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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엇갈린 반응으로 호기심 자극할 '쌍화점'

새해들어 남편과 함께 본 '쌍화점' 감상후기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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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주진모), 왕의 호위무사 홍림(조인성), 왕후(송지효)◀이들의 삼각관계를 본 우리부부의 감상후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한 이들의 삼각관계가 예사롭지 않았기에 흥미로울 수 밖에 없는 이유
첫째, 일반적으로 알려진 여자하나에 남자 둘, 혹은 남자하나에 여자 둘, 이런 삼각관계가 아니란 점
둘째, 남자하나에 남자대 여자의 삼각관계란 점에 타인도 아닌 부부가 한 남자를 사랑한점
셋째, 궁안의 궁녀들간에 동성애코드가 아니라 왕과 건륭위 수장인 남자 동성애코드란점
넷째, 특히나 한 나라의 최고권력자 부부가 서로 애달프게 호위무사 홍림을 사랑한점
제가 제일 흥미롭게 여긴 것은 다섯째, 왕에 의해 동성애자였던 한 남자가 왕의 명에 의한 합궁으로 말미암아 이성간의 사랑에 눈을 뜨게 된다는 점
이쯤으로 마무리할려고 했는데... 꼭 넣으라고 한 남편의 생각을 보충하자면^^
여섯째, 사랑의 몸짓을 너무 적나라하고 파격적이게 노출시킨 장면으로 인해서 이 영화를 본 관객들 간에 엇갈리는 반응을 보이게 될거란 점(우리부부도 엇갈리는 반응) ◀이 점을 감독은 예측했을 것입니다.

여섯째의 대범한 정사신은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의 꼼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우리부부가 똑같이 했습니다.^^
왕이 호위무사를 사랑한 남자들간의 동성애코드란 점과 후사를 위해 자신이 가장 총애하는 호위무사를 왕후와 합궁하기를 명한점도 흥미롭지만, 아무리 만 18세이상 등급이라고는 하나 예전 심의로 따지면 상영이 거의 불가능한 장면으로 잘렸을 거라는 짐작과, 정사신의 노출수위와 다양한 체위표현은 이쯤이면 포르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파격적이었으며 충격적이었습니다.
내용의 전개상 필요했다고는 하나, 지나치게 길게 적나라해서 민망스러웠습니다. 평소처럼 저혼자서 이 영화를 봤더라면 아마도 영화관을 나서기가 좀 어색할 정도로...
그래서인지 혼자 왔던 관객분은 영화가 끝나기 전에 일찌감치 일어서서 나가고 제 옆에 여친과 함께 온 남성관객은 어떤 의미로 내쉰 한숨인지 모르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한숨이었습니다.
 
울신랑曰
당신 데리고 어서 나가고 싶더라.ㅋㅋㅋ
무슨 뜻인지 아시죠?
부부라면.ㅋㅋㅋ

잠깐 야그가 딴길로 샐뻔 했군요.^^
감독이 역사속에 숨겨진 비화를 끌어낸 점도 흥미롭지만, 그로 인해 정사신을 표현하면서 관객들 반응이 분명히 찬반으로 논란거리가 될거라는 점을 반영했다는 점입니다.
저부터도 그 장면의 노출이 너무 파격적이어서 충격이었다고 말하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울남편도 적잖이 놀라긴 했습니다만 우리 나라도 이제 꽤 발전된(?) 자유의 표현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반응입니다. 엇갈리는 정사신을 보고 어떻게 판단하게 될지 호기심을 확인하고 싶어서라도 영화관을 찾는 이들이 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ㅋㅋㅋ (요것이 감독의 의도?)

함께 공감하기는 이들의 삼각관계 사랑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아파하는 모습들이 슬프고 안타깝게 잘 표현되었다는 것과, 특히나 눈빛연기는 그야말로 끝내주더라는 것입니다. 사극에 대한 편입견때문에 배우 조인성의 사극에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때문에 가끔 감정이입에 방해를 받긴 했지만요.^^

부부가 아니라면, 아무리 연인사이라고 하더라도 함께 보기에는 용기가 필요한 영화이므로 참고하십시요.

 

쌍화점(霜花店)’
쌍화점에 쌍화사러 들어갔더니 회회아비 내 손목을 잡더이다.
이 말씀이 이 곳 밖에 나거들면 조그만 어린 광대 네 말이라 하리라.
삼장사에 불을 켜러 들어갔더니 그 절 주인 내 손목을 잡더이다.
이 말씀이 이 절 밖에 나거들면 조그만 어린 중아 네 말이라 하리라
그 자리에 나도 자러가리라

후사없는 왕후의 회임을 기원하면서 성대하게 펼치는 연등회 축제에서 왕이 부르는 노래를 듣노라니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내용을 들어보면 기가 딱 막히지요. 그 당시 얼마나 퇴폐적이었나를 절정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속없는(?) 화려한 축제를 비록 영화에서 보는 영광을(?) 누리며 제 눈이 호강하면서도 고려충신 최승로의 시무 28조에 등장했던 이와 관련된 개혁안이 떠오르더군요.
제13·21조에서는 산악(山嶽)과 성수(星宿)에 대한 제사나 연등회(燃燈會)·팔관회(八關會) 등을 제한할 것을 주장했다. 이들 제사나 행사들 때문에 백성들이 괴로움을 겪을 뿐만 아니라 종묘와 사직의 제사가 법도대로 행해지기 어렵게 된다는 것을 반대의 이유로 들고 있다.

