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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오작교 형제들, 태희-자은커플의 위기는 극복될까?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의 사랑이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게 그려지고 있는 가운데, 잘 풀릴 것 같았던 태희-자은 커플에게 뜻하지 않은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태희의 생부가 뺑소니차에 치여 교통사고사를 입었는데, 그 범인이 26년이 지난 지금에 자은이 아버지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죽자 엄마는 개가를 했고, 태희는 큰아버지 큰어머니 슬하에서 자랐습니다. 아무리 잘해준다고 해도 자신을 낳아준 친부모와는 다를 것입니다.
화나는 일이 있어도, 떼를 쓰고 싶어도 눈치있는 아이라면 참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태희는 비슷한 또래의 태필이가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바람에, 큰아버지 큰어머니가 친부모 이상으로 사랑과 관심으로 보살폈다고 해도 가슴 한켠에는 찬바람을 느끼고 살았을 것입니다.
이런 태희에게 자은이가 사랑으로 찾아와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자은과의 교제를 집안에 밝히자 아버지가 반대를 하고 나서 할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이 놀랐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은을 가엾이 여기던 아버지가 당연히 찬성하며 축하할 줄 알았기 때문이지요.

자은이 아버지가 가해자임을 혼자 알고 있기에는 무척 고민스러웠던 아버지는, 아내에게 이 사실을 알립니다. 놀란 복자씨, 그러나 태희와 자은의 교제를 말리기엔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자은이가 가해자도 아니고, 더구나 실종된 아버지의 과거 잘못을 대신 지고 평생 고통스럽게 살게 할 수는 없다는 복자씨 생각은, 이 일을 영원히 비밀로 하고 태희-자은 커플의 사랑을 인정하자고 남편을 설득합니다. 이혼으로 협박할 만큼 단호한 아내의 태도로 인해 아저씨는 더 고민되지만 그래도 헤어지게 해 보려고 자은을 만납니다.
 


아버지(백일섭)는 자은(유이)을 따로 만나, 차마 사실대로 말하지 못하고 어린 나이와 불안정한 직업, 그리고 천애고아라서 못마땅하여 태희와의 교제를 반대한다는 뜻을 전합니다.

일찍 엄마를 여의고 아버지손에 자랐던 자은이, 갑작스런 사고로 아버지마저 실종으로 잃고 홀로 된 것도 서러운데, 믿었던 아저씨마저 고아라서 싫다니 아무리 강심장이라고 해도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 서글플 것입니다.
이 드라마를 함께 보던 울남편이 욱해서 한마디 던집니다.
 "천애고아는 누가 되고 싶어서 되나. 어떻게 말을 저렇게 하냐. 그냥 고아라고 해도 서러울 텐데..."
울남편도 엄마를 일찍 여의었고, 아버지마저 성인이 되기 전에 돌아가셔서 형님과 형수의 보살핌으로 자랐기 때문에, 우연히 보게 된 이 드라마에 등장한 태희와 자은을 안타깝게 지켜보는 시청자가 되었습니다.

자은이 홀로 지내면서 많이 강해진 모습을 보여 대견스럽더군요.
아저씨로 부터 반대하는 이유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처지를 불평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태희를 만나러 갑니다.
그리고 위로겸 길에서 노래와 율동을 부탁하게 되고, 거절할 줄 알았던 태희가 쑥쓰러워하면서도 율동을 합니다.
사랑으로 인해 부드럽게 변한 태희와 성숙해진 자은이가 참 예쁩니다. 아내(김자옥)라는 이름을 걸고 이 둘의 사랑을 지켜주려 하는 복자씨의 마음을 우리부부도 알 것 같습니다.

후배동료와 행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태희는 자은을 위해 기꺼이 노래와 율동을 합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더군요. 그리고 이어서
대한민국의 미혼남성에게 또 하나의 과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자리 들기 전, 여자친구를 위해 전화기 너머로 자장가를 불러주는 장면에 이어, 카페같은 곳에서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는 것도 아닌, 길에서 귀여운 율동까지 거쳐야 하는 관문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지요.^^

아무래도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이같은 행동을 부탁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울아들은 소극적이라서 여자친구에게 이런 부탁을 받게 되는 시험을 어떻게 넘길까? 염려되는 장면이었네요.^^ 그래도 사랑하면 창피함을 무릅쓰고 행동에 옮길테지요.


아저씨에게 반대이유를 들은 자은이 귀가가 늦어지자, 이들 부부는 걱정을 하게 되고 늦게 들어온 자은에게 아저씨는 혼을 냅니다.
하지만 자은은 원망하지 않고 다음날 아줌마(박복자:김자옥) 생일상을 차리기 위해 장을 봐 왔다고 말하곤 음식준비를 하지요. 자은의 정성어린 모습에 아저씨는 마음이 울컥하고, 자은 또한 아저씨에게 태희와의 교제를 허락해 달라고 간청합니다.

 

오작교 농원 가족을 진심으로 위하는 자은의 마음이 아저씨를 감동시켰습니다.
아내가 원하는 대로 자은이 아버지가 저지른 잘못을 덮기로 하고 태희-자은 커플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습니다. 하지만 착잡한 그 심정 충분히 이해됩니다.

이 부부의 고민을 보면서 우리부부도 함께 고민해 보았습니다.
특히나 훗날에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할머니와 태희가 받을 충격이 제일로 걱정되더군요.
물론 자은이도 걱정되구요.
무덤까지 가는 비밀도 존재하겠지만 우리네 세상사가 그리 비밀단속이 잘 되는 것 같지 않기에 이 일도 언젠가는 밝혀져 또 한바탕 갈등을 치르게 되겠지만, 우리부부는 복자씨의 의견에 찬성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서로 충격은 크겠지만 자은이 잘못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아무리 청춘사업이라고는 하지만 사랑이 그렇게 쉽게 찾아오는 것도 아닌데다가, 태희에게 찾아온 사랑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존중하는 복자씨의 마음이 헤아려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디 드라마가 그렇습니까?
형사인 태희가 계속 범인을 찾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밝혀지겠지요.
부정입학에 연루되어 있던 경찰서장이 뺑소니 사건을 뒤쫓던 예전 형사입을 막을 때, 저는 차라리 그 서장이 뺑소니 운전자이길 바랐건만... ㅎㅎㅎ 드라마 작가는 저처럼 단순하지 않지요.
사건을 이리저리 꼬여서 시청자의 궁금증을 증폭시키려 희한하게 복잡한 관계를 만들려 노력하지요. 가해자를 찾고자 하는 태희의 집념을 포기시킨다고 해도, 또 뜻하지 않은 곳에서 일이 터져 다 알게 되고,
갈등한 후에 화합되는 식으로 마무리가 될테지만 그렇게 결말이 나오기까지 작가가 많이 고민하고 다양한 사건이 가미될 것입니다.

태희와 자은커플의 사랑이, 결혼이란 결실로 맺게 될지, 아직까진 아무것도 모르는 이 커플이 맞게 될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게 될지 우리부부는 편하지만은 않은 심정으로 지켜볼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