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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전함

막내아들과 큰손주가 빠진 친정엄마의 금년 설 "냄비 새것이 몇개 있는데 가져가서 사용해라." "엄마가 사용하세요. 저는 집에 있는 것만 해도 돼요." "늙은이가 뭐그리 많은 살림이 필요하겄냐. 나도 있는 것만 해도 넘치는데..." "엄마가 사용하실 것도 아니라면 왜 샀어요?" "몇년된기라......" 흠칫했습니다. '아~ 사연이 있는거로구나.' 작년 여름, 결혼도 하지 않은 막내동생이 갑자기 이 세상을 떠나가는 바람에 엄마앞에서는 말조심을 해야하는 것을 잠깐 잊었습니다. 사람에게 망각이란 것이 존재함이 아쉽기도 하지만, 반대로 감사하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슬픈 일을 기억속에 계속해서 저장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큰 아픔이 될것이니까 말입니다. 어느새 엄마의 두눈에 눈물이 고입니다. "엄마, 울지마요. 가져가서 제가 사용할께요. 막내주려고 준비했.. 더보기
덕수궁은 야경으로 봐야할 이유가 있었다 여름철 딸과의 한양나들이에서 지나치면서도 걷기에 지친 딸의 푸념으로 들어가 보지 못했던 덕수궁을 이번에 들렀습니다. 시간상 덕수궁 돌담길쪽으로는 가지 못한 아쉬움을 또 하나 남기고서 돌아본 덕수궁의 인상은 여름철에 보았던 경복궁이나 창덕궁에 비해서 규모도 작았지만 보수공사중인지라 초라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원래 성종의 형 월산대군의 저택으로 1593년 피난에서 돌아온 선조가 이곳을 임시궁궐로 사용하면서 궁궐로 쓰이게 되었다는 까닭때문인지..... 덕수궁은 다른 궁궐과 달리 야간개장이 되고 있었습니다. 야경으로 봐야할 이유가 있음은 낮에 돌아보고 깨달았습니다. 덕수궁의 정전으로 중화전은 원래 중층이었는데, 1904년 화재 뒤 중건할 때 단층으로 축소되었다고 합니다. 중국학생과 일본인들이 눈에 띄였으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