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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여고생 딸이 다녀온 대학생 졸업작품 패션쇼 현장

그저께 아침, 딸이 똑딱이디카를 챙겨 집을 나서며
 "엄마, 오늘 귀가시간이 좀 늦을지도 몰라요.^^"
 "왜?"
 "친구랑 대학교에서 한다는 패션쇼에 가기로 했거든요. 혹시 그곳에 가게 되면 쬐꿈 늦을거예요. 전화할께요^^"
 "그래 알았어."

저녁 7시 30분이 되니 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 아직 시작을 안해요."
 "몇시에 시작한다고 했는데?"
 "7시요. 그런데 VIP석이 비었다고 기다리는 거라네요^^"
 "기냥 온나. VIP석에 앉을 사람들이 안오면 진행을 안한다는게야.?"
 "모르겠어요. 조금 더 기다려볼께요^^"

인근에 있는 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학생들의 졸업작품전으로 패션쇼를 개최한 대학교내 야외음악당에 마련한 VIP석은 8시가 가까워서야 채워지고 그에 앞서
 


앞줄을 다 채우지 못한 채로 패션쇼는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코리언타임?... 높은 지위의 사람들이 더 잘 지키는 개념인가 봅니다.


카메라 성능도 딸리는 데다가 이방인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딸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찍은 현장의 모습인지라 제 블로그에 올려봅니다.


작품으로 보기에는 적합하지만 실제로 입고 다니기에는 거북한 옷도 등장하는 것이 패션쇼의 묘미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더구나 졸업은 앞둔 대학생들의 작품인지라 일반시중에서 볼수 없는 옷들로 등장하니까 그 참신함이 신선할테지요.

우주복같은 느낌이 드는 옷


부채같은 옷


이 옷은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보았던... 옷안에서 불빛이 새어나오죠^^


한껏 멋을 부린 남성복도 등장하여


시선을 끕니다.


한가지 색을 더 추가하긴 했지만 중세 수도원의 수도사복장을 연상시키네요


딸이 본 것중에 이 작품이 제일 관심있었답니다. 무엇으로 어떻게 만든 것인지 궁금했으며 가려진 듯하지만 너무 짧은 옷이 아슬하기도 했다는군요.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작품으로는 이 사진의 왼쪽 드레스로, 우리나라 고유의 단청빛깔을 나타낸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합니다. 앞에서 보면 치마쪽이 공작의 깃처럼 보이고


뒤에서 보면 꽃무늬가 된 드레스색상에 매료되었다고 합니다. 비록 이 사진은 색감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지만....ㅎㅎㅎ


이 정도 원피스는 입을 수 있겠지요. 대개의 경우, 대학생 작품전으로 패션쇼를 열면 옷을 입고 등장하는 모델(?)을 키가 큰 친구에게 부탁해서 발표했다는데... 우리딸이 보기에는 구분이 쉽지 않을 정도로 등장한 모델들이 한결같이 마르고 키가 큰 비슷한 체격이라 의아했었답니다. 그런데 나중에 옆에서 대학생들 하는 말이, 패션쇼에 옷을 입고 등장한 사람들이 전문모델이었다고 하더랍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작품발표회로 갖는 패션쇼가 더 멋지기를 바라는 요즘 대학생들의 새로운 시도인가 봅니다.


이 옷을 입고 등장한 모델을 보는 딸의 심정은 조금 민망할 정도로 모델의 엉성한 자세... 옷맵시에 따라 자세도 바뀌어야한다는 딸의 견해였습니다.^^


섹쉬한 드레스로 보였다는 우리딸... 잘 나가는 전문모델은 아니었지만 프로다운 자신감이 보기 좋았답니다.


패션에 관심있는 친구의 부탁으로 동행을 하게 되었지만 처음보는 패션쇼라 흥미로왔다고 합니다. 이과쪽으로 관심이 있는 딸로써는 대학교에 이런과가 있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또한 졸업작품으로 이런 쇼까지 하게 되는 현장에서의 열기가 신기하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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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으로 대학진학이 고민되는 시기에 친구는 친구대로, 딸은 딸대로,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말은 없었지만 보고 듣고 행하는 경험을 통해서 더 깊이있는 생각으로 자신의 진로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 믿습니다.
둘째라 첫째보다는 훨씬 느긋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여유를 가진 어미가 되어, 딸이 이런저런 경험을 통해 자신이 꿈꾸는 일에 여러각도로 대입시켜 넓은 사고를 하는 딸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