당시의 사회상을 엿볼수 있습니다. 백성들 등골빼는 화려한 법회지요. 더구나 동성애자인 왕임에도 불구하고 왕후의 회임을 기원하는 행사라니 어이가 없습니다. 왕을 호위하는 건륭위소속 꽃미남들은 다 아는 일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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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점에 쌍화병(만두)을 사러 갔더니
회회아비(몽고인, 혹은 아랍인)가 내 손목을 잡더이다.

만약에 이 소문이 이 가게 밖에 번지면(소문나면)
조그만 어린 광대(심부름하는 아이) 네 탓이라 하리라.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 잔 곳같이 난잡한 데가 없다.
삼장사에 불을 켜러 갔더니
그 절 사주가 내 손목을 잡더이다.
만약 이 소문이 이 절 밖에 번지면
조그만 어린 상좌 네 탓이라 하리라.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 잔 곳같이 난잡한 데가 없다.
두레박 우물에 물을 길러 갔더니
우물의 용이 내 손목을 잡더이다.
만약 이 소문이 이 우물 밖에 번지면
조그만 두레박아 네 탓이라 하리라.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 잔 곳같이 난잡한 곳이 없다.
술 파는 집에 술 사러 갔더니
그 집의 아비가 내 손목을 잡더이다.
만약 이 소문이 이 집 밖에 번지면
조그만 바가지야 네 탓이라 하리라.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 잔 곳같이 난잡한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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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으로는 남자대 여자로 실속없지만 부부모습을 보이는 왕과 왕후입니다. 비록 원나라 간섭을 받는 처지라 원나라의 공주가 왕비로 자리하지만 여자며 이쁩니다만 왕은 거들떠 보지도 않으니 왕비가 참 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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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소에 함께하는 것도 홍림이요, 아침에 일어나 머리를 빗겨주는 것도 홍림이며 왕이 아플때 죽을 떠먹이는 역할까지도 홍림입니다. 취미생활도 함께하는 이들은 빈틈이 없는 경호원이자 애인입니다. 왕후의 입장에서 홍림이란 존재는 아주 미운 존재겠지요. 왕의 총애를 다 받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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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부 자제들 중 미동으로 선발해서 키워진 '건륭위'는 왕을 호위하는 경호부대면서도 궁녀같은 처지의 불쌍한 남정네들입니다. 궁안에서 왕을 제외한 나머지 남자들은 여자를 품을 수 없으니까요. 이들중에 궁녀와 눈이 맞아 달아나는 사태도 벌어지긴 합니다. 혹은 임금처럼 남자대 남자끼리의 동성애자도 있을 수 있겠고 아니면 수장 홍림처럼 왕의 애인이 되기를 소망하는 자도 있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영화장면에서 동성애는 왕과 홍림뿐입니다. 아주 낯뜨거운... 관객들의 상상으로 충분할 정도만 살짝 짧게 보였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이란 생각을 할 정도로 이 장면도 충격적입니다.

왕이 욕심쟁이입니다. 키고 크고 얼굴도 잘 생겼고 무술도 뛰어난 이런 멋진 남자들의 청춘사업을 다 막아두고, 왕만 바라보게 하고 거느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전국의 꽃미남은 이곳에 다 모아놓았을 것입니다. 불쌍한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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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로 존재하는 궁의 남자들 사이에 시기와 질투가 보입니다. 궁녀들 못지 않습니다.
 "베겟머리에서 임금님의 총애를 흐리지 마라"
고 지적하는 부총장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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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적이지만 왕의 명에 의해 합궁을 하게 되는 두사람
여자로써 왕후입장에서는 참 난처하고 죽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도대체 뭔짓입니까.
하라면 해야하고, 하지 말라면 못하는 합궁의 처지에 놓인 두사람의 첫 합궁은 분위기상 실패하지만 두번, 세번으로 서로의 욕정(?)을 확인하게 된다는 설정과 세번의 합궁에도 불구하고 회임에 실패했다고 당분간 합궁은 없다? 혹은 합궁의 상대를 바꿔볼까? 변덕을 부리며 왕후와 홍림의 마음을 떠보는 왕의 비열한 명에도 불구하고, 왕후의 회임법회가 화려하게 열리고 왕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왕후가 홍림을 서고로 불러내어 격렬한 정사신을 벌입니다.
 "미쳤어~♬"
요즘 유행하는 노래가 갑자기 떠오르더군요. 간도 크지 어쩔려고 저런대. 아무리 사랑에 눈이 멀었다고 하지만 감히 왕을 능멸하다니... 왕후의 체면도 뭐도 없더군요.
 "내일 자시에 이곳으로 오시요."
참 어이없는 유혹에 코믹했다? 자제된 사랑표현으로 이해된다? 등 관객의 반응이 엇갈립니다.
 
