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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객지생활 중 딸이 그리워했다는 '아빠표 된장찌개' 한학기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온 딸, 객지생활 중에 가장 많이 생각났던 것이 아빠가 끓여준 된장찌개였다는 말에 울남편 바쁜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딸을 위해 솜씨를 발휘했습니다. 저한테 배워서 가르친 저보다 더 맛있게 끓인다는 평가를 받은 후부터 우리집 된장찌개는 딸에 의해 자연스레 남편담당이 되었고, 이후 '아빠표 된장찌개'는 우리집에서는 귀한 음식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때나 먹고 싶다고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남편이 한가한 때라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딸은 된장찌개가 먹고 싶을 때면 아빠가 끓여주기를 바람으로써, 제 자존심은 쪼끔 상하지만 그 시간만큼은 덕분에 제가 편해졌지요. 남편은 된장찌개를 끓일 때, 나름 비율의 중요성을 따집니다. 저도 좀 따지긴 하지만요. 집된장에서의 부족한 맛.. 더보기
부품없다는 15년된 냉장고, 고장나 버리려다 뜯어보니 며칠전부터 냉동실에 넣어둔 아이스크림이 얼어있지 않고 조금씩 녹고 있음을 알게 된 후, 확실하게 점검하기 위해 물병을 넣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24시간이 지나서 꺼내보니 물은 전혀 얼어 있지 않았습니다. "여보, 우리집 냉장고가 고장났어. 아이스크림이 녹는 것 같아서 물병으로 점검해 봤는데 역시 고장이야." "냉동실 온도를 더 낮춰봐." "알았어." 최대로 냉동실 온도를 낮추고 몇시간을 기다렸지만, 아이스크림의 농도는 점점 더 묽어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냉장고가 탈났어. 하필이면 여름철에... 고쳐쓸까? 새것으로 바꿀까?" "우리집 냉장고가 몇년 됐지?" "으.. 15년 정도 됐을거야. 입주하면서 구입했으니까." "냉동실만 고장이고 냉장실은 괜찮으니 서비스센타에 전화해서 고쳐달라고 해보자.".. 더보기
남편을 반하게 만든 김정운 교수가 전하는 부부 소통 방법 KBS 2TV '김승우의 승승장구'에 출연하여 '부부의 소통 문제'에 대해 김정운 교수가 토크쇼형식으로 강연을 했습니다. 개그맨 뺨치는 외모와 예능인을 능가하는 입담을 과시하며 쏟아내는 내용이 무척 유익했고 유쾌했는데, 강연을 들은 울남편 이분께 홀딱 반했습니다. 기발한 생각을 재치있고 유머스러우면서도 쉽게, 그리고 거침없는 솔직함이 너무 파격적이라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오래된 벗처럼 남편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아 시원시원함에 감탄사를 연발하더니 찬사를 보내며 팬이 되었습니다. 뒤늦게야 명강사님을 알아보게 되었노라며... 특히 남편은, 교수님이 제시하는 첫 번째 소통에 대해 저에게 불만이 많았던지라 스킨십에 대해 전달하는 내용을 들으며 아주 흡족해 했습니다. "봐라, 나만 그런 거 아니지. 스킨십이.. 더보기
