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를 꽤 많이 땄습니다. 남편은 따면서도 그냥 먹더니 씻지말라고 했지만 저는 먼지라도 털고 싶은 마음에 채에 받쳐서 물을 한번 흘러보냈습니다.ㅋㅋㅋ
그리고 3분의 2 정도는 흑설탕에 재웠습니다. 한켜는 오디 그 위에 설탕 또 오디 설탕 이런 순서로(처음하는 거라 뭐가 될지 모르지만...^^)
나머지로는 쨈을 만들려고 설탕을 묻혔습니다. 몇g정도되는지 뭐 그런 수치는 전혀 모릅니다. 불량주부지만 초보급은 아니라고 제 스스로 믿기에 감으로 하는데... 일을 저지르니까 남편이 두가지 다 못먹게 될까봐서 염려스러운지 자꾸만
"당신이 좋아하는 인터넷에 정말로 이렇게 하는게 맞는지 다시 확인해봐^^"
라고 합니다.ㅋㅋㅋ
"걱정마요. 우리둘의 수고를 물거품으로 만들지는 않을테니까요.ㅎㅎㅎ"
설탕을 묻힌 오디를 약한불에서 끓이니까 요렇게 거품이 생기더군요. 뭐 과일쨈 만드는 법이 다 똑같잖아요. 그런데도 울남편은 저의 철없어뵈는(예전에는 안그랬는데 언제부터 이런 대접받는지 모르겠습니다) 행동이 불안한가 봅니다.
조리는 과정에서 맛을 보니까 설탕의 양이 부족했던지 단맛이 덜하기에 꿀을 넣어 입맛에 맞추었습니다. 그리고 주걱으로 떴을 때 주루룩 떨어지지 않으면 완성입니다. 불안하게 보던 남편,
"어, 대충하는 것 같은데도 잘하네^^"
하고 웃습니다.
"나도 맘만 먹으면 잘한다니까. 예전에는 곧잘 했잖아. 지금은 불량품이 되었지만...ㅎㅎㅎ"
"명예가 있지. 정품이 불량품되기도 쉬운 것은 아닐텐데 우째 당신은 불량품처럼 비춰도 괜찮은가봐^^"
"내가 살아보니까 정품보다는 불량품처럼 사는게 맘도 편하고 남들과 어울리기도 좋던데.ㅋㅋㅋ"
"불량품으로 자꾸 비추다가 기분 나쁜일 당하면 어쩔려고 그래?"
"ㅎㅎㅎ 한번도 그런 걱정 해본적 없어. 내가 할줄아는게 별로 없는 불량품임에도 불구하고 남들은 나를 정품처럼 보고 나한테 접근을 못하겠다는데, 지금보다도 더 빈구석이 많아 보이게 살거야^^ 당신이 나를 걱정하듯이 진짜로 남의 눈에 그렇게 비춰야한다니까"
"남이 당신을 착각하며 보는구나.ㅎㅎㅎ"
"ㅎㅎㅎ 그려. 당신처럼 나를 정확하게 보면 되는데 모르는 사람은 나를 외모에서 풍기는 대로 보고 판단하니까 고게 문제야. 착하게 생기지 않은 나의 비애."
"ㅎㅎㅎ"
식혀서 병에 담았습니다. 무척 많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줄었네요.
밤중에 하교한 딸에게 맛보라고 내놓았더니
"징그럽게 보여서 못먹겠다아~"
혼잣말처럼 외칩니다.
"뭐가 징그러워. 진한 보라빛이 신비하기만 하구만."
"엄마, 이걸로 제 간식 만들지 마세요. 징그러워서 안먹기도 하지만 야밤에 먹는 간식 삼가고 싶어요. 요즘 엄마 살찌는 거 보니까 진짜 걱정돼요."
"엄마가 살찌니까 아빠가 좋아하는데...ㅎㅎㅎ"
"그말에 탄력받아 자꾸 찌우면 나중에 어쩔려고 그래요. 내가 다 걱정된다."
"사실은 나도 걱정이야. 자꾸만 댕겨서^^"
살찌는 엄마를 걱정하는 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개만 만들기로 했습니다. 토마토와 양배추가 있더군요.
한쪽에 오디쨈을 바르고
그 위에 토마토와
양배추를 얹고 빵으로 덮은 후,
한조각만 먹어보자고 작은 크기로 잘랐는데... 먹이려던 남편은 그사이에 잠들어 버렸고, 징그럽다는 둥 살찌는 거 싫다는 둥 걱정하던 모녀가 시식차 맛만보자고 시작하고선 오디쨈과 잘 어우린 야채의 촉촉함에 빠져서 다 먹었습니다.
그리곤... 빼놓지 않은 한가지!
후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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