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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여고생 딸이 전하는 이색적인 생일축하

작년에 여고생이 된 후로 예민해졌던 우리딸, 최근들어서 그다지 불평없는 걸로 보아 나름대로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있음을 느끼며 안심이 됩니다. 중국다녀와서 며칠간 피곤함으로 지쳐있을 때 야자를 끝내고 늦은 귀가를 한 딸이 들뜬 목소리로
 "엄마, 2학년이 되니 우리반이 단합이 잘되어 너무 좋아요^^"
 "우리딸이 좋다니까 다행이네."
 "어떤 반은 친한애들끼리 무리지어 다니고 공부시간에 떠들어서 아주 골치가 아프다며 제 친구중에 그런 반에 속해 있어서 불만이 많은데 우리반은 서로 배려하고 협력하는 모습이 좋아요."
 "좋은반에 들어간 건, 우리딸 복이네^^"
 "엄마, 오빠가 고등학교 다닐 때도 친구들 생일날에 1000원씩 주고 그랬다면서요."
 "그랬지. 나 오늘 생일이야~ 하고 돌아다니면서 친구들한테 1000원씩 받는 게 유행이었지. 네 오빠는 소극적이라서 주기만 하고 받지는 않았지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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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우리반은 오빠때와는 좀 다르게 하는데요. 반아이중에 누가 생일이다 하면 생일이 아이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이 자진해서 다들 1000원씩 낸 돈을 모아 케익도 사고 과자도 사서 하루종일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해요."
 "그럼, 너무 들떠서 공부가 되니?"
 "방해되지 않게 하지요.^^ 과목별 선생님에 따라서 허용하시는 분도 계시고 허용하지 않으시는 경우도 있는데요. 선생님 오늘 누구 생일이예요~ 하고 말했을 때, 응해주시는 선생님이실 경우에는 저희가 수업시작하기 전에 그 친구에게 축하노래를 불러줘요^^"
 "그럼, 하루에 여러번 불러준다는 거네?"
 "예. 매시간마다 부를 때도 있구요. 선생님에 따라서 가끔은 생일맞은 아이에게 답례로 개인기를 보여주는 시간을 마련해줘서 너무 재밌어요."
 "......"

내신성적 관리로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예민한 시기에 단합 잘되는 학급아이들 덕분에 친구의 생일을 맞이하여 이런 이색적인 생일축하의 시간으로 즐거움을 만들고 있다는 딸의 말을 들으며 적으나마 서로의 협력으로 진심으로 축하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이쁘게 여겨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