생각했었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이런 아이가 참 멋져 보입니다.

세째유형의 자녀를 둔 엄마가 저한테 전한 이야기입니다.
인근의 여중에 다니고 있는 딸이 환절기를 맞아 교복인 춘추복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꽤 추위를 느끼며 잠바를 하나 더 입고 등교했다가 선생님께 지적을 받고는
 "선생님께서는 춥다고 입으시면서 왜 우리들은 입으면 안된다는 건가요?"
라고 맞섰답니다. 그랬더니 선생님께서는
 "엄마한테 전화한다."
로 협박(?) 회유(?)을 했나본데 아이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하세요. 저희들이 감기 걸려서 병원간다고 조퇴하고 외출하는 것보다는 추울 때 옷하나 더 입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요."
아이의 당당한 의견에 선생님께서는 뭐라고 말씀하셨는지 모르지만 그 아이의 엄마는 선생님의 전화를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선생님의 생각도 바뀌었을까요^^

저희 학창시절에 이런 경우였다면 아마도 아이가 선생님께 한대 맞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되네요. 그 시절에는 '어른한테 대든다. 혹은 선생님한테 대든다'는 이유로 하다못해 알밤이라도 날렸을 것 같거던요.ㅎㅎㅎ
학생들의 의견은 대부분 무시되고 무조건적으로 교칙에 따라야 한다는 엄격한 분위기로 권위를 내세우시던 선생님들이 많았던 시절... 지금과는 아주 다른 분위기였죠.^^

교복위에 잠바나 가디건 같은... 사복을 하나 더 걸쳤으니 단체복에서 어긋나 보기가 좋지는 않았겠지요. 하지만 환절기때는 누구나 겪는 갈등이지 않습니까.
선생님과 학생의 갈등이라기 보다는 본인 스스로도 아침외출에 앞서 무엇을 입을까? 하는 고민을 환절기때는 더 겪게 되는 시즌인데... 그 아이의 말대로 선생님은 춥다고 어제보다 오늘 하나 더 입으셔도 되고, 아이들은 교복이라는 테두리에 가두어 춘추복으로 추위를 견디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되기에 이 아이의 의견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