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꺼리찾아서

무너질듯 불안해 보이는 낙화암 정상의 백화정




지난 주말에 남편과 부여를 다녀온 후, 이번주엔 괜스레 바빠서 글을 제대로 올리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찾아주신 고운님께 감사드립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백마강

구드래 나룻터로 향하는 배를 타고 지나가면서 높은 절벽으로 보이는 낙화암과 잔잔한 물결을 만드는 백마강을 보노라니 멸망하는 백제의 여인으로 적군에게 잡혀 치욕스런 삶을 사느니 차라리 스스로 죽음으로 정절을 지키고자했던 백제여인들의 절박했던 순간이 상상되어 코끝이 시큰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낙화암

전설처럼 전해져 오기는 백제의 마지막왕이었던 의자왕이 거느렸던 수많은 궁녀들이 고운한복 치마로 얼굴을 가리며 뛰어내리던 모습이 꽃잎같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유명한 낙화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배에서 내려 부소산성에 있는 낙화암을 보니 제 상상하고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커다란 바위가 절벽으로 이어져 있을 줄 알았는데... 상상하고는 달리 산성쪽에서 보는 낙화암은 울퉁불퉁하니 굴곡이 꽤 거친 모습으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백제 멸망당시 정자가 없을 때 이 바위위에서 몸을 던진 여인들은 아래의 백마강에 빠지기도 전에, 바위에 부딪혀서 운명하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험한 바위가 차지하는 면적이나 그 생김새가 상상으로 그려보았던 모습하고는 많이 달랐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낙화암 정상에는 꽃잎처럼 떨어져 죽은 수많은 여인들의 원혼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백화정'이라는 정자가 자리잡고 있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굴곡이 심한 거친 바위 정상에 어떻게 세웠을까? 할 정도로 아슬아슬해 보이는 '백화정'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백화정

부소산성 북쪽 백마강변의 험준한 바위위에 육각형으로 지은 정자의 바닥은 지반에서 높이 띄우고 남쪽에 나무계단을 두어 출입할 수 있게 했고, 마루 바닥 주변에는 간단한 평난간을 설치했으며 천정에는 여러가지 연꽃문양이 그려져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백마강이 바로 보이는 절벽위로 이동하는 길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위로 이루어진 좁은 통로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주 조심스러웠습니다. 넘어질까봐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위 주변에 드러낸 나무뿌리를 통해 오랜 세월을 느낌과 동시에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위언덕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서 일부러 자른 듯한 뭉툭한 부분의 손때묻은 까만자국이 부끄럽게 여겨졌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은 오락가락 하는 비오는 날에도 불구하고 거친 바위를 잘도 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백마강을 내려다 보듯 우뚝 서있는 바위절벽(낙화암)위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확트인 모습이 멋지기는 했으나 제가 갔을 당시에는 비바람이 함께하는 날이었기에 바람에 비틀거림이 살짝 두려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백화정'에 오르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어서 포기하고 돌아서려다가 후회가 남을 것 같아서 기다리다 올라가게 되었는데... 바위를 오르다 딱 제 눈높이에서 보게 된 이모습을 보고 속으로 놀랐습니다. 주춧돌 온전하게 딱 붙어있지 못하고 패여있는 기둥을 보고 오를까? 말까? 다시금 고민했네요.
오랜 세월을 함께 한 비바람탓?
나무를 파먹는 벌레탓?
무너지기 전에 대책을 세우겠지?
별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불안함에도 불구하고 올라서 보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둥마저도 오랜세월의 불안한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낙화암 정상에 정자를 세우기도 힘들었을 장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발을 디디고 있는 정자바닥의 나무까지도 틈이 보여서 아슬한 생각에 소름이 돋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방학을 맞아 자녀와 함께 어느 아이의 엄마는 낮은 난간에 아이를 앉혀놓고 불안해하는 아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용감함을 보이기도 하더군요. 아이는 계속해서 무섭다고 칭얼대는데 말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패인 기둥을 보고 불안해하면서도 올라선 백화정은 작지만 운치가 느껴지긴 했습니다만 기둥의 아랫부분이나 중간부분이 패여있고 단청도 많이 벗겨져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 아래 백마강은 알테지요. 백제의 운명을 안고 뛰어든 여인들의 원혼을 달래려 세운 백화정의 불안한 사정을...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낙화암 천년송을 음미하며 돌아서는 제 뇌리에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모습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관리를 맡은 사람이 알고 있는지...? 괜찮은 것인지...
어디에 알려야 하는지... 참 착잡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