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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놓인방

대학신입생을 두번 겪은 딸에게 위로가 된 책,'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금년 봄엔가...? 인터넷을 통해 처음 보았을 때, 제목이 무척 가슴에 와닿았던 책입니다. 다른 일에 밀려 잠시 잊고 지낼 때, 딸에게서 전화가 왔지요.
"엄마, 혹시 '아프니까 청춘이다' 책 알아?"
"물론 알지. 관심목록에 둔 책인데 바빠서 못샀는데..."
"휴우~ 그럼 사지마. 내가 살테니까."
"내가 먼저 사서 읽고 싶은데..."
"교수님이 추천하신 책이고 독후감 과제내야 해. 제목을 듣는 순간 엄마가 떠올랐어. 엄마가 딱 좋아할 책.ㅋㅋ 그리고 오빠랑 나한테도 읽어 보라고 추천할 것 같은 느낌."
"내딸 아니랄까봐 어떻게 엄마맘을 그렇게도 잘 아니^^ 맞아. 엄마가 먼저 읽고 너희한테 권하려고 했던 책이야.^^"
"집에 갈 때 가져갈테니 읽고 싶더라도 기다려요."

한달 반 가량의 시간이 흐른 뒤, 딸에게서 이 책을 넘겨 받을 때는 딸이 과제물로 제출했다는 독후감까지 보너스로 곁들여 있었지요. 그리고 저는 딸이 쓴 독후감을 통해 그동안 심적으로 갈등하며 힘들어했던 마음을 느끼며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작년에 대입원서 쓸때는 딸의 고집대로 진학했습니다. 적성과 전혀 맞지 않다고 저와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도 말렸지만 딸의 고집을 겪을 수가 없었지요. 딸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 결국 후회하고 반수생 시절을 겪은 후, 금년에는 학교와 학과가 전혀 다른 대학교에 진학하였습니다.
울딸 그 과정을 겪는 동안에 늘 피시시 웃고 능글거리기에 별로 힘들지 않은가 보다고 넘겼었는데 진심은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힘든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안그런 척 했던 것입니다. 마음이 짠해지더군요.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고

- 내가 나에게 드림 -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고 독후감을 써오라는 교수님의 말씀을 처음 들었을 때, 이런 부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대부분의 자기개발서는 나의 행동에 문제가 있고 나 자신이 변해야 한다고 말하기 때문에, 첫 장은 기대감을 안고 펼치지만 마지막 장은 좌절을 하며 덮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고 한마디로 기대이상이었다.

이 책을 접했을 무렵, 나는 여러 가지 일로 인해 심신이 매우 피폐해진 상황이었다. 게다가 학교를 맘껏 즐기기에 여념이 없어야 할 신입생이 인상을 찌푸리고 다니니 남들의 시선은 더더욱 곱지 않았다. 가장 좋을 20대에 무슨 힘든 일이 있냐고 다들 면박을 줄때, 화자는 내게 손을 내밀었다. 힘들고 혼란스러운 것이 20대이고, 어른이 될 준비를 마치지 못한 나약한 존재라며 나를 어루만져 주었다.

20대로 산지 어언 2년이 되어간다. 솔직히 나는 영원히 10대의 마음으로 살 줄 알았다. 어쩌면 20대가 아름다운 청춘을 꽃피우기 보다는 고민이 많은 시기라는 걸 알고 피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작년 이맘때, 나는 수능성적에 맞춰 현실적으로 취업이 잘되는 과를 고르는 데만 신경을 썼다. 적성을 염려하신 부모님과 선생님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은 결과, 입학한 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았음과 동시에, 예상했던 진로와 현실은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고 모든 것을 놓아버렸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과감히 포기를 한 것이다.
그리고 금년에 대학 새내기 생활을 두번째로 맞이했다. 그동안 고민과 갈등을 겪으며 나도 모르게 무게감에 짓눌려 있었던 마음이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화자는 20대를, 특히 아름다운 대학생활을 나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쏟으라고 말한다. 나는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기도, 법적으로 성인이 되면 모아놓은 돈으로 재테크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일단 즐기고 많은 것을 경험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하기에 나를 조금 놓아주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나는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과감하게 떠날 것이다. 두렵고 불안하긴 하지만 새로운 세상을 향한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중대한 일을 해내기 위해, ‘더 나은 나’로 발돋움하기 위해, 나 자신을 만나기 위해 떠나는 여행 말이다.

독서는 감정이입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낄 수 있었던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

혼자 감내하기에는 벅찼던 일들 때문에 나의 존재가, 혹은 나의 행동이 문제인지 성찰을 하고 있었다. 자학하지 말고, 깊이를 모르겠는 이 힘든 시련과 고난이 훗날 나의 힘이 될 거라고 했던 그 글귀가 나의 부정적인 생각들을 매듭짓는 데 일조가 되었다. 이런 마음의 위로는 물론, 훗날 극한 위기를 지혜롭게 헤쳐 나갈 수 있겠다는 든든한 자신감을 얻었다.

올해 나이 21살 그리고 현재 시각 오전 6시 18분에 꽃망울을 맺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 꽃을 피울 것이다.


비록 과제물 제출을 위해 이 책을 접하긴 했지만, 불투명한 미래로 인해 갈등이 심했던 딸의 마음을 위로해 준 책입니다. 정독하여 2번을 읽었다는 딸이 저에게 책을 건네면서
 "엄마, 밑줄 함부로 긋지 말고 깨끗하게 읽어야 해. 내가 간직할 책이니까."

아프니까 청춘이다.
청춘뿐만 아니라, 아픔은 어느 세대에나 있습니다.
그러나... 쉰을 넘긴 제가 되돌아 보니 그 아픔의 반이 20대를 장식하고 있었던 거 같습니다.
취업이란 관문에, 뜻한대로 통과하지 못할까봐 불안해하는 우리 자녀들의 고민과 현실에 적응하려 좁아진 소견으로 꿈마저 잃고 허둥대는 20대의 아픔에 대해 이 책은 처방전 같다는 생각이 들게 했고, 저의 지난 청춘마저 어루만져 주는 듯 위안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