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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바람난 남편 피해 도망자 신세된 아내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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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머리 파뿌리될때까지 사랑하며 사이좋게 잘 살자고 남들앞에서 맹세한 부부에게도 위기는 옵니다만, 부부간의 배신을 그린 막장드라마의 영향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였는지 아주 가관인 지인의 남편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모임에 나갔다가 최근에 갑자기 보이지 않는 지인의 소식을 듣게 되었는데... 안그래도 더운날에 아줌마들의 흥분은 열기를 더했습니다.
안부를 나누던 중, 지인의 남편은 바람이 났고 지인(아내)은 피신했다는 것입니다.
  "아니, 바람은 남편이 났다면서 왜 아내가 몸을 숨겨? 잘못 전해진 소식 아냐?"
  "혹시 아내가 이혼해 주기 싫어서 피한거야?"
  "아니래."
여러 여인들이 각자의 추측성 의견을 내놓으며 불륜을 저지른 남자의 배신과 함께,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며 상대가 된 알지 못하는 어느 여성도 나무라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는데...
그 부부 소식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듯한 모임의 한 회원이 침묵을 깨고 소식을 전한 바에 의하면, 바람난 남편이 멀쩡한 아내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겠다며 소동을 피우는 바람에 여인이 도망을 갔다는 것입니다.
이런 황당한 일이...
 "그 남자 미친거 아냐?"
 "미치긴 미쳤지. 다른 여자한테... 아마도 그 여자짓이지 싶은데... 아내에게 위자료 한푼 안주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대."
아무리 '방귀 낀 놈이 성 낸다'고 하지만,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세상에 이런 파렴치한 남편이 세상에 존재하다니... 황당함에 우리들은 할말을 잃었습니다.

더구나 지인의 남편은, 그동안 참 맑고 순수한 사람으로 좋은 평이 났던 사람이고, 아내를 극진히 사랑한 잉꼬부부로 소문이 나 있었기에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남편도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고, 생활력 강한 아내도 부업으로 가게를 운영하며 경제적으로 풍족함을 누리며 행복한 가정으로 보였기에, 비슷한 또래의 우리들은 뜻밖의 소식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중년에 바람난 남편의 태도가 돌변하자, 무섭기도 하고 감당하기도 힘들어서 아내는 이혼으로 마무리 짓고서 안정된 생활을 찾고자 했답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바람난 남편이 아내를 정신병자 취급하여 병원에 넣으려는 수작을 부렸다니... 상상도 못할 일을 당하고 보니 어쩔 수 없이 일단 남편을 피해 몸을 숨길 수 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세상에..."
기가 차서 할말을 잃은 우리들은 세상에만 되뇌었지만, 아내 신세가 너무 안타깝고 가여워서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불륜은 남편이 저질렀는데 피해자인 아내가 도망자 신세가 되다니... 세상에 어찌 이런 파렴치한 남자로 인해 지인을 걱정하는 우리네 마음은 참 슬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