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를 내려놓자마자 벨이 울린다.
"이제 끝났어?"
"응."
몇분간을 들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남편이 나갈때 울리는 전화를 받았던 내게 출근한 남편이 전화를 해서 묻는다. 그리고 남편의 전화를 끊자마자 또 벨이 울린다.
"어 전화되네^^"
"왜 언니?"
"하도 통화중 걸리길래 전화기가 잘못 놓인줄 알고 전화국에 확인해달라고 했잖아^^. 뭔 전화길래 그리 오래 들고 있었냐?"
"대구친구 전화~^^"
자주 걸려오는 전화도 아니고 나 또한 자주 거는 전화도 아니기에 시외전화로 이어지면 그간의 안부를 몽땅하느라고 시간이 많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나 이 친구 전화는 무조건적으로 길어질수밖에 없다.^^
왜냐? 우리둘은 공통점도 확실하고 차이점 또한 너무나 뚜렷해서 이야기를 하노라면 비밀로 간직하고자했던 이야기까지 다 쏟아내게 되는 불상사(?)를 초래하고 말기에 쏟아냈던 이야기를 수습하느라고 시간이 더 걸릴 수 밖에...ㅋㅋㅋ
감성이 나랑 너무나 다른 그녀는 말에서도 글에서도 내가 보기에 늘 촉촉한 여인이다. 그에 비해 나는 완전히 메마른 상태다. 그러면서 그녀는 촉촉한 자신의 감성을 잘 다스릴 줄 아는 지혜까지 지녔고, 나는 메마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한번 드러내기 시작하면 주체할 수 없어서 나자신이 너무 힘들고 아파함을... 그녀는 나의 장단점을, 나는 그녀의 장단점을, 우리 서로 너무나 잘알기에 이야기가 너무 잘 통한다. 이러니 전화기를 붙잡으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떨어져 살기에 자주 볼수 없음이 늘 안타까운 상대면서도 오히려 떨어져 있음을 감사할 때도 있다. 왜냐? 이 또한 우리 두여인이 자주 만나면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르니까ㅎㅎ
하늘~!
그녀의 닉네임은 하늘, 내닉네임은 토토.
5~6년전 Daum의 한카페에서 우리는 우연히 만났다. 우리의 감성을 표현하는 카페가 아닌, 아낙들이 모여서 아이교육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조언해주는 글을 통해서 생각이 오가는 댓글을 통해서 만난 우리는 어느날부터 살짝 변질되어 우리들만의 이야기에 도취되었다.
생활을 통해서 접하게 되는 현실에서는 아이의 엄마로, 남편의 아내로, 시댁의 며느리로, 이웃집의 아주머니로 통하지만 그녀와 나만의 시간에는 이 모두는 첫인사의 짧은 안부로 끝나고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그 누구도 알아차릴수 없는 우리속에 숨어서 꿈틀거리는 소녀적 감성을 논하게 된다. 그러면서 서로의 위안이 되고 격려가 되고 때론 공범자가 되어서 인생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벗이 된다.
내 주변에서 만나게 되는 아줌마틈에서 나이들면 감성도 없는 듯 살아가는 듯... 내가 잘못되었나? 말이 통하지 않는 쓸쓸함을 맛보게 될 때의 외로움을 함께 나눌 벗으로 네가 있음이 너무 고맙다. 특히나 나이듦을 안타까와하면서 보내는 신호탄같은 연말에는 하늘~~ 너의 존재가 너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늘 건강하기를 바라며 이 한해를 마무리하며 너를 떠올리는 내기분이 너무 좋타아!
토토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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