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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리찾아서

미안함과 아쉬움이 교차한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언젠가 한번 가보리라...'

맘에 담고서 그동안 내 멋대로 상상을 했던 일이 슬그머니 미안할 정도로 내 상상과는 많이 다른 느낌을 받았던 곳이자, 동화로 꾸며진 벽화를 놓치고 돌아선 곳이라 많은 아쉬움을 남긴 보수동 책방골목은 조형물이 도로변에 서 있어서 찾는데 별 어려움은 없었다. 그러나 차를 세워 둘 것이 마땅하지 않아서 주차료를 좀 써야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미 다녀온 블로거가 올린 글과 사진을 미리 좀 볼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살짝 들었음은. 물론 나의 잘못임을 깨닫게 했다. 나는 책방골목으로 상상하기 보다는 헌책방골목으로 착각하고 상상한 부분이 컸기 때문이다.

 

 

부산은 6.25 한국전쟁으로 인해 생성된 이야기가 특히 많은 도시임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보수동 책방골목도 그 중 하나로, 부산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를 부르는 곳이다.

잘못 각인된 나의 뇌리에는 헌책방골목으로 상상되었던 탓에, 현대식 분위기로 탈바꿈 되어 가는 과정의 책방골목의 분위기가 좀 어색하게 느껴졌다는 게 내 솔직한 고백이다.

 

 

 

양쪽으로 서점을 둔 좁은 길이 현대식으로 잘 정비되어 있음이 낯설고

 

 

헌책과 새책의 내음이 서로 조화를 이루리라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새책 분위기가 더 강한 분위기는 내 잘못된 상상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실질적인 소비자로 책방을 찾는 이들이 예전같지 않음은, 많이 줄어 든 책방 수에서도 읽혀질 뿐만 아니라, 내가 집에서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태도를 떠올려 봄으로써 확실하게 느끼게 되는 부분이라 그야말로 관광지로 각광을 받게 되는 이유임이 좀 미안하기도 했다. 솔직히 관광차 방문하는 우리같은 타지사람이 책을 구입해서 짐을 불리는 수고를 감수하진 않을테니까 말이다. 책방주인 입장에선 어쩌면 성가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관심가지고 있는 헌책들을 찾아보는 재미는 솔솔하겠지만, 그렇다고 특유의 헌책내음은 기대할 수 없을 만큼 말끔하게 정리된 모습과 또한 그닥 오래된 책내음을 맡기는 쉽지 않았던 점은 책 한권 구입하지 않는 관광객으로서의 미안한 점과 더불어 내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이다.

 

 

 

현대식 건물공사가 한창이고, 이미 들어선 곳엔 차를 마시는 카페도 이미 생겨나 있었다.

 

 

 

 

 

 

 

책방골목에도 부산 특유의 높은 지대로 향하는 계단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 일행은 책방과 책, 그리고 분위기에 관심이 쏠린 탓에 그 계단을 따라 올라가 볼 엄두는 전혀 내지 않고서 그 자리를 떠나왔는데... 장소를 옮긴 후 한참이 지나서야 우리는 깨달았다.

  계단을 따라 오르면 동화로 연결되는 벽화가 있었다는 것을......

많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대부분의 경우 고장에 따라서 한군데(없는 곳도 많겠지만)정도 벽화마을이 조성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부산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함께 벽화마을로 조성된 곳이 한 두마을이 아니라 여러군데 아니, 어쩌면 우리 나라에서 가장 많이 벽화마을을 품고 있는 도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연이 많은 곳임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