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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리찾아서

행사장 입구에서 본 동물보호소 풍경


예전에 외국에서 살다온 지인으로 부터 들은 이야기가 떠올려진 현장을 보았습니다. 지인이 살던 그곳에서는 상대방 안부를 묻는 인사속에 pet안부까지 묻는 문화가 있는 줄 모르고, 다르게 해석해 난감했었다는 경험을 들려주면서, 우리나라도 pet안부를 묻게 될 상황이 올것이라고 예견했던 일을 연상시키는 장소를요.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 행사장 입구에서, 처음 방문했을 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동물보호소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개표하려고 입구까지 갔는데, 어디선가 무척이나 애달프게 울부짖는 개소리에 이끌려 발걸음을 옮기며 알게 되었습니다. 행사장에 미아보호소, 물품보관소 등... 에 이어 동물보호소도 마련됨을... 저는 첨보는지라 생소하지만 관심이 끌렸습니다.

이런 동물보호소가 시대의 트랜드처럼 마련되는 실정인가 봅니다.
저는 첨보는 장소라서 신기하기도 했고, 그곳에 있는 애완견 신세가 어쩌면 행복할 수도, 안쓰럽게도 여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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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 사랑을 받는 애완견이 이 행사장까지 동행은 했지만, '맹인안내견을 제외한 기타 애완동물은 출입을 제한합니다.'란 안내에 의해,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을 맞은 것입니다. 그래서 이곳에 맡겨지게 되는데, 주인품을 떠나 낯선 곳에, 낯선 사람의 보호 아래 갑갑한 공간에 갇히게 됨이 몹시도 불만스러울 것 같습니다.
입구에 마련된 이같은 장소제공을 하면서 출입제한을 알리는 안내문에도 불구하고, 행사장 내에는 애완견을 안고 관람을 하는 방문객도 볼수 있었는데, 공중도덕을 지키려고 이곳에 맡겨진 개입장에서는,
 '누군 개고, 누군 애완견이냐?'
개들이 항의할 수도 있겠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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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품을 떠난 얘네들 중에, 어느 애가 그토록 애처롭게 울부짖고 있는지 관심이 끌렸기에 살펴봅니다. 얘네들도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나 봅니다. 다른 곳을 쳐다보며 짖고 있는 왼쪽의 쟤는 사람이 오던 말던 상관없이, 계속해서 서럽게 애달프게 울부짖는 바람에, 다른 애완견들이 쉬어가며 틈틈이 동조를 하다말다 하는 중입니다.
제가 다가가니까 이상하게 보였는지 다른 얘들이 저를 쳐다보느라 소리가 잠깐 멈추었는데, 쟤만 쉬지않고 줄기차게 울부짖습니다.  
 '왜 나를 떼어놓고 갔냐'
고 아주 서럽게 항의하는 것처럼 들려 안쓰러웠습니다. 주인이 녀석의 끈질긴 울부짖음을 듣노라면 얼른 나와야 할 것처럼 강하게 호소하지만, 주인은 이미 그 자리를 떠난 뒤라 측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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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애가 맡겨집니다. 주인과 떨어지기 싫다는 의사표시를 행동으로 보입니다
얌전하게 응하는 듯 하지만, 자세히 보면 엉덩이를 뒤로 빼는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미 맡겨진 녀석들이 자꾸만 울어대 정신이 없고 마음은 자꾸만 약해지는데, 우리주인은 제 생각은 하지도 않고 주인님 생각에만 치우져 있는 것 같아 원망스럽습니다.
 '나도 어떤 곳인지 따라가서 보고 싶다구요... 집 나서면 고생이라고 사용하던 사람들의 표현이 실감되는 날입니다. 괜히 따라오겠다고 떼를 썼나 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얌전하게 집에 있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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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얘는 좁은 공간에서 나와 있더군요. 쉬할려고 나와 있었나 봅니다. 꽤 의젓한 척 하고 있습니다. 귀여움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는 눈치입니다. 안에서 쉴새없이 울부짖는 녀석으로 말미암아 소란스러워도, 얘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자신을 이뻐해달라는 표정으로 저를 바라봅니다. 아주 귀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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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하여 행사장 입구에 들어서니 물품대여소, 물품보관소, 미아보호소, 임시파출소... 등이 설치되어 있음을 봅니다. 세월이 좀 더 흐르면 행사장 바깥에서 보았던 동물보호소가 이 안으로 들어와 한 공간을 차지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쓸쓸함을 잊기 위해 애완동물을 기르다가 싹튼 애정으로 말미암아, 어떤 사람은 떨어져 살면서 가끔 보게 되는 가족보다도 더 가족같은 존재감으로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반려동물에 대한 애착은 또 다른 환경을 만들어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