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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연말모임 부부동반하며 남편에게 유세떠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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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제 오늘도 한시간도 채 남지 않은 시간이 흐르고 나면, 다시는 오지 않을 2009년은 떠나갑니다. 이 글이 마무리되면 이미 새해가 되어 있을수도 있구요.
미리 댕겨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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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은 예년과 달리 12월 들어서면서 무척 바쁘고 피곤했는데 이는, 부부동반 모임이 잦았던 탓인거 같습니다. 어제의 모임을 끝으로 금년은 마무리가 되어 이제사 약간 여유로운 맘으로 컴앞에 앉았습니다.

내성적인 제 남편은 친목모임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친한 지인의 권유로 부부동반 모임에 동참하게 되면서 즐거움을 느꼈는지, 또 다른 부부모임에도 뒤늦께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일의 성격상 불참이 불가피할 때는 매우 안타까워하는 애착을 드러낼 정도로 적극적인 남편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집니다. 예전과 많이 달라진 모습이거든요.

결혼과 동시에 각기 타지로 흩어진 제 여고친구들이, 어린 자녀와 동참하는 가족모임겸 야유회를 일년에 한번 정도 가졌습니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부부모임으로 축소되어 일년에 한번 만남을 가졌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에 울남편 늘 일을 핑계로 비협조적이어서 제가 불만을 드러냈던 시절이 떠올라, 남편의 적극적인 태도가 낯설면서도 가끔 밉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제 친구쪽 부부동반은 결국 무산되고 말았기 때문에.
그래서 남편의 부부모임에 따라나서며
 "여보, 나 오늘 말 잘 들어서 이쁘지^^"
 "그래. 이쁘니까 당신 데리고 나가려고 하는 거니까 약 좀 올리지 말고 바로바로 대답 좀 해줘."
 "엘롱(부정의 뜻) 당신도 예전에 우리 친구모임에 자주 빠졌잖아."
 "에이 그땐 젊어서 기반잡느라고 뭘 몰랐을 때고... 그 모임 다시 해봐라 이제 내가 잘 따라가 줄테니..."
 "다들 떨어져 있어서 우리끼리 만나기도 요즘은 쉽지 않은데..."
 "그래서 내가 우리 마눌 심심할까봐 부부동반 모임에 동참하게 된거니까 협조 좀 잘 해줘.^^"
 "^^"
남편을 따라나서면서 저는 아주 가끔 유세를 부립니다. 부부모임이니 당연히 동행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따라 가 줄까? 말까?"
유치하게 남편을 애타게 합니다.
울남편 제가 행여라도 따라나서지 않을까봐 순진해지니 저의 유세가 통하는 것이기도 하구요.^^
남편은 워낙에 말수가 적은 편이라, 남편들이 주도한 모임에 따라나온 아내들 틈에서 제가 수다떨고 말을 거들어주는 것에 대리만족하나 봅니다. 저까지 가만히 있으면 남편이 불편하다는 요청에 의해, 실컷 떠들고 나면 저는 '주객이 전도'된 듯한 느낌에 제 스스로 민구스러울 때가 있다고 하면 절대로 그렇지 않다면서 남편은 제게 힘을 실어줍니다.  

12월모임은 평상시와 달리 저녁식사를 한 후, 2차로 노래방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제가 무척 힘이 들었고, 피곤해함을 남편도 인정하고, 저한테 수고한다... 고맙다를 연발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그렇지 함께 부부모임 다녀와서는 남편이 아내한테 수고한다 고맙다로 인사한다니? 좀 의아할 수도 있겠으나, 울남편은 자기대신에 제가 더 떠들고 열심히 놀아야 하는 사명감(?)내지는 부담감(?)을 느끼며 아내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저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이런 인사를 건네는 것입니다. 울남편 저의 노력으로 아주 많이 변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제가 더 나대는(?) 편입니다.

12월의 연말 모임은 평달과 달리 2차가 꼭 이어지므로, 제가 더 지치는 데.
ㅣ. 저녁식사로 섭취량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마시지 않던 술도 약간이나마 마시게 됩니다.
아무리 주의하고 신경을 써도, 집에서 식사할 때보다 음식물 섭취가 많기 때문에 속이 거북하며, 또한 평소에 전혀 먹지 않던 술도 분위기상 먹어야함은, 쉽게 숙취해소가 되지않아 다음날 피곤함을 느낍니다.
ㅣ. 말을 많이 하며, 목소리 톤이 올라가며 목에 무리가 갑니다.
제 성격에서 그런점도 있겠지만, 워낙 말수가 적은 남편덕분에(?) 사람들 틈에서 대화나누는 것을 즐기며 잘 웃고 잘 떠듭니다. 그러다 흥분된 목소리는 하이톤으로 바뀌며 제 목이 피곤함을 호소합니다. 평상시에도 직업상 말을 많이 하는 처지라서 될수 있으면 평상시에는 말을 하지 않는편이 좋다고 의사선생님이 주의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분위기에 취해서 저도 모르게 무리를 합니다.
ㅣ. 노래방에 가면 여간해서 잘 앉지 않습니다.
평상시엔 이용하지 않던 노래방에 연말이라고 가게 되면, 또 그곳에서도 저는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사명감(?), 착각(?)으로 인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노래잘하는 사람이 먼저 시범을 보이기 전에 노래 못 부르는 제가 먼저 노래를 시작하고, 또 타인이 부르는 노래 중간중간에 고성으로 추임새를 넣습니다.
저녁식사의 거북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저는 노래방에선 여간해서 앉지도 않고, 박수치거나 율동을 보입니다.
↑여기까진 예전 모습이었습니다. 별로 힘들지 않았던 것이 제 몸에 이상을 느끼며 피곤함에 더 취하게 된 이유는
ㅣ. 목과 허리디스크 휴유증이 나타납니다.
병원을 다니며 물리치료를 받아봐도 아픔이 호전되지 않아, 활기원에 척추교정 받고 있습니다.
ㅣ. 예전에 제쪽에서 동참시키고자 했던 부부모임에 협조해 주지 않았던 남편.
제쪽에서 형성된 부부동반 모임에는 비협조적이었던 남편으로 인해 그 당시에 제가 서운함을 느꼈기에, 요즘 열심으로 적극적인 울남편의 부부모임에 동참하며 점잖은 남편의 몫까지(?) 함을 울남편이 알기에 저의 애교섞인 유세를 받아주는 것입니다.

12월,
 "여보, 이번 달에는 당신 아내로써 나 꽤 힘들었던 거 같아^^"
 "알아. 사실 나도 조금 힘들었거든. 그러니 당신은 얼마나 힘들었을지 나도 알아."
휴유증이 며칠가고 회복되는데 또 며칠이 흐릅니다. 금년에 남편따라 나선 모임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제 몸이 정상이 아닌 탓도 있습니다. 그리고 굳이 따지자면, 제 성격상 에너지를 너무 발사하는 제 탓이 가장 클것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부부모임의 동반으로 남편한테 유세를 떠는 가장 큰 이유는, 말수적은 남편이 제가 말을 대신에 많이 해 주며 밝은 분위기로 이끄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내조 참 쉽죠 잉?'
하려고 했지만, 울남편 입장에서는 쉬운 것이 아님을 알기게 저의 유치한 유세를 받아주는 것일 것입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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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