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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몽환적인 느낌으로 현재와 과거를 누비는 첫사랑의 시선『 M』


주말오후, 모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이용하여 '식객'을 보려던 차에 모임의 선배언니가 이명세감독 작품에서는 뭔가 좀 다른 느낌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감독으로 소개하며 'M'을 권하면서 신선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후 2시 30분, 식객과 M은 공교롭게도 같은 시간대였고, 언니가 권유한 신선함에 부딪혀보려고 식객을 미루고 M티켓을 구입했습니다.

줄거리는 옮겨왔습니다.
천재 베스트셀러 소설가 한민우(강동원). 최연소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이력과 연예인에 버금가는 외모의 소유자인 그는 부유하고 매력적인 약혼녀 은혜(공효진)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의 인생은 완벽해 보이지만 최근 집필하기 시작한 소설은 잘 풀리지 않고, 잦은 불면에 신경은 예민해져만 간다. 그리고,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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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꿈을 꾸듯 이끌려 어느 골목길의 술집 루팡바의 문을 두드리게 된 그는 그곳에서 보라색 옷을 입은 한 소녀를 만난다. 그녀의 이름은 미미(이연희). 오래 전 헤어진 첫사랑이자, 그를 쫓아온 시선이다. 이제 민우는 꿈과 현실, 현재와 과거의 경계에서 첫사랑의 기억을 헤매기 시작한다. 무섭도록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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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도 모르고 보게 된 영화는 시작부터 미스터리였습니다.
현실인가 하고 보면 꿈에서 깨어나고, 저건 꿈이겠지 하고 보면 어느새 현실속에 서 있는 주인공의 지푸린 인상은 이 영화의 어두운 분위기와 맞물려서 보는 내내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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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동원의 잘생긴 모습은 첫사랑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아주 잠깐 밝은 표정이었을 뿐 영화시작부터 끝날때까지 소설가로써 예민한 성격임을 강조라도 하듯이 인상쓰고 나오는 모습은 영화의 음산한 분위기와 함께, 무엇때문에 저렇게 방황하며 불면증에 시달리는지 관객인 제가 보면서도 의아해할 정도로 지루하게 진행되어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기까지 인내를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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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관점에서 실타래가 풀리면서 이 영화에서 알리고자 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던 영화는 선배언니의 권유대로 신선한 구도이긴 했으나 너무 모호하게 짜여진 독특한 구성으로 인해서 영화에 담긴 메세지를 느껴보기도 전에 관객이 지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아니 실제로 지치고 있는 신호를 받았습니다. 앞자리에 무리지어 앉아있던 여대생들의 짜증섞인 목소리가 들렸거든요^^  아무리 강동원팬이라고 해도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의 밝은 표정을 보기까지 참 답답하고 아리송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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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이 어두울 뿐만 아니라, 현실인지? 상상인지? 아니면 주인공이 쓰고 있는 소설의 일부인지? 혼란스러운 가운데 몇안되는 등장인물을 제외하고는 거의 보이지 않는 깜깜한 인물로 묘사되어 보는 내내 갑갑했는데 주인공의 약혼녀도 답답했던지.. 헤어질 각오하고 집을 나서려고 합니다.

그때서야 주인공은 완전히 현실로 돌아오게 되고, 관객들도 흐름을 파악하게 됩니다. 저는 그순간, '번지점프를 하다'란 지나간 영화와 더불어 우울증으로 자살한 여배우 '이은주'씨가 떠올랐습니다.
정말 우연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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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이 M이 뜻하는 의미가 결국엔 첫사랑의 이름이었으며... 개운하지 않던 시선도 바로 첫사랑의 외침이었고... 소품으로 잠깐씩 비춘 이해할 수 없었던 우산의 의미가 파악되면서 이야기의 전개에 탄력을 붙기 시작했습니다. 약속장소로 향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자의 외로운 노크였음을 이해하면서 중년의 아낙은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잊혀지는 대상이 아니라 가끔이라도 기억되는 대상이 되어 첫사랑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싶어하는 간절한 절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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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떠올린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와 'M'의 공통점을 제가 느낀대로 찾아보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에 여자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는 점과, 그것을 알지 못하는 상대는 처음에는 괴로워하다가 서서히 기억속에서 잊혀지게 된다는 점.

차이점은
'번지점프를 하다'에서는 남선생님이 된 (이병헌)의 눈에 남학생제자가 첫사랑의 분신처럼
느껴져서 갈등하면서도 자꾸만 사랑의 감정속으로 빠져들어간다는 점이며, 'M'에서는 첫사랑의 여인이 스스로 상대의 기억속에 자리잡히기를 부단히 노력하며 소설가로 연기한 강동원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점입니다.

이승과 저승이라는 다른 세계에 놓인 연인들의 애틋함이 절절하게 와닿아
눈물이 났던 주책시런 경험을 했던 영화로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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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지 점프를 하다' 영화에서 마지막에 이은주가 이병헌에게 하는 말
 '미안해. 너무 늦게 왔지'.
 '아냐. 지금이라도 와줘서 고마워'.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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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중에... 당신이 아주 많이 슬퍼했으면 좋겠어. 슬픈영화가 아니라 재미있는 영화를
   보더라도 문득 내생각이 나면 펑펑 울었으면 좋겠어. 내가 떠난 뒤에 당신이 아주 많이
   아파했으면 좋겠어. 우리가 흥얼거리며 불렀던 노래생각하면서 가슴아파했으면 좋겠어.』

                           ㅡ 미미가 저승으로 가기전에 민우에게 해주던 말 ㅡ


'M'에서 던진 미미의 말이 관객인 우리에게 서서히 잊혀지고 있는 배우 이은주씨가 던지는 말처럼 느껴져서 더 슬프고 애닮게 가슴을 후벼파서 몽환적인 영화를 관람하며 느꼈던 무거움과 더불어 잊혀지고 있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더 슬픈 그리고 긴~~~ 여운을 남기며 일어섰습니다.
몇 안되는 관객들이 일어서면서 실망했다는 식으로 한두마디를 내뱉고는 영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재빨리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참 안타까운 영화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너무 몽환적이라서 이해받기까지 관객들이 참아주지 못하는 영화....
저는 우울한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대충의 내용을 알았더라면 관람하지 않았을 영화입니다만, 이왕에 돈과 시간을 들인 영화이기에 관객에게 주고자 했던 메세지는 뭘까? 에 생각을 곤두세웠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얻은 결론은, 죽은자에 대한 산자의 예의는 아주 잊지 말고 가끔은 생각하며 슬퍼하면서 삶의 한자락에 놓인 과거의 추억을 상기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관을 나선 거리에는 은행나무 가로수에서 떨어진 노오란 단풍잎이 하염없이 수놓고 있었습니다. 아~~ 깊은 가을입니다. 삶의 중반을 넘은 듯한 계절이 주는 의미에 휘청거린 오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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