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별장, '카인과 아벨'의 촬영지였던 청남대를 가다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대통령의 별장으로 사용했다는 청남대!
요즘은 일본
관광객들에게
드라마 '카인과 아벨'의 촬영지로 더 알려지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차일피일 미루다 그저께 다녀왔습니다.
청남대까지 들어갈 수 있는 교통편은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단체객으로 예약되지 않은 일반인의 경우는 청원군 문의면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하게 되는데, 이곳에서 입장료와 버스이용료(왕복)를 지불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이 더운 날에 관람객이 몇이나 있을라구, 한산하겠지...'
생각했는데 막상 그곳에 가니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꽤 많았습니다.
셔틀버스로 20여분 달려서 도착한 입구에는, 청남대관리사무소와 '대통령역사문화관'이 있으며 옥상에는 하늘정원이 있습니다.
아침에 유니세프에서 모기장모금으로,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는 영유아를 살리자는 캠페인에 관한 글을 쓰고 나선 길이었던 탓인지? 이 모금함이 번쩍 눈에 띄였습니다.
2003년 4월 18일로 시간을 멈춘 이곳에는, 대통령이 사용했던 물건이 있습니다.
다 담지는 않았지만, 침구류 식기류 취미생활로 사용했던 물품 등...
어떤 코스를 선택할까? 안내표지판 앞에서 잠시 갈등하게 됩니다.
대나무숲이 먼저 반기고 옆에 아담한 돌탑이 눈에 띄는데... 청남대를 주민의 품으로 돌려주신 노무현대통령께 감사의 마음을 엿볼수 있습니다.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 아니라 서민의 삶을 이해하고 동반자로써의 대통령이 되고자했던 고 노무현 대통령의 의미하면서 코끝이 찡함을 느끼게 됩니다.
본관으로 들어가는 길은 딱 이 한군데뿐입니다. 철통같은 보안상의 이유였겠지요.드라마 '카인과 아벨'에서 소지섭씨가 버스에서 내린 장면에 나온 곳이기도 한데, 사실은 버스가 이곳까지 들어오지는 못합니다.
본관으로 향하는 양옆에 자리잡은 삼각형모양으로 잘 다듬어진 반송이 아주 멋진 포스를 자랑하며 방문객들을 반기며
헬기장이자, 운동장으로 사용했던 이 멋지고 넓은 잔디광장엔
꽃탑과 더불어 정크아트작품으로 봉황과 보잘것 없어뵈는 왜소한 터미네이터 같은 로봇이 눈길을 끌고
'카인과 아벨' 드라마 촬영지였던
현수막과 다섯분의 대통령 현수막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체가 보이지 않지만 왼쪽의 모과나무의 수령은 200 여년이 훨씬 넘었답니다.
문득 故 노무현 대통령이 떠올라 마음이 짠하게 했던 꽃입니다.
땅밖으로 울퉁불퉁하게 삐져나온 뿌리가 특이해 보이던 낙우송과 단풍나무 조경이 아주 멋드러진 아름다운 길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산쪽으로 난 길로 들어섰다가 중간에 무릎통증을 겪으며 홀로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너무 여유를 부리며 호젓함을 즐기려다가..ㅠ.ㅠ
집에 와서 찾아보니 구룡산 자락에 위치한 백제시대 사찰인 현암사입니다.
청남대주변이 너무 잘 보인다고 해서 폐사위기를 겪었다는 이절에는 경호원들이 상주하며 사찰을 찾은 관광객들의 행동을 감시하기도 했다니... 대통령이 청남대로 납실때마다 겪은 감시의 눈빛이 참 부담스러웠을 것입니다.
천여년 전, 현암사에서 도를 닦던 원효대사의 예언이 있었답니다.
천년후 절앞에 세개의 호수가 생기면 임금王자 지형이 만들어지면서 국왕이 이주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는데, 이후 1300여년 후 청남대가 들어섰다고 전해집니다.
대청호가 생긴 후 촬영한 항공사진을 보면 지금의 청남대 자리에 임금王자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니 정말 신기하지 않습니까^^
남쪽에 있는 청와대란 뜻으로 청남대라 불리던 이곳은, 20여년간 대한민국 대통령의 휴양지로 이용되다가, 이곳에서 하루를 보낸 故 전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국민들에게 개방되었습니다.
정말 아늑하고 조용하여 산책하며 사색하기에 너무 좋은 곳이었으며, 주변경관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이제는 과거의 대통령별장이 된 이곳을 관광지로 혹은
드라마,
웨딩촬영지로 또 다른 유명세를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