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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양

대구말, 이런점이 달라 알아듣기 힘들다는 제자 초등시절 저의 도움을 받았던 제자(남학생)를 최근에 만났습니다. 새내기 대학생이 되어 타지에 머물다 주말이라 돌아왔다는 그 아이와의 만남은 참으로 반가웠고 고마웠습니다. 여학생과 달리 남학생의 경우, 사춘기를 거치며 갑작스레 부쩍 자라기 때문에 제가 미처 못 알아볼 때도 있기에, 아이가 먼저 저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면 순간 무척 감동을 받게 되는데... 이번에도 그런 경우였습니다. 더구나 이번에 만났던 아이에게 제가 이름을 엉뚱하게 대는 바람에 미안하기까지 했습니다. "OO이 참 멋지게 컸구나^^" "샘~ 저 OO이 아닌데요^^" "아니라구? 미안해. 그럼..." "ㅎㅎㅎ 괜찮습니다. 저는 DD입니다." "아이쿠야, 가만히 있을 걸.. 안답시고 괜히 이름을 대서리... DD야, 정말 미안해^^" 아이의.. 더보기
아들도 알아채지 못한 내 전화목소리 "여보세요?" 오후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에 집전화기가 울립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예, 누구세요?" "저기... 거기가 OOO씨댁 아닌가요?" "맞는데요." "OOO씨 좀 바꿔주세요." "전데요~" "ㅎㅎㅎ 아들인데요." "ㅎㅎㅎ 너 집으로 전화해놓고 OOO씨댁이 뭐니?" "엄만줄 몰랐어요? 목소리가 너무 젊고 상냥해서...^^" "조금 더 이야기해보면 엄마목소리 알아들을텐데... 여보세요?할때만 다르잖아^^ 하기야 너 말고도 엄마아는 사람들이 엄마한테 전화했다가 '여보세요'에서 착각하고 전화잘못 한 줄 알고 끊었다가 다시 전화하드만... 그렇게 엄마목소리가 다르니?" "예, 엄마가 바빠서 우리집에 방문한 젊은 학부형이 대신에 전화받는 줄 알았어요." "ㅎㅎㅎ 미안해. 엄마도 네가 아들인줄 모르고, .. 더보기
남편을 향한 콩깍지가 여전히 건재한 나 제가 사는 고장은 좁은 곳이라 웬만하면 걸어서 다니는데, 시간이 급하거나 낯선 곳인 경우엔 택시를 이용하게 됩니다. "어서 오십시요. 어디로 모실까요?" 기사분이 인사로 맞아주시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OO에 갑니다." 딱 한문장 말했는데 눈치빠른 기사분이 "여기분이 아니신가 보네요. 어디서 오셨어요?" 하고 묻습니다. 지역에 관계없이 다양하게 섞여 사니까 굳이 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아도 될텐데 손님과의 대화를 이끌고자 하시는 기사분의 친절함을 느끼면서, 경상도 특유의 억양이 금방 탄로났음에 제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20년이 넘도록 삶의 터전을 이곳에서 보내도 고쳐지지 않은 이유로는 뭐 제가 노력하지 않은 탓이 큽니다. "대구에서 왔어요." "초행이십니까?" "아뇨. 결혼과 동시에 이곳에 왔으니 20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