[m.a.s.리뷰]CJ 햇반단팥죽을 먹어 본 울남편의 반응 금년에는 m.a.s 상자 색상이 매번 바뀌고 있네요. 지난번에는 주홍색이더니 이달에는 초록색 상자가 배달되었습니다. '이번엔 뭐가 들어 있을까?' 매번 다양한 제품을 선보임으로, 상자 뚜껑을 열 때면 호기심에 마음이 설렙니다. 두두두~~~ 개봉박두! 화장품 샘플과 햇반 단팥죽이 들어 있었습니다. '햇반'하면 데워서 먹는 밥이 떠오릅니다. 이 또한 광고를 보지 않으면 시중에 이런 제품이 나와 있는 줄도 몰랐을 거예요. 그런데 이런 죽도 있었다니... 놀랍네요. 사실 관심이 없으면 시중에 뭐가 팔리고 있는지 잘 모르잖아요. 지난 주말, 모처럼 남편이 머무는 오후시간에 단팥죽을 먹어 보기로 했습니다. 종이 포장지 속 용기를 꺼내 표시선까지 벗긴 후, 전자렌지에 넣고 데웁니다. 햇반 단팥죽을 전자레인지로 데울 .. 더보기
물속의 웅담이라 불리는 우렁이로 만든 '우렁쌈장' 벚꽃으로 타지인을 유혹하는 청풍에서는 봄이면 '청풍호 벚꽃축제'가 열립니다. 아이들 어릴 적에는 도시락을 준비하여 나서느라 분주했건만, 어느새 우리 부부 둘만의 나들이가 된 지금은 아무런 준비없이 편하게 나섭니다. 그리고 식사때가 되면 머물게 되는 곳에서 외식을 하곤 하는데, 그동안 청풍에서는 한번도 외식한 기억이 없는 걸로 보아, 잠깐 잠깐 다녀가는 정도였나 봅니다. 금년 방문에서는 이 곳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벽에 걸린 메뉴을 보다가 뜻밖에도 맛집으로 추천된 식당임을 알게 되었고, 내심 기대가 되었습니다. 간판옆에 붙여둔 현수막을 미처 보질 못하고 들어간 식당이었지요. 식당을 나서며 한 컷 담았습니다. 축제가 열리는 행사장과 가까이 있기에 무작정 들어갔다가, 특별히 눈에 띄는 메뉴가 있어서 소개.. 더보기
드디어 남편을 비행기에 태우게 되다. 결혼기념일(24)을 맞아 드디어 비행기 타게 된 남편 오늘로 저희 부부는 결혼한 지 만 24년이 되었습니다. 외모만 보고 짐작하기에는 제가 이런 날을 잘 챙기며 깐깐하게 굴것 같은 이미지로 여기지만, 사실은 전혀 아니라서 친구들이 놀랍니다. 생일도 거창한 이벤트 없습니다. 잊지않고 미역국 먹으면 되고, 기념일이라고 뭐 별날 게 있나? 기억하고 소중한 줄 알면 되는 거지 뭐 이런 정도입니다. 어르신들의 생신과 기일은 꼭 챙기지만, 남편과 제가 이룬 가정에 태어난 아이들과 이룬 우리끼리 가족공간에서는 기억하는 것으로 만족한 분위기 정도입니다. 그런데... 20년째부터는 생각이 좀 달라지더군요. 삶이 그리 여유롭지는 않으나 아이들 키우느라, 학자금 마련하느라, 아둥바둥 거릴 때는 무심히 지나쳤지만 약간의 심적.. 더보기
국내최초로 상표등록한 짬뽕집을 가다 관심을 두지 않아서 그런지 우리 고장에 이토록 유명한 식당이 있는 줄 미처 몰랐습니다. 며칠전 지인의 손에 이끌려 가 본 곳인데, 뜻밖에도 무심히 텔레비전으로 스쳐봤던 해물짬뽕을 만난 것입니다. 지난 휴일 우리부부는 딸과 함께 다시 찾았습니다. 연말모임 식사자리가 대부분 육식이라 속이 더부룩한데다가 추운날씨에 뜨끈하고 얼큰한 짬봉국물이 그리웠던 날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한 벽면에, 방송 3사에 출연했다는 증거물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대도시에 비하면 보잘것 없는 규모지만, 일반동네에 있는 중국집(반점)과는 달리, 배달을 하지 않는 곳이라 홀에 식탁이 많고, 앞치마도 많이 걸려 있습니다. 깔끔한 분위기가 맘에 드는데, 무엇보다도 서빙하시는 분이 젊은 분으로 인상도 좋고 친절해서 일반적인 중국집과는 다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