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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남편이 아내 생리일 챙기면 이상한가요^^

산부인과 진료를 받았을 만큼 심각했던 여고 2학년인 우리딸의 불규칙한 생리불순과는 달리 거의 정확했던 저는 결혼후, 언젠가부터 저의 생리일을 더 정확하게 기억하는 남편으로 인해 달력이나 수첩에 저만이 알고 있도록 표시해두던 것을 잊고 살게 되었습니다. 때가 되면 미리 남편이 부부생활을 재촉하면서 챙기기 때문에...ㅋㅋㅋ

매달 중순경이면 어김없이 치루던 행사가 이번달에는 중순이 지나고 마지막째 주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식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남편에게
 "여보, 나 이번달에 생리했어?"
 "ㅎㅎㅎ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당신이 나보다 더 기억 잘하길래 난 잊고 살았지^^"
 "그래도 그렇지. 당신이 기억해야지^^"
 "내몸에서 일어나는 일도 까맣게 잊고 사니 이제 다 되었나봐."
 "뭐가 다 되었다는거야?"
 "폐경기..."
 "당신은 꾸준히 운동해서 그런거 평생 오지 않을 것 같은데^^"
 "일반적으로 30년정도 하면 생리는 끝난다는데... 나는 그 기간이 더 지났으니 이제 멈출때도 된것 같아."
 "아냐. 아직 멀었어. 요즘은 건강상태가 좋아져서 예전의 통계랑은 다르대. 당신답지 않게 왜그래?"
 "소식이 없으니 있다말다 그러다가 슬그머니 사라진다는 폐경기 시초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좀 그래."
 "당신 이번달에 혹시 피곤한 일 있었는지 챙겨봐. 그런달에는 가끔 늦어지기도 했잖아."
 "내가 그랬나? 음.. 중순경에 김장한 거 밖에 없는디..."
 "거봐. 평소와 다른 일이 있긴 있었네. 좀 기다려봐. 곧 나오겠지."
 "나 당신땜에 점점 더 철이 없어지는 것 같아. 큰일이야^^"
 "나같은 남편도 없겠지만 당신같은 아내도 아마 없을거야.ㅎㅎㅎ"

이야기를 주고 받다보니 우습기도 하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제 몸에서 일어나는 일을 남편에게 묻다니... 그런데 남편이 느닷없이
 "미안해."
라고 합니다.
 "왜?'
하고 물었더니 이번달에는 남편도 나름대로 피곤해서 저를 챙기지 못한 것 같아서 하는 말이랍니다.ㅋㅋㅋ
 "괜찮아. 오버하지 마용^^ 나는 안챙기는 걸 더 좋아하니깐.ㅎㅎㅎ"
 "다른부부들 중에도 당신처럼 남편에게 자신의 생리일을 묻는 아내가 있을까?"
 "글쎄..ㅋㅋㅋ"
 "그런 집이 있다면 그집의 남편도 나처럼 아내생리일을 기억한다는 건데... 남편이 아내생리일을 챙긴다는 것이 좀 이상하지 않나."
 "뭐가 이상해. 부부생활의 기본으로 당연한 거 아닌감."
이렇게 말은 했지만... 남편의 말을 듣고보니 다른 부부 경우는 어떠한지 궁금해지더군요^^
아내생리일을 기억하고 챙기는 남편이 이상한가요? 저는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이런 제남편, 자상해서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혹은 집안행사도 잘 챙길것 같지만 전혀 아닙니다^^ 이런 날은 오히려 제가 달력에 동그라미를 크게 그려 무슨날이라고 써둬야 합니다.^^
 
늦어진 생리로 말미암아 갱년기를 맞는 폐경기 시초가 아닐까? 하는 염려를 했던 저와는 달리, 남편은 늦둥이아빠가 되려나? 하는 기대감을 살짝 가졌다니 참 나원...
피곤을 느낀 제몸이 스스로 알아서 생리일을 늦췄나 봅니다. 많이 늦어진 생리를 이제하면서 그동안 좀 귀찮게 여겼던 것을 반성하며, 언젠가는 제몸에도 갱년기를 경험하겠지만 남편의 말대로 아직은 아니다는 것에 감사가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