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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결혼식장소가 타지일 때와 사는고장일 때의 장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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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을 통해 알게 된 인생선배언니의 딸이 결혼한다는 소식과 함께 회원들 중에 시간되는 분은 집에서 마련하는 음식만드는 일에 동참해 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해들었습니다.
같은 고장에서 예식을 치르게 될 경우에는 집에서 따로 음식을 준비하지 않지만, 타지에서 식을 치르게 될 경우에는 음식준비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데... 이는 타지에 있는 식장에 불참하는 분들을 위해 접대하기 위한 것과, 식장으로 향하는 버스안에서의 지루함과 출출함을 달래기 위한 배려이기도 하답니다.

예전이야 같은 고장에서 식을 치르고도 손님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극진하게 대접하는 모습이 많았지만, 요즘은 서로들 바삐 사느라 식장에서 잠깐 모습보고 준비된 뷔페식당에서 식사하는 것으로 집안에서의 대접은 따로 하지 않음에, 삭막하다 느낄지는 몰라도 혼인을 치른 가족들의 수고를 들어준 이런 변화는 제가 여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좋다고 생각됩니다.

인생 선배언니들이 자녀들을 혼인시키는 준비과정을 자주 접하면서 예사롭게 보이지 않음은, 저도 그 시기가 언젠가는 다가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타지에서 예식을 치르게 될 경우와, 살고 있는 고장에서 치르게 될 경우의 장단점이 눈에 들어오면서 최근에 제가 겪은 민망스러움도 곁들여 보겠습니다.

ㅣ. 타지에서 예식을 치르게 되는 경우.
청첩장을 주는 쪽에서도 받는 쪽에서도 서로 편하지 않을 때가 있음을 느끼게 되는데요.
요즘은 남자들 못지않게 일하는 여성들도 많으니 하루전, 음식준비로 분주한 집안을 돕고 싶어도 못돕는 경우가 있으며, 또한 사정상 타지에 있는 예식장에 불참하게 되는 경우도 있어 미안해집니다.
잔치를 치르는 집에서는 전날이라도 자신의 집에 와서 준비해 놓은 음식을 대접하고 싶어하지만, 음식 만드는 일에 동참하지 못한 처지에 찾아보기 미안한 것은 여자이기 때문이며, 또한 어쨌던 따로 시간을 내야함이 번거로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초청받는 쪽에서만 불편한 것은 아닙니다. 속내를 들어보니 초청하는 쪽에서도 마음이 편치않다고 합니다.
아무리 버스를 대절해서 간다고는 하지만, 멀리까지 이동하니 아침부터 서둘러 온나절이 걸리는 많은 시간으로 말미암아 미안할 수 밖에 없답니다. 오죽하면 타지에서 하객을 알바하는 분으로 예식장을 채울까? 고민하는 집안도 생겨날 지경이라는 소식이 들리곤 하나 봅니다.
그러고보니 저도 제가 자란 고장을 떠나 남편이 살던 고장에서 예식을 치르는 바람에 우리부모님께서 하객들과 함께 이동하셨는데 그분들의 정성에 감사한 마음을 떠올려 보게 되네요.

제가 사는 곳이 지방의 소도시라 자녀들이 대도시의 직장을 따라 많이 나갑니다. 그리고 타지에서 베필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면, 대부분 대도시에서 예식을 치르고자 하는 성향때문에 지방의 부모는 2배의 수고를 해야함을 제가 부모가 되어보니 깨닫습니다.

저는 그동안 타지던, 같은 고장이던, 불참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축의금 대납을 자주 부탁받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허리통증을 핑계(?)로 불참해야겠다 마음먹고 미리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당일날 버스출발할 때에 찾아가서 축의금을 전하면서 축하말과 함께, 참석하지 못함에 대한 미안함을 전할까? 하다가 아침에 일어나면서 컨디션이 어떨지 자신이 없어서 전날 찾아갔는데... 참 민망했습니다.
일을 도우러 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준비하고 있는 잔치음식을 먹으러 간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저는 단지 예식장에 못감에 대한 미안함을 직접 전하고 싶어서 오전에 교정받고 오후에 아이들이 오기 전까지의 짬나는 시간을 이용하고자 했습니다.
집안에 들어서자 음식준비로 분주한 모습입니다. 뜻만 전하고 나오기도 미안하고 해서 귀가해야할 시간까지만 조금이라도 돕고자 개수대앞에서 서성거렸습니다. 이미 음식은 맡아서 하는 분들이 있었고(언니는 다른 모임사람도 많음), 저는 시간되면 일어서야 하는 상황이고... 점심을 먹고 가라고 붙잡았지만 점심만 먹고 일어서기는 제가 너무나 염치없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 저 때문에 점심을 일찍 먹자고 할 수도 없고... 설거지라도 다 할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된다면야 먹고 나서겠지만. 그렇게까지 머물시간은 되지 않아 미안함을 전하고 나서는데,
 "잔치집에 와서 아무것도 안먹고 그냥 가면 어떡해?"
하면서 정색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몸둘바를 몰라 신발을 신은채 쩔쩔매고 있는데, 바삐 음식을 싼 꾸러미를 건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미안했습니다.
 '에고 차라리 오지 말것을... 다른 회원한테 축의금을 부탁할 것을...'
후회가 되었습니다.
 "일도 돕지 못하고 그저 왔다가서 너무 미안한데...."
얼버무리며 집을 나서는데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아는 분도 있었지만 모르는 분이 대부분인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오는 일이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제 마음이 몹시 불편했습니다.

다음날, 예식장으로 출발할 시간이 되자 참석하려다가 갑작스런 사정이 생겨 불참하게 된 회원들한테서 축의금 대납이라도 좀 해달라는 부탁이 제 휴대폰에 날아들었습니다. 제가 불참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거죠.
저도 대납을 부탁할 수도 있었지만 찾아갔던 이유는,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는데 제 꼴이 참 부끄러웠던 순간입니다.
더구나 허리통증으로 말미암아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아픔을 호소하다 웬만큼 시간이 지나야 통증이 가라앉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라, 당일날 출발시간에 못맞추게 될까봐 염려한 저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신 분의 멘트로 인해 저 자신 그 자리가 몹시 불편했습니다.  

될수있으면 당연히 동참하여 축하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하객들 중에는 부정적이긴 해도 버스안에서의 유흥을 즐기는 분도 있으니 단점만 있다고도 할수 없겠지요^^  
 
ㅣ. 사는 고장에서 예식을 치르는 경우
일단 집안에서 음식준비를 거창하게 하지 않아도 되니 수고를 덜해도 됩니다. 친지중에 타지에서 오셔서 집에 묵으시다 가시는 분들을 위해 가족끼리 수고를 하는 정도니, 굳이 남의 손을 빌리지 않아도 되는 점은 혼인을 치르는 쪽에서도 편하며. 일손이 되어줄수 없는 입장에서도 미안함이 없겠지요. 그리고 초정받는 쪽에서도 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시내라서 예식장에 가는 일이 덜 불편할테니까요. 반면, 짧은 시간의 동참을 의무적인 분위기로 평가하며 비판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피치못할 사정으로 불참하게 될 경우, 축의금대납을 부탁하기가 더 쉬울 것입니다. 아무래도 참석자가 타지보다는 많을 테니까요.

자녀가 베필을 만나, 부모님이 사는 고장에서 예식을 치르게 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을 접하며 하객으로써 느낀 점을 정리했는데... 언젠가는 제가 초대하는 입장이 되어 염려하게 될 과제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