여기서 잠깐. 남편과 저의 반응
남편-충분히 이해된다.
그동안 아무것도 모르고 왕이 시키는 대로 했으니 동성애자였지 사실은 지극히 정상인 홍림으로써는 당연하다. 여자의 몸을 알게 되었는데 이성에게 끌리는 게 당연하다. 그리고 남자를 몰랐던 왕비도 마찬가지다. 남편의 명에 의한 것이었지만 어차피 왕의 사랑을 못받는다는 체념으로 첫정을 준 사람에게 마음이 끌리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 마음이 이끌리는 장면설정이 부족하긴 했지만.
아내인 저-이해될것도 같고 안될것도 같은 아리송함.
남자는 성적으로 몸이 시키는 대로 할 수 있겠지만 여자는 마음이 먼저인데 시킨다고 다 성립이 될까? 평상시에 밉던 곱던 눈여겨봐온 사람으로 짝사랑이란 감정이라도 있었겠지. 회임법회를 열고 있는 그 축제시간을 이용해서 유혹할 정도라니 이해하기 힘들다. 당신 의견대로 감정교류가 일어난 장면설정이 많이 부족하다. 왕비가 후사를 위한 책임감이라기 보다는 욕정에 눈이 멀어 너무 막나간다는 느낌이 들어 여자입장에서 추해보인다. 왕이나 왕후나 홍림을 지들멋대로 취급하는 게 못마땅하다. 아무리 왕과 왕후라 하더라도 백성알기를 우습게 안다.

아무리 나라꼴이 망해가는 고려말이라고 하지만 동성애인 왕과 더불어 왕후의 처신이 영화로 보면서도 몹시 못마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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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장면도 볼거리이긴 했지만 피튀는 장면과 칼에 꽂힌 몸 등... 연출적 기술임을 알면서도 너무 적나라해서 무척 놀랐습니다. 피바람은 역적관계에서도 연적관계에서도 불어댄 '쌍화점'에서는 두 남자 주인공이 다 죽습니다. 서로 너무 사랑하는 마음을 담고서 애절하게 처절하게 슬픔을 안고 죽음으로 사랑의 종지부를 찍습니다.

인내하며 기다리는 사랑, 절제된 사랑,
남녀 못지 않은 남남에 대한 임금의 사랑이 너무 불쌍할 정도로 홍림에 대한 사랑의 믿음이 각별했음은 칼에 찔려 죽으면서도 확인하고 싶은 사랑이었건만 끝내는 왕후를 사랑했다는 홍림의 고백
 "연모의 정을 알게 해 준 그 은혜 하해와 같습니다."
두 남자의 각각 사랑이 긴 여운을 남깁니다.

대범하고 파격적인 정사신에 참 놀랐던 영화의 장면을 보는 관객의 입장이면서도 합궁을 명하고는 그들의 애정을 엿보는 왕과 다를게 뭔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끈거린 영화입니다. 아무리 성인물이라고는 하지만 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포르노영화처럼, 하지만 배우 주진모, 조인성, 송지효의 애틋한 눈빛연기가 이 영화를 저질로 만들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뿌리를 잘리기 전 홍림
떠나가는 홍림을 기어이 불러내어 회임소식을 전하고 싶었다면 마지막 정사는 하지 말았어야 더 아름다운 사랑이 되었을 것이지만.. 기어이 서고에서 또 정사를 벌이는 두사람의 애정행각을 목격한 사람들의 입막음을 위해서 피바람을 맛보는 왕의 광기를 관객들은 외면하고 싶었지만 봐야만 했습니다.
이 장면을 남편에 대한 장면의 생각-두사람의 사랑을 기어이 확인하고 싶었다면 서고앞에 함께 온 사람들을 세워두고 혼자서 확인했더라면 무고한 백성들의 피바람은 막을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나타내면서 홍림은 결국 왕과 왕후사이의 희생자였음이 못내 가슴 아프게 했다는 남편의 감상에 저도 공감합니다.

노출연기에 대한 논란은 예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프로노가 이쯤일까? 하는 상상을 해보면서 보았던 쌍화점에서 남남의 사랑이던 남녀의 사랑이던 인간에 대한 사랑은 누구의 몫이 되었건 간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해서는 애절하고 안타깝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 보여준 배우들의 시선은 오래도록 애잔하게 남을 것 같습니다. 특히 배우 주진모의 연기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