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다한생각

설을 앞두고 엄마마음을 헤아리는 기특한 우리딸

방학이라고는 하지만 명목상 보충수업으로 학교에 매일 나가던 여고생 우리딸, 설을 앞둔 이번주엔 학교에서 방학기간의 휴일로 허용해서 이틀간 달콤하고 여유로운 늦잠을 즐기더니 저와 모처럼의 외출을 제안하기에 거리로 나왔더니
 "엄마, 제가 맛있는 거 사드릴께요^^"
 "왠일?"
 "엄마랑 함께 나오니 기분이 좋아서요."
 "그래, 그럼 우리딸이 인심쓰는 용돈으로 포식해볼까.ㅋㅋㅋ"
 "어디가 좋을까요?"
 "사주고 싶은 사람 맘대로^^"
 "오랜만에 그곳에 가요.『겨울안개』"
 "오랜만? 엄마는 얼마전에 OO엄마랑 다녀왔는데...ㅎㅎㅎ"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딸이 말하는 곳은 지하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조용하고 아늑한 느낌이 좋을 뿐만 아니라, 비용과 먹을양에 대한 부담감이 적은 곳으로 어릴 적에 우리가족이 외식을 했던 곳입니다. 싫어하는 것은 아니나 남편이 양식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 취향이 다른 관계로 딱 한번 이용한 곳인데 편안했던 분위기를 딸은 기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후로는 아빠취향따라 국물있는 뜨끈한 음식따라 댕기느라고 분위기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곳의 외식이었거든요.ㅋㅋ

작은 도시의 도심에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인테리어와 스프와 소스가 입맛에 맞아 가족단위도, 친구도, 연인들도 쉽게 찾는 곳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하로 들어가는 입구의 모습입니다.
17년된 곳이라니 우리딸 나이와 비슷하군요^^
(블로그에 올릴 마음으로 주인에게 물어봤습니다.ㅋ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부의 1층 홀 모습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부 홀 2층에서 내려다 본 1층 모습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깥의 추운기운에 몸을 웅크려서 들어섰더니
홀안에서도 2층이 따스하다고 안내해 주셨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격 7,000원의 돈가스를 주문했습니다.
폼나게 거창한 곳이 아니라 부담스럽지 않아 이용하기에 편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별다른 재료없이 단순한 크림스프임에도 불구하고
딸과 제 입맛에는 이곳의 스프가 맛있게 느껴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남은 음식 어찌할까? 고민하지 않아도 될정도로 꼭 먹을 양만큼만 주는 것이 참 좋습니다. 주요먹거리만 제외하고는 리필되는 실용성이 맘에 듭니다.ㅎㅎㅎ

 "딸, 엄마한테 왜 이런거 사주는데 물어봐도 돼?"
 "후훗^^ 명절 앞두고 스트레스 안받는 척(?) 진짜인지 가장인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엄마가 예민한 증세를 보이지 않으시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해서요^^"
 "ㅎㅎㅎ 요거 봐라. 엄마한테 기특하다고 표현 하다니..."
 "기분 나쁘세요? 나는 울엄마가 가끔 귀여운 동생처럼 느껴지는 것이 좋거든요. 나이든 어른의 엄마처럼 느껴지지 않아서 젊게 사는 엄마가 보기 좋아요."
 "아빠도 그러는데 너까지 그러면 엄마는 정말로 착각하고 산다. 흉인지 칭찬인지 모르겠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네.^^"
 "엄마, 정말 괜찮으세요?"
 "뭐가?"
 "명절증후군인가 뭔가 하는 거 말예요. 설사다 변비다 구토날 것 같다 하면서 큰댁에 가기전에 늘 하던 그 증세 말예요."
 "아빠도 너도 엄마보고 철부지같다고 하니까 정말로 철부지처럼 살라꼬 다 버리니까 좀 편한 것 같긴 해. 딱 하나만 빼고ㅋㅋㅋ"
 "딱 하나는 뭔데요?"
 "여자가 마술에 걸리는 거 있잖아. 고것이 날짜도 안맞추고 멋대로 왔다리 갔다리 하는데 대구 큰댁에 행사가 있어서 갈때마다 용하게도 걸리네."
 "그것도 긴장감때문에 나타나는 증세 아닐까요?"
 "글쎄? 하지만 우쨌든간에 지금처럼 편한 기분은 처음인거 같아.ㅎㅎㅎ 네가 보기에도 엄마가 편해보이지 그치?"
 "예, 예민한 엄마가 마음고생하는 것이 불쌍해 보였어요."
 "우리딸 또 엄마를 감동시키네. 우와~ 딸없는 사람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딸의 소중함이 팍팍 느껴진다."
 "ㅎㅎㅎ"

사용자 삽입 이미지

후식으로 딸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습니다.
 "울엄마 식성은 언제나 애같을 거예요. 과자좋아하고 아이스크림 좋아하는 식성과 더불어 외모도 늙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맞아. 나도 아주 간절하게 바라는 사항이야.히히히 오늘 네가 엄마를 너무 감동시키는구나. 작정했니^^ 덕분에 밥도 잘먹고 마음도 헤아릴 줄 아는 딸에게서 이해도 받고.. 너무 좋구나. 자랑해야지. 블로그에^^"
 "엄마는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더 귀여워진것 같아요.ㅎㅎㅎ 뭐든지 블로그랑 연관지어 생각하시며 팔딱팔딱거리는 모습이 정말 귀엽거든요."

중년의 아낙이 여고생 딸에게 위로받고 감동받은 날입니다.
 "엄마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지난날 몸이 고달파서 힘들었던 명절증후군이 아니라, 오해로 빚은 말의 상처로 인해서 가슴앓이하던 엄마의 명절증후군임을 느꼈던 딸인지라... 저에게 행한 딸의 깊은 마음씀씀이가 너무 고맙게 다가왔습니다.
 "딸~ 너무 어르스러운거 아냐. 그럼 너만 손해야^^"
 "춘향이와 이도령은 저보다도 어릴 적에 연애하고 결혼하려고 했는데요 뭐 ㅋ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