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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여행

자연이 빚은 조각품 전시장 같은 요선암과 기도처 요선정

 

암자(미륵암) 입구에는 차량을 이용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었다.

 

 

미륵암 옆에 요선암과 요선정으로 향하는 안내표지판이 있고,

 

 

오솔길로 향하는 길목에는 우리 나라 사람들의 독특한 문화라고 할까?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정성껏 쌓아올린 돌탑에서 읽을 수 있다.

 

 

요선정으로 향하는 오솔길 바닥이 빛을 받아 반짝이는 맑은 날에 방문했다.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하는 길바닥.

 

암벽에 새겨진 불상과 요선정이 보인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 74호인 무릉리 마애여래좌상

얼굴모습만 봤을 땐 서 있는 것으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이 불상은 전체 높이 3.5m로 고려 시대에 만들어진 마애불좌상이다. 상체에 비해 앉아 있는 하체의 무릎 폭이 크게 표현되어 있으며 상체의 길이가 긴 편이다. 강원도에는 암벽면을 깎아 만든 마애상의 유래가 드문 실정이라 의미가 크다.

 

전체적인 암석의 모양이 복주머니, 또는 알을 품은 암탉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커다란 암석에 새겨진 불상이 놓인 자리도 눈여겨 볼만하다. 아래에 놓인 바위들을 종합해서 보면 연꽃잎처럼 보인다는 것은 일반인들이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부분임과 동시에, 이 부처가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어보는 것 또한 쉽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연꽃문양의 대좌 위에 앉아있는 부처는 맞은 편 저멀리 연화봉을 바라보고 있다는 설명을, 이 곳에 기도하러 오셨다는 어느 분의 친절한 설명을 통해 알았고 들은 대로 옮기면서 의미를 담은 선인들의 지혜에 대해 다시금 감탄하게 된다.

 

 

암석 뒤 모습에서 여유롭게 감싸줄 듯한 품속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음에 놀랍고, 아래에 보이는 멋진 광경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절벽이자 바위 틈에 분재처럼 자라고 있는 멋진 소나무 사이 아래로 보이는 주천강의 아름다운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가슴이 확 트이는 시원함도 함께 느낄 수 있다.

 

 

품속같은 공간에 앉은 우리집 부녀의 모습.

 

이런 생김새 탓인지 영험있는 곳으로 알려져, 어느 지인은 수태를 기다리며 백일기도를 올린 곳이자 세 임금(숙종.영조.정조)의 어제시가 봉안된 요선정의 기를 받아 벼슬길에 오르고자 하는 이들이 간절한 소망을 담고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고 전해져 우리딸의 꿈을 응원하며 함께 찾게 되었다.

 

 

요선정

이 정자는 수주면 무릉리에 거주한 요선계 계원들이 중심이 되어 1915년에 건립하였다. 남한강의 지류 주천강 상류에 위치한 이 곳은 풍경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조선 왕조 임금의 어제시를 봉안하고 있어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다.

그리고 평일에는 신도들이 이 정자에서 암벽에 새겨진 마애여래좌상을 향해 108배, 또는 1000배, 3000배를 올리는 기도처이기도 하다.

 

 

 

 

 

 

 

 

용트림 하는 듯한 기이한 나무.

 

 

바위에 새겨진 석명선, 바위이름은 아닐테고 무슨 의미인지 궁금했었는데 궁금증이 풀렸다.

일제시대 영월군수 이름이란다. 뭐 대단한 사람이라고 바위에 새겼나 했더니 친일파로 주천장날에 만세운동을 하려는 주민들의 뜻을 저지했던 인물이다. 어느 쪽에서 어떤 의미로 새긴 것인지 알 수 없으니 상상력이 맘대로 펼쳐졌다.

 

 

정성껏 돌쌓는 민족임을 잘 보여준 석탑옆에서 내 모습 하나 담고 요선암으로 향했다.

 

오솔길 사이에 아래로 향하는 좁은 길로 내려가노라면,

 

 

방문객의 손길을 기다리는 밧줄을 만나게 된다. 이 밧줄을 이용하여 강변에 닿으면,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선정된 '요선암' 이 눈앞에 펼쳐진다.

 

 

주천강변 요선(신선을 맞이한다는 뜻)암의 마애불상이 밤마다 몰래나와 주천강에서 논다고 시인 신경림이 읊었다고 하는 이 곳 반석위에, 요선암이라고 새겨진 글씨가 있다고 해서 요선암이라고 부른다는 데 크고 작은 많은 암석을 보면서도 새겨진 글씨를 찾을 수가 없었다. 많이 아쉬웠다.

 

화강암 너럭바위엔 돌개구멍과 물결무늬 등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여 신기함에 빠져들게 함은 물론, 드라마 '기황후'에도 등장한 장소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흘러내린 듯한 하얀 바위는 부드러운 자태를 뽐낸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세월의 사연을 감내한 듯 기묘한 모습에서 자연이 빚어낸 조각품 전시장 같은 곳임을 느꼈다

 

 

 

 

물결무늬의 바위에서 뿜어내는 오묘한 색상의 글라데이션

 

 

여러명의 아이들이 달라 붙어서 함께 밀가루 반죽을 주무르고 두드린 듯한 느낌을 주는 바위

 

 

 

 

 

 

 

 

 

 

2013년 4월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요선암에는 약 200m 구간에 걸처 화강암반 위에 폭넓게 발달한 돌개구멍을 볼수 있다.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규모를 지닌 이러한 돌개구멍(속이 깊고 둥근 항아리 구멍)은 하천의 윤회와 유수에 의한  침식과정을 거치며 꾸준히 변화했다. 그리고 바위를 곡선으로 조각해 놓은 듯한 여러 개의 돌개구멍이 복합적으로 발달한 지형 자체가 가지는 경관 가치도 매우 우수하다.

 

 

요선암의 기묘한 형태가 호기심을 자극하여 한 곳에 머물 수 없게 한다. 다양한 형태를 띠는 암석을 둘러보며 탄성이